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프랑스 방문기

기사입력 2017-05-22 10:41 기사수정 2017-05-22 10:41

가평군 청평면에 있는 쁘띠프랑스는 지난번 청평에 갔을 때는 못 보고 그냥 지나쳤었다. 폐점시간이 오후 6시라 5시까지만 입장이 허용되는데다 주말에 가야 인형극 등을 볼 수 있다고 해서였다. 입장료도 성인 8000원으로 비싼 편이라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경로 우대가 6000원인데 일행이 있을 경우 전체 입장료는 몇 만원이 되니 무시 못 할 부담이었다.

이번에는 마음먹고 쁘띠 프랑스에 갔다. 청평역에서 약 10km 강 따라 올라가야 한다. 인도가 따로 있지 않고 차도 갓길로 걸어야 하는데 위험하다. 차도가 굽은 길이 너무 많아 자동차들이 너무 속도를 내서 시야 확보가 어려우므로 걷기는 위험하다. 자전거족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데 무리로 다니니 그나마 눈에 띌 뿐이다. 버스도 지나다니기는 하지만, 배차 간격이 멀어 기다리기 지루하다. 교통이 상당히 불편한 동네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가기는 지인의 차를 빌어 타고 갔다. 중국 관광단 전세버스가 몇 대 있었고 아이들을 데려온 젊은 부부들이 많았다.

담양에 있는 프로방스 마을을 보고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 담양 프로방스는 입장료가 없고 온 동네가 흰색으로 칠해져 있어 아름다웠다. 집도 모두 모양이 달라 아기자기 했다. 특히 동네 가운데 큰 조각상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쁘띠프랑스는 그에 비하면 집들의 모양이 비슷하고 황토색이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강 건너 용문천 마을에서 본 쁘띠프랑스는 산 속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동네였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다닥다닥 붙은 건물에 건물마다 특색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유럽의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으나 그 중에서도 생택쥐베리의 어린 왕자를 테마로 한 공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생택쥐베리 기념관이 인상에 남는다. ‘어린왕자’를 썼고 비행기 조종사로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가 격추 당해 죽었다. 그 시절에 비행기 조종을 좋아했고 비행기 타다가 죽는 것을 아름답게 표현한 그의 소설들을 볼 때 별난 인생을 산 사람인 것 같다. ‘어린왕자’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린 시절에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고 어른이 되어서도 몇 번 읽었으나 그리 감동이 오지 않았다. 다만 순진하게 보이는 캐릭터만 친근하게 느껴질 뿐이다.

전체적으로 30여개의 건물이 있다. 오르골 시연 및 설명을 하는 메종 드 오르골, 유럽 동화 인형극을 하는 떼아뜨로 별 극장, 마리오 네트 퍼포먼스를 하는 야외극장에는 시간 대별로 공연을 한다. 유럽과 정서가 달라서인지 인형극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인형극을 성인들도 즐겼다고 하는데 솔직히 필자는 와 닿지 않는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고, 진정한 재산은 남에게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어린왕자를 통해 나타냈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에 이해하기는 어렵고 성인이 되어서도 역시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다. 전 세계 1억 부 이상이 팔린 책이라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다.

그 외에 도자기 전시관, 유럽풍 거실, 침실, 갤러리, 놀이방, 아트 체험실, 인형의 집 등이 있다. 벼룩시장도 살만한 물건도 없고 파는 사람도 없어서 물건을 사고 팔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은 지 꼭 10년째 되는데 아직 인근 주변 정리도 안 끝나 벌거숭이 노지가 보인다.

전체적으로 2시간가량이면 다 본다. 아이들 입장료도 5000원이라 만만치 않다. 어른 둘에 아이 하나만 데려 가도 입장료만 2만 1000원인 셈이다. 입장료를 절반가량으로 낮춰야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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