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왕산한옥마을’ 청정마을에서 옛 정취에 빠져보자

기사입력 2018-01-02 08:54 기사수정 2018-01-04 09:04

[문화공간]

▲세미나 등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강원’.(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세미나 등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강원’.(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인적 드문 시골 마을에 전국 각지에서 하나둘 사람이 모여들었다. 강원도 산골에 누가 오기나 할까 의심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름 알아서 잘들 찾아와 쉬다, 놀다, 힐링했다며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여간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조용하던 이곳에 세상 모든 이들의 쉼터 왕산한옥마을이 소담스럽게 자리 잡았다.

유유자적 시골 체험

강릉 톨게이트를 나와서 바다가 아닌 대관령·성산 방면으로 향한다. 왕산터널을 지나고 차로 5분여를 가면 한눈에 봐도 최근에 지어진 신식 한옥이 보인다. 바로 왕산한옥마을(위원장 정길수)이다. 이곳은 말 그대로 한옥 살아보기를 하는 곳이다. 전국 각지에 잘 꾸며지고 정리된 한옥마을이 많지만 이곳은 아직 날것(?) 그대로다. 한옥 밖은 온통 농촌 풍경.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라고는 왕산한옥마을이 전부다. 이곳이 유명 관광지로 변하기 전에 꼭 가보기를 권한다. 시골 순수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말이다. 생각해보니 이곳의 모습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다. 강릉 시민이 먹는 물의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역 전체가 우렁이 농법을 비롯해 친환경 농업 재배를 유지하는 곳이라고. 그래서일까? 마을 전체에 깊고 맑은 공기 가득 자연의 향이 드리워져 있다. 환경의 혜택을 제대로 받은 곳이다.

▲왕산한옥마을 뒤쪽으로 바라보이는 칠성산. (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왕산한옥마을 뒤쪽으로 바라보이는 칠성산. (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왕산한옥마을 둘러보기

왕산한옥마을에는 12개 객실과 함께 세미나와 단체 수련회를 할 수 있는 ‘시강원’, 왕산권역의 친환경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수라간’이 있다. ‘시강원’ 옆 ‘왕산정’이라고 쓰인 너른 정자도 매력적인 공간. 날씨 좋은 날 마을 주위를 둘러보다 누워 뒹굴기 제격이다. 이외에도 떡가공 시설, 풋살 경기장, 야영장, 남녀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준공식을 마친 왕산한옥마을은 그 이전인 7월부터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그렇지만 시설을 꼼꼼하게 살피고 개선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했기에 한옥 체험 이외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강화할 계획이라고 김정희 사무장은 말했다.

▲한낮 뒹굴고 놀기 좋은 ‘왕산정’. (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한낮 뒹굴고 놀기 좋은 ‘왕산정’. (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왕산한옥마을은 말 그대로 한옥과 농촌살이를 잠시나마 알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곳의 주제를 친환경, 농촌 체험 휴양마을로 생각하고 있어요. 재활용 물건을 이용한 전통놀이 장난감 만들기, 친환경 제품 만들기 등 환경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준공이 지난해 말이지만 어떻게들 알았는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문의하고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한적한 환경에다가 삼척, 속초, 동해 등을 여행하고 다녀오는 이용객들이 꽤 있다. 듣자 하니 왕산한옥마을 근처에 가볼 만한 곳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나무가 있는 ‘커피커퍼 커피박물관’과 차옥순 할머니가 2011년까지 26년 동안 자식과 가족을 위해 돌탑을 쌓아놓은 모정탑이 근방에 있다. 해발 1100m의 고랭지 채소 단지인 안반데기도 한옥마을에서 멀지 않다.

▲깔끔하게 정리 된 한옥 내부. (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깔끔하게 정리 된 한옥 내부. (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간

왕산한옥마을은 2011년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공모에 당선되면서 추진된 지역 사업이다. 건물은 강릉시 소유이지만 왕산권역 지역 주민이 세운 법인체가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수익이 나면 지역 주민에게도 매년 소득이 발생한다. 왕산한옥마을을 이용하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방법인 것이다. 김 사무장은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의 일자리가 좀 더 늘어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이곳에서 농산물을 연계해서 판매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한과를 하시는 분이 한옥마을에 시식 코너를 제안하고 무인으로 판매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 다 팔았어요. 수라간에서 식사할 때는 마을 주민들이 와서 요리를 합니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시니어 계층의 이용은 대환영이라고 김 사무장은 덧붙였다. 지금까지 만난 시니어 이용객이 시설을 깨끗이 이용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고. 그만큼 이곳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왕산한옥마을은 계절마다 느껴지는 모습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언제든 와서 쉬어도 좋은 곳이란다. 지대가 높아 비교적 늦게 피는 왕산초등학교 벚꽃이 일품이라고 김 사무장은 귀띔했다. 한여름 밤 한옥마을 위로 쏟아지듯 빛나는 별이 장관이란다. 사계절 언제 가도 할머니의 품처럼 푸근하게 안아줄 곳을 찾는다면 왕산한옥마을에 가보기를 권한다.

▲어린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풋살 경기장.(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어린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풋살 경기장.(사진 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이용안내>>

주소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도마길 21

전화·팩스 033-648-7179

전화문의 9~18시

홈페이지 wangs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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