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내가 보낸 편지

기사입력 2016-09-12 10:43 기사수정 2016-09-20 09:14

지구촌이란 말은 지역적이고 구분되는 모든 것이 일원화 되어가고 있다고 시사한다. 교통 통신 정보의 속도는 너와 나를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있다고 하는 말은 이미 오래 된 이야기다. 그런 말에 힘입은 탓인지 우리는 미국이민에 대하여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우리가 미국이민에 대한 안일한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우리민족의 성격에도 기인한다. 금의환향에 대한 강박감으로 그 곳에서 버티기가 가능만하면 이미 고국에서는 대성한 사람으로 소문이 퍼졌다, 미국 이민하여 실패한 경우를 보기도 듣기도 힘들었으니 미국이민에의 꿈은 한 순간에라도 터질 만큼 팽창되어 있었다.

내가 이민한 80년대에 들어와서는 조금씩 이민사회에 대한 적나라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70년대의 대거이민군 중에서는 예상치 못한 악재에 부딪힌 사람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필자는 80년대가 시작하는 시간에 이민했다 알찬이민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바보 같은 자신감도 있었건만 내가 가진 정보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란 것은 현지에서 깨달았다. 필자가 가진 정보 중 유효한 것은 한국에서 어떻게 살았던 직업의 귀천이나 호불호를 따지지 않고 달러를 벌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다는 정도에 불과하였다. 그건 제일 알맹이 정보이긴 하다.

미국 땅 밟고 동서남북 구분도 하기 전에 세탁소를 매입 할 수 있었던 것까지는 현장감 있는 정보의 혜택이라 말 할 수 있겠으나 일에는 텅텅 멍텅구리이니 그 고생도 쉽게 넘길 수 있는 고생은 아니다. 눈물 찔끔 콧물 찔끔 흘리며 익히는 기능인데 필자에게는 천만다행이고 미국이민의 최고의 매력인 고객들이 수더분하여 필자의 어수룩한 기술에 대하여 불평하지 않는다는 거다.

한국인 손님은 무섭다

필자는 가게에 한국 손님이 오면 제일 무섭다

한국인들의 아름다운 솜씨를 잘 안다 자기들이 잘 할 수 있으니까 타인에게도 잘 한 일을 응당 기대한다. 필자는 미국손님으로부터 불평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나 한국 손님으로부터는 모두에게서 불평을 들었다.

그 무렵 나는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편지를 자주 보내었다 향수를 달랠 수도 있고 편지 쓰는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내 글을 품에 안은 것 같은 따스함도 느낀다.

간곡히 부탁한 말은,

일에 대하여 불평하지마라. 세탁비 깎지 마라. 이용하는 영세 상인들에게 관대해라. 영세 상인들이 베푸는 특별 서비스를 알뜰히 사용하지마라. 그들에게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 고혈이다. 이런 내용들이다.

그 곳 생활의 신산함을 에둘러 표현했음이다.

지금은 제주도에 앉아서 백만이 된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고 있는가를 걱정한다. 외국인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산업체를 가진 친척에게 그들을 위한 추석선물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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