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X세대(현재 45~60세)는 직장 내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은퇴 압박을 느끼는 등 복합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 매더 인스티튜트는 'X세대의 경험: 3년 차 보고서(The Gen Xperience Year 3 Report)'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965~1980년생인 X세대 1002명을 포함해 전 세대 직장인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0년 이상 근속 의지 가장 높지만… 만족도는 하위권
X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현재 직장에 가장 오래 머물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조사 결과, X세대의 38%가 향후 10년 이상 현재 직장에 재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29%)나 베이비부머 세대(31%)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1년 미만 내에 회사를 떠나겠다는 비율은 6%에 불과해 고용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러한 높은 충성도에도 불구하고 직무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X세대의 전반적인 직무 만족도는 59%로, 밀레니얼(66%)이나 베이비부머(64%)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특히 '고용 안정성'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57% 수준으로, 이 역시 밀레니얼(64%)과 베이비부머(64%)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X세대가 승진 기회에서 소외되는 '리프로그(Leapfrog, 건너뛰기)' 현상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부머가 은퇴를 늦추는 사이, 기술 적응력이 뛰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먼저 임원이나 중요 역할로 발탁되면서 그 사이에 낀 X세대가 승진 기회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X세대의 스트레스 요인은 현실적이다. 직장 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은 '과도한 업무 요구사항(37%)'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 승진 누락이나 보상과 관련한 '경력에 대한 우려(13%)'와 사내에서의 소외 등 '자원 및 정보 부족(10%)'이 꼽혔다.
X세대는 은퇴가 가까워짐에 따라 '은퇴 계획 수립' 자체를 주요한 금융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았다. 조사 결과, X세대의 16%가 은퇴 계획을 가장 큰 금융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로 선택했으며, 이는 베이비부머(23%)와 함께 고령층 세대의 공통된 고민으로 나타났다. 특히 X세대의 약 4명 중 1명(26%)은 은퇴 계획을 포함한 개인의 재무 상황에 대해 “매우 또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AI 활용도 적극적" 69%가 신기술 적응 '자신'
흔히 기성세대가 신기술에 취약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X세대는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조사 대상 X세대의 69%는 업무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것이 '쉽다'고 답했다.
최근 화두인 생성형 AI(Generative AI) 활용에 대해서도 X세대의 47%가 이미 업무에서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AI를 주로 정보 검색(37%), 문서 작성 지원(28%), 아이디어 발상(27%) 등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8%로 젊은 세대보다 낮았으며, AI로 인해 자신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걱정하는 비율은 34%로 나타났다. X세대의 절반 이상(52%)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AI 관련 교육을 받기를 희망했다.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X세대는 유연한 근무 형태를 강하게 선호했다. 현재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근무 중인 X세대 중 55%는 사무실 출근보다 원격 근무 시 '생산성이 더 높다'고 답했으며,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응답도 56%에 달했다.
만약 회사에서 전면 사무실 출근을 요구할 경우, 원격·하이브리드 근무자의 41%는 '직장을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소통 방식에 있어서는 여전히 '대면 소통(39%)'과 '이메일(38%)'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더 인스티튜트 측은 기업들이 X세대를 유지하기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승진 기회 제공 △샌드위치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일정 지원 △세대 간 갈등을 조율하는 '가교 역할'에 대한 가치 인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