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송가와 오페라 합창 명곡 공연

기사입력 2017-11-03 14:41 기사수정 2017-11-03 14:41

필자는 합창을 좋아한다. 현대백화점 합창단 출신이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사람이 여자 38명에 남자 2명이었는데 남자 한 명이 안 나오는 바람에 결국 청일점이었다. 여성들 소리에 알토로 겨우 끼어들어 연습을 하자니 여러 모로 죽을 맛이었다. 6개월 연습 후 경연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후 그만 두었다. 그러나 합창의 매력을 배웠다. 인간의 여러 목소리를 동시에 맞춰서 부르면 아름다운 소리가 되고 엄청난 감동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롯데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그동안 열심히 클래식 음악회에 다니면서 익숙해진 곡들이다. 합창만 모은 공연을 봤으면 했던 것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공연이었다. ‘환희의 송가와 오페라 합창 명곡(Ode to Joy & Opera Chorus)’ 공연이었다. 다른 때와 달리 표를 구하기가 어려웠으나 겨우 3층 맨 뒷자리를 얻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층에 버금가는 급경사였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한눈에 다 들어오니 좋긴 한데 역시 무대와 너무 멀어 합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합창은 남녀 각각 30여명으로 구성된 마에스타 오페라 합창단과 역시 30여명으로 구성된 송파소년소녀합창단이 맡았다.

무대가 특이하게 빈야드 방식으로 꾸며졌다. 평면이 아니라 포도밭처럼 원형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평면보다 시각적으로 구성미도 있고 편안하게 보였다.

프로그램 1부는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에 나오는 ‘입장 행진곡’으로 시작했다. 이어서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 나오는 ‘병사들의 합창’,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 무어의 루치아‘에 나오는 ’널 향한 기쁨의 소리’, 비제의 카르멘에 나오는 ‘집시 아이들의 합창’,‘투우사의 노래’, 베르디의 오페라 일트라바트레에 나오는 ‘대장간의 합창’,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나오는 ‘허밍 코러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40분에 걸쳐 펼쳐졌다.

인터미션 후 2부에서는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4악장’,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가 40분 동안 이어졌다.

이 중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필자가 특히 좋아하는 곡이다. 이탈리아에서 제 2의 국가로 불리는 노래인데 베르디의 장례식 때 무려 8천 명의 합창단이 불러 유명하다. 8천 명의 합창은 대단했을 것이다. 남성 합창단의 웅대한 울림을 들을 수 있는 곡이다.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4악장’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현재 유럽 연합의 공식 상징가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모처럼 좋은 기회였는데 무대가 너무 뒷자리라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내심 곡마다 다른 합창단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마에스타 오패라 합창단이 소화했다.

카르멘에 나오는 곡들은 월드컵 수변 무대, 롯데 콘서트 오페라 갈라 쇼에 이어 세 번째라서 아주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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