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돌봄 인력 확보는 쉽지 않아 기존 돌봄 체계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봉사 시간을 적립해 향후 돌봄 서비스로 돌려받는 '시간저축은행(Time Bank)' 모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노인 돌보미 봉사시간 저축은행 설립 제안 세미나'에서 김동익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석좌교수는 발표를 통해 지역사회 참여 기반 돌봄 모델 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노인 돌보미 봉사시간 저축은행(SCTB)’은 지역사회에서 노인 돌봄 봉사 활동을 하면 그 시간을 계좌처럼 적립해 두었다가 본인이나 가족이 돌봄이 필요할 때 서비스 형태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금전 대신 '시간'을 교환 단위로 활용해 돌봄 서비스를 순환시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늘은 봉사자로 활동하지만, 곧 돌봄을 받는 사람이 되는 ‘인적 순환’ 구조”라며 “돌봄을 저축하면 내가 돌봄을 받을 때 ‘돈이 되는’ 의미도 담겼다"고 말했다.
그는 초고령사회에서 돌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지만 공공 재정과 돌봄 인력만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참여를 기반으로 돌봄 자원을 확대하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시간저축은행 모델이 운영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타임뱅킹 UK(Timebanking UK)'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돌봄 및 생활 지원 활동에 참여하고 적립한 시간을 다른 서비스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앙 조직과 지역 조직이 협력해 지역 돌봄과 공동체 회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 주도는 아니지만 민간 차원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운영 중인 '구미사랑고리공동체'는 주민들이 돌봄과 생활 지원 활동에 참여해 시간을 적립하고 이를 지역 내에서 상호 돌봄으로 연결하는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또한 김 교수는 "이 제도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대체하거나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장기요양 전 단계 대상자나 남는 돌봄 공백을 메우는 상호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서는 시간저축은행 모델이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신뢰 확보와 관리 체계, 기존 돌봄 제도와의 연계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다.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공공·민간·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다층적 돌봄 모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