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돈 된다? 은행·서울시 ‘걷기 혜택’ 뭐길래

입력 2026-02-21 06:00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한 해의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지나치게 큰 다짐은 오래가기 어렵다. 오히려 하루 8천 보, 1만 보 걷기처럼 손에 잡히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꾸준히 달성하는 일이 더 현실적이다. 소소한 성취가 쌓일수록 일상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

금요일 저녁, 한 주를 버텨낸 몸은 무겁다. 토요일 아침, 늦잠 대신 산책을 나설까 잠시 고민한다. 최근 금융권과 지자체가 주목하는 ‘걷기’ 이벤트는 바로 이런 순간을 파고든다. 건강을 챙기면서도 작은 보상을 제공해 참여 동기를 높이는 방식이다.

금융권의 걷기 혜택, 일상 속 소소한 리워드

(신한은행)
(신한은행)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은행의 ‘50+ 걸어요’다. 만 5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건강 관리와 금융 혜택을 결합한 서비스다. 하루 8,899보 이상 걸으면 ‘걷기 캐시’ 10원이 적립된다. 8,899보라는 숫자는 팔팔하게 99세 넘게 살자는 의미를 담았다. 추가 미션을 달성할 경우 혜택 캐시가 8~9배까지 늘어난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편의성이다. 휴대전화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갤럭시 사용자는 권한 설정만 해두면 별도의 조작 없이 걸음 수 달성 시 캐시가 자동 적립된다. 적립된 캐시는 신한은행 연결 계좌로 받을 수 있다. 광고 노출이 없다는 점도 시니어 친화 요소로 꼽힌다. 해당 서비스는 2024년 11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비슷한 시도는 다른 금융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걸음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KB 스타 건강적금, 꾸준히 걷고 우대 금리 미션을 달성하면 최대 연 7.0%의 금리를 주는 광주은행의 워킹런적금 등이다. 달리기 적금처럼 운동을 금융상품과 연계하여 젊은 고객층까지 흡수하려는 사례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매일 걷고 혜택 받기’ 역시 관심을 끈다. 매일 걸음 수와 이동 거리, 소모 칼로리 등을 기록해 건강을 관리하고, 미션 달성 시 상금을 대표계좌로 받을 수 있는 만보기형 앱테크 서비스다. 캐릭터 ‘춘식이’와 함께하는 친근한 구성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서울시 ‘99세까지 팔팔하게’ 건강 인센티브

(서울시)
(서울시)

서울시가 운영하는 ‘손목닥터 9988’은 대표적인 공공형 걷기 보상 정책이다. 슬로건은 ‘99세까지 팔팔하게’다. 하루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서울페이머니로 전환해 병원, 약국, 편의점 등 주변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서울시민은 물론, 서울 소재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거나 자영업장을 둔 사람이라면 스마트폰 전용 앱이나 스마트워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층을 위해 걸음 포인트 달성 기준을 5,000보로 완화해 어르신들 참여 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손목닥터 9988’은 단순 운동 권장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모델에 가깝다. 걸음 수와 건강 정보가 누적되고, 목표 달성 시 즉각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공공이 행동 유도형 인센티브를 제도화한 사례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보상의 힘

걷기 이벤트의 경제적 보상은 대개 하루 십 원에서 수백 원, 혹은 포인트 적립 수준이다. 액수만 놓고 보면 크지 않다. 그러나 즉각적이고 눈에 보이는 보상은 습관 형성에 강력한 동기가 된다. 오늘의 8천 보가 내일의 8천 보를 부른다. 누적된 걸음 수는 건강 지표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의료비 절감이라는 간접적 경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금융권 입장에서도 이익이 있다. 고객의 앱 접속 빈도가 높아지고, 플랫폼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 자연스럽게 다른 금융 서비스 이용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커진다. 걷기 이벤트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3월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새해 결심이 흐려졌다고 느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학교의 신학기는 3월에 시작한다. 시작하기에 늦지 않은 2월이다.

‘걸으면 돈 된다’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다만 큰돈이 아니라, 습관을 강화하는 작은 보상이다. 그리고 그 습관이 쌓일 때 건강은 물론 의료비 절감, 삶의 만족도 상승이라는 더 큰 가치로 이어질 수 있다.

하루 8899보. 이번 주말, 거창한 계획 대신 바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숫자가 쌓이고, 포인트가 쌓이고, 즐겁게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걸음 위에 얹힌 작은 혜택은 결국 스스로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투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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