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령자의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욕구가 심화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개인, 지역사회, 국가의 다각적인 노력과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THE100리포트 99호 ‘‘Aging in Place’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지난 18일 발간했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란 고령자들이 익숙한 집이나 지역에서 지역사회의 지원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87.2%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 중 48.9%는 거동이 불편해지더라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지금의 집에서 생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100세시대연구소는 “노년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워 낯선 곳으로 이주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삶의 흔적과 추억이 깃든 장소가 되며, 자립과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연구소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라는 개념이 사회적 의무로 부상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주거환경의 구조적 개선, 유니버설 디자인을 통한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연령, 성별, 능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환경을 조성하는 디자인으로,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고령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요양시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연구소는 정부와 지역사회의 협력 또한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특히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즉 커뮤니티케어가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으로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일본의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을 언급했다. 고령자가 익숙한 지역에서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료 및 개호, 개호 예방, 주거 및 일상생활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체계이다.
아울러, 현재 거주 중인 집을 활용하여 생활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택연금' 제도를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가 자신의 집에 거주하면서 매달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보증하는 제도이다. 부부 중 한 명이 55세 이상이고, 공시가격이 12억원 이하인 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을 소유한 경우 이용할 수 있다. 다주택자도 부부가 소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산액이 12억 원 이하라면 신청할 수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 지역사회 통합돌봄 등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역할이지만, 주택연금 활용과 자산 관리는 개인의 몫이다.
김동익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리포트를 통해 고령자들이 자신이 살고 있던 집에 계속 거주하며 주택연금 제도를 활용해 노후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산 관리와 함께 은퇴 후 어디에서 거주할지도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