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98년부터 기업체 모니터 활동, 서포터즈, 패널, 체험단, 주부사원 등 다양한 이름으로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요즘은 시니어라는 이름을 달고 하는 일도 종종 하고 있다. 그래서 시니어 작가, 시니어 리포터, 시니어 기자라는 단어가 가끔 내 앞에 붙는다. 지난 3개월 동안 모 기업 서포터즈로 최선을 다해 일했다. 활동 평가가 홈페이지에 올라온 날, 잠깐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시니어로서 마음을 많이 비웠다.
최고의 점수를 받으려고 비디오 영상 프로그램을 배워 사진과 글뿐 아니라 영상도 넣어 유튜브도 개설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와 카페 등에 홍보하는 일을 열심히 했다. 지난 활동에서 우수상을 받았기에 이번에는 최우수상을 받겠다고 노력한 필자였다. 그러나 최우수상은커녕 이젠 우수상 명단에도 필자의 이름이나 연락처, 닉네임 등이 없었다.
물론 나이 들어 젊은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애써 생각하니 서운한 마음도 빨리 접어진다. 이 세상에는 소위 미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대학과 대학원 졸업은 물론 박사학위와 몇 개 국어까지 하는 사람, 돈 때문에 하고 싶은 일과 사고 싶은 것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 근육이 단단하고 멀리서 봐도 옷 입은 모습이 멋지게 보이는 사람, 장동건보다 잘생기고 김태희보다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사람, 우윳빛 피부가 눈에 확 띄는 사람 등등 잘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연예인이나 재벌이 아니어도 평생 경쟁상대로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많이 부족함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나이 들어서도 미모로 승부 보려는 분, 건강이 대단하다고 자랑하는 분들이 방송이나 잡지에 많이 나오는데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주눅이 들 필요는 없겠지만 자만심도 금물이다. 내가 최고라고 나야 나~ 이런 생각 속에 살아가거나 일을 처리할 경우 보기 흉할 수도 있다. 특히 아무 스펙 없는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과 경쟁이라도 하게 될 경우 그 결과가 억울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부조리한 상황을 목격하게 되면 따지고 싶을 때도 있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과도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은 실력만으로 매겨지는 순위가 다는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다. 정말 힘들 경우에는 포기하는 것 또한 용기다. 어떤 일이든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을 정도까지만 해도 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아름답다. 후회할 필요는 절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