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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플러스캠퍼스’ 또래끼리 배우고 우리끼리 놀자
- ‘2019 시니어 아지트’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50+세대가 찾는 아지트는 ‘사는 곳 인근에 위치하며, 배움과 휴식을 위해 찾는, 동년배끼리 어울리기 쉬운 공간’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학교나 놀이터처럼 시니어도 친구들과 공부하고 뛰어놀 곳은 어디 없을까? ‘50플러스캠퍼스’가 그 답이 되어줄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50플러스캠퍼스는 중장년 세대를 위한 교육을 비롯해 일자리 및 창업, 사회참여, 여가와 일상 등의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대학을 의미하는 ‘캠퍼스(campus)’라는 말이 붙었듯 50세 이후 다니는 학교처럼 여길 수 있다. 현재 중부(마포), 서부(은평), 남부(구로) 등 3곳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향후 동남(강남) 캠퍼스를 비롯해 북부(도봉), 동부(광진) 캠퍼스도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도 수업 들으러 갑니다 학교와 다름없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학생들의 나이와 커리큘럼이다. 물론 중장년 위주의 공간이기 때문에 일단 캠퍼스에 들어서고 보면 ‘나이’에 대한 부담이나 위화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커리큘럼 역시 교과서 위주의 정규 교육과정이 아닌, 50플러스 세대만을 위한 실용적이고 유익한 강의로 구성된다. ‘50+인생학교’, ‘앙코르커리어’ 등 기본 과정을 비롯해 지역 캠퍼스마다 상시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습 주제가 다양한 만큼 책상이 놓인 일반 강의실부터 요리, 춤, 공예 등을 실습할 수 있는 공간까지 캠퍼스 곳곳에 배움터가 마련돼 있다. 캠퍼스의 꽃 ‘커뮤니티 공간’ 50플러스캠퍼스에 등록된 커뮤니티라면 간담회, 포럼, 토론 등을 진행하는 공간을 빌릴 수 있다. ‘커뮤니티’란 캠퍼스 프로그램 참여 후 동년배들과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결성한 일종의 동호회 또는 모임을 뜻한다. 일, 학습, 문화생활, 사회공헌 관련 활동을 하는 5명 이상의 단체(대표자는 만 50~64세)를 대상으로 지원금과 활용 공간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 방음 시설을 갖춰 음악 감상이나 합창, 악기 연주가 가능한 ‘스튜디오 흥얼’(3만 원), 연극·뮤지컬·요가 등 몸과 소리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몸짓교실’(5만 원) 등 널찍한 모임 공간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대관해준다(2시간 기준). 각 캠퍼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 공유 사무실 ‘힘나’ 공유 사무실 ‘힘나’는 업무 공간 겸 협업 공간으로 쓰인다. 창업, 창직을 위해 사람과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자원을 연계하는 도전과 실험의 현장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중부캠퍼스의 경우 개별 사무실 4개 공간과 개방형 공유 공간 11석이 마련돼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프린트기, 팩스, 책장, 사물함 등 사무용 가구와 기기도 제공한다. 은퇴 후 사무 공간이 필요해도 임대료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힘나’의 사용료는 개별 사무실 월 10만 원(보증금 100만 원), 개방형 공유 공간 월 3만 원(보증금 없음)으로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 두루두루 모두 영화 보러 가자 서부캠퍼스에서는 국내외 유수 영화제와 관객들에게 호평받은 한국 독립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매주 월요일 2시 ‘두루두루강당’에서 열리며 때때로 감독과의 대화 자리도 마련된다. 남부캠퍼스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 인기영화 및 독립영화를 ‘스튜디오 흥얼’에서 볼 수 있다. 중부캠퍼스 역시 특정일을 정해 ‘모두의강당’에서 무료 영화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 상영 일정은 각 캠퍼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끼리 통하는 ‘50+상담센터’ 50플러스캠퍼스를 처음 방문하거나 궁금한 점이 있을 때, 50세 이후의 삶을 의미 있게 설계하고 싶거나 고민이 있을 때 등등 ‘50+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공감대 형성이 수월한 동년배 컨설턴트가 일, 재무, 사회공헌, 사회적 관계, 가족, 여가, 건강 등 중장년층에게 유용한 맞춤 정보들을 1대 1로 친절하게 이야기해준다. 상담 비용은 무료다. 50플러스캠퍼스 아지트 요모조모 중부캠퍼스 ‘50+의 서재’ 약 500여 권의 책을 편안하게 열람할 수 있는 곳이다. 스크린, 음향 시설, 무대도 갖추고 있어 강연회나 소규모 공연도 가능하다. 남부캠퍼스 ‘열린정원’ 혼자 사색을 즐기거나 동년배들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에 좋은 공간이다. 지하 1층으로 이어진 ‘품은정원’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서부·중부캠퍼스 ‘모두의 부엌’ 각종 조리 시설과 식탁이 잘 마련돼 있어, 쿠킹 클래스는 물론 맛있는 음식과 함께 유쾌한 파티를 열기에도 좋다. [interview] "캠퍼스 어디든 맘 편히" 인생학교 3기 커뮤니티 ‘종횡무진 밴드’ ‘종횡무진’(縱橫無盡)이라는 밴드 이름답게 50플러스캠퍼스만 오면 이곳저곳 부담 없이 다닌다는 이들은 중부캠퍼스 프로그램인 ‘인생학교’ 3기로 인연을 맺었다. 본래 배움을 위해 찾은 곳이지만 동년배들과 우정을 돈독히 할 공간이 마련된 덕분에 그 이상의 즐거움을 찾아 발걸음이 잦아졌다. 밴드 대표인 정환식(60) 씨는 “학창 시절 이루지 못한 배움에 대한 열망과 음악을 향한 로망을 실현하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석재(58) 씨 역시 “악기를 연주하는 모임은 방음 시설이 된 연습실을 빌리는 게 고충이다”라며 “밴드를 위한 안성맞춤 아지트가 바로 이곳(중부캠퍼스 ‘스튜디오 흥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확실히 캠퍼스 내에는 젊은 사람이 드물다. 어디를 가도 또래가 보이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덧붙였다. 밴드에서 꽃중년 드러머로 활약하고 있는 이수영(54) 씨는 “어디 가서 눈치 보지 않고, 우리끼리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마당이 생겨 좋다”며 일주일에 한 번 커뮤니티 모임을 다녀가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이야기했다. 밴드 외에도 라인댄스, 어반스케치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해 캠퍼스 곳곳을 이용한다는 서동재(61) 씨는 쾌적한 공간에 대한 만족과 동시에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50플러스캠퍼스가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아 깨끗하고 시설도 편리하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사용자가 많아질 텐데 자칫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우리만의 아지트를 넘어 다음 50플러스 세대를 위한 아지트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했다. 김석재 씨는 “50플러스캠퍼스를 아지트 삼아 많은 중장년이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하며 “베이비붐 세대 인구 대비 우리를 위한 아지트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유익한 공간이 있어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잘 가지 않게 된다. 지역마다 시니어를 위한 시설이 곳곳에 늘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2019-05-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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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사와 탱고 사이, 키좀바를 추는 사람들
- 클래스가 다르다는 기분이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느리고 즉흥적인데 자유로우면서도 절제미가 있다. 라틴댄스인 살사, 바차타와는 태생부터 다르다. ‘키좀바’란 이름의 춤. 너무 생소해 이름이 귀에 잘 붙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세대 불문 사랑받는 대중적인 춤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마음이 이런 것일까. 키좀바를 통해 삶의 활력도 찾고 중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일산 보니따’를 찾아가 봤다. 키좀바라는 춤을 조금이라도 출 수 있다거나 이름이라도 안다는 사람은 무도장에서 살사나 바차타 등 라틴 리듬 좀 타본 사람이다. 요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춤을 추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제 막 알려지고 퍼지는 새로운 춤이 키좀바다. 아프리카 앙골라의 전통 춤 셈바(Semba)가 이 춤의 바탕이 됐다는 게 정설이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앙골라의 춤이 유럽으로 넘어가 주크라는 음악 장르와 만나면서 도시적이고 세련된 형태의 춤이 됐다. 라틴댄스인 살사에 탱고의 느낌을 입힌, 주로 남녀가 짝을 이뤄 추는 춤이라고 하면 될까. 한국은 여전히 태동기이지만 옆 나라 일본에서는 최근 키좀바 페스티벌이 열렸다. 유럽에서 열리는 키좀바 페스티벌에는 수천 명이 몰려 성황을 이룬다. 춤을 좀 아는 사람들의 얘기를 빌리자면 키좀바는 음악이 빠르지 않아 무릎 관절에 큰 무리가 없다. 작게 걸으면서 편안하게 추는 춤이 키좀바다. 국내에서는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 단계라서 살사나 탱고에 비해 키좀바만 추는 동호회는 흔치 않다. 지난 1월 일산 서구 대화동에 문을 연 라틴댄스 바(bar) ‘일산 보니따’에 키좀바 동호회가 생긴 것도 이 춤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는 의미. ‘일산 보니따’의 이원근 대표가 특별히 우리나라의 키좀바 대부로 불리는 성태진 강사를 모시면서 자연스럽게 동호회가 만들어졌다. ‘키좀바’에 빠진 사람들 매주 일요일 저녁 6시는 동호회의 정기모임이자 키좀바 수업이 있는 날이다. 넓은 무도장 안. 성태진 강사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구령에 맞춰 동작을 연습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큰 동작 없이 서서 무릎을 살짝 내리거나 올리고 허리를 돌리기도 한다. 혼자 거울을 보고 자세 교정을 하고 나면, 둘씩 짝지어서 배운 자세를 파트너와 실습해본다. 뭔가 꼬이는지 웃음과 깊은 한숨이 교차되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송골송골 이마에 땀이 맺히는 것을 보니 만만치 않은 운동인 듯하다. 수업이 끝날 무렵에는 이날 배운 동작을 성태진, 이지영 강사가 커플 댄스로 보여주면서 마무리한다. 회원들이 이곳에서 만나기 시작한 것은 이제 두 달가량이지만 모두들 어디서 춤 좀 추다 왔기에 이미 안면이 있다. 같은 춤을 배우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취재를 갔던 날에는 수업을 마치고 난 뒤 다 함께 모여 준비해 온 음식들을 먹었다. 매번 있는 일은 아니지만 서로 친해지면서 만들어진 문화가 됐다고 정수진 씨가 말했다. “이런 시간은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강사이자 이곳 매니저인 젤리(이지영) 님이 음식 솜씨가 좋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분들도 맛있는 거 있으면 가지고 옵니다. 분위기가 가족적이에요. 밥도 먹고 마음도 편해요.” 사무직으로 일하는 직장맘 정수진 씨가 키좀바를 배운 지는 5개월째라고. “살사가 들어왔던 초창기부터 관심은 있었는데 추지는 않았어요. 직장생활하며 가정도 돌보던 중에 ‘내가 못해본 게 뭐지?’ 생각하다가 그제서야 배우기 시작했어요. 키좀바를 하고 나서는 다른 춤은 안 춰요. 5개월 췄는데 다양한 분들과 춤을 춰보면서 경험치를 많이 올렸습니다. 남들 보기에는 남녀가 붙어서 추는 거처럼 보이지만 배울 게 많아요. 스트레스도 풀고 좋습니다.” 중년들도 출 수 있는 춤 ‘일산 보니따’의 키좀바 동호회 회원들은 대부분 50대 꽃중년이다. 50대라고만 밝힌 박지은 씨가 발산하는 에너지에는 중년의 깊이에 젊은 쾌활함이 있다. 중학교 때까지 발레를 배워서 춤과는 늘 친근했다. 재즈댄스를 오래하다가 라틴댄스로 몸매가 아름다워지는 친구를 보고 종목 변경(?)을 시도했다. 결국 키좀바에까지 발이 닿았다. “키좀바는 여자를 200% 예쁘게 만들어주는 춤이라고 생각해요. 3년 전에 스콜(성태진 강사) 선생님이 수업을 들어보라고 해서 인연이 됐어요. 두 달 해봤는데 힙업이 되더라고요.(웃음) 복근에 힘을 주고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는 동작이 있는데 그게 도움이 됐나봐요. 지금도 살사를 열심히 추지만 나이가 드니까 리듬이나 몸 쓰는 모든 것을 생각했을 때 키좀바가 더 맞는 거 같아요. 키좀바를 추고 나서 살사와 바차타를 추는 몸의 선도 굉장히 예뻐졌어요.” 동호회 회원 중에는 ‘일산 보니따’에 술을 납품하러 왔다가 들어온 이도 있다. 키좀바 배운 지 한 달 차인 태형석 씨다. “동호회에 들어온 이유 중 하나는 음악이 좋아서예요. 춤이 인기를 얻고 성장하면서 새로운 음악도 많이 만들어지더군요. 남미에서 22년을 살아서 아르헨티나 탱고를 비롯해 라틴댄스는 출 수 있어요. 한국 와서 남미 주류상을 하게 됐고 여기 와서 키좀바를 알게 됐어요. 이 춤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일산 보니따’ 이원근 대표의 동생인 이현경 씨는 대학 시절 에어로빅 강사 경험이 있다고. 오빠가 클럽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동화돼 춤을 추고 있단다. “춤은 늘 즐겁고 행복해요. 더 중요한 것은 춤추는 사람들은 치매나 노인병에 걸릴 확률이 낮대요. 요즘은 사람들 관심사가 건강이잖아요. 건강하게 나이 먹으면서 몸도 예쁘게 가꿀 수 있거든요. 내가 나를 사랑하니까 춥니다. 이 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를 깨워주는 느낌을 줘요. 그게 키좀바를 하는 이유입니다.” 취재 이후 유튜브를 통해 세계 각국 키좀바 영상을 보면서 어떤 춤일까 나름 연구했다. 격한 춤을 더 이상 출 수 없는 시점이 왔을 때 연륜으로 녹여 오래도록 출 수 있는 춤이 키좀바라는 생각이 들었다. 춤에 조예가 깊은 독자가 있다면 키좀바의 매력에도 빠져보시길. ※ 라이프@이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동창회, 동호회 등이 있다면 bravo@etoday.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2019-05-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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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엔 '궁 나들이' 어떠세요?
- ‘제5회 궁중문화축전’이 오는 4월 26일 경복궁 경회루에서 펼쳐지는 개막제를 시작으로 9일간의 축제의 막을 연다. 이번 궁중문화축전은 문화재청이(청장 정재숙)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 (사)대한황실문화원(이사장 이원)이 주관한다. 5대 궁과 종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문화유산 축제로 각 궁과 종묘의 이야기를 담아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9일간 다채로운 공연, 전시, 체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6일 오후 7시 30분부터 개최되는 개막제 ‘2019 오늘, 궁을 만나다’에선 축전에서 펼쳐질 다양한 프로그램을 옴니버스식으로 선보인다. 궁중 문화를 바탕으로 미디어 퍼포먼스도 감상할 수 있다. 개막제는 경복궁 야간개장 입장권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인원 제한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막제가 열린 다음 날 4월 27일부터는 경복궁을 포함한 5대 궁에서 본격적으로 축전이 열린다. 특히 28일에는 궁중문화축전의 백미로 꼽히는 ‘광화문 新산대놀이’와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을 만나볼 수 있다. ‘광화문 新산대놀이’는 28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에서 시민이 함께 즐기는 놀이판이다. 산대놀이, 나례의식, 다양한 전통 연희를 재해석한 흥겨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은 개막제에서도 미리 엿볼 수 있지만, 28일 오후 8시에 공식적으로 막을 올린다. 이 공연은 노비 출신 ‘박자청’이 경복궁의 꽃이라 불리는 경회루의 건설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둠이 내려앉은 경회루를 배경으로 3D 맵핑, 조명 연출 그리고 화려한 춤과 연기가 더해진 미디어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경회루 연못에 350석의 수상객석이 배치되어 무대를 더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은 5월 4일까지 공연된다. 이 외에도 우리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주말에는 따뜻한 날씨를 즐기며 가까운 궁으로 도심 나들이를 떠나보자. 개막제 ‘2019 오늘, 궁을 만나다’ 장소 경복궁 경회루 일시 4월 26일 19:30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 장소 경복궁 경회루 일시 4월 28일~5월 4일 20:00, 21:00 광화문 新산대놀이 장소 광화문광장 일시 4월 28일 15:00, 17:00 고궁사진전 ‘꽃피는 궁궐의 추억’ 장소 경복궁 흥례문 광장 일시 4월 30일~5월 5일 11:00, 15:00 조선왕조 500년의 ‘예악(禮樂)’ 장소 창덕궁 인정전 일시 5월 2~4일 15:00~16:00 달빛기행 in 축전 장소 창덕궁 일대 일시 5월 2~4일 19:00~21:00, 20:00~22:00 AR 체험 ‘창덕궁의 보물’ 장소 창덕궁 일대 일시 4월 27일~5월 5일 9:00~18:00 웃는 봄날의 연희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 장소 덕수궁 석조전 뒤 협률사 일시 4월 27일~5월 5일 13:00~14:00, 19:00~20:00 시간여행 그날 ‘영조, 백성을 만나다’ 장소 창경궁 일대 일시 5월 3~5일 15:00~16:00 창경궁 양로연 ‘가무별감’ 장소 창경궁 문정전 일시 4월 29일~5월 1일 13:00~15:00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장소 덕수궁 정관헌 일시 4월 27일~5월 5일 14:30~16:30 조선 마술사 마술 공연 장소 경희궁 숭정문 앞 특설무대 일시 5월 4~5일 13:30~14:00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장소 종묘 정전 일시 4월 30일~5월 3일 20:00~21:00 종묘대제 장소 종묘 영녕전, 정전 일시 5월 5일 10:00~16:00
- 2019-04-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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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시니어가 주인공, 유튜브에 빠지다
- 시니어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때론 친할머니, 친할아버지처럼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며 젊은이들과 소통하기도 하고 새로운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솔직한 느낌을 털어놓는다. 최근 화제가 된 시니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소개한다. ‘시니어 유튜버’ 대표주자, 박막례(73) 씨 채널명: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구독자: 약 80만 명 박막례 씨 채널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다채로움에 있다. ‘트러플오일 쏟아부은 감자튀김 먹어보기’, ‘지옥의 냄새 과일 두리안 먹어보기’ 등 먹방(먹는 방송)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른 메이크업, 여행, 드라마 리뷰 등 다양한 영상을 올린다. 여기에 그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채널 개설 2년여 만에 8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 시니어 유튜버 대표로 미국의 IT 기업 구글 본사에 초청되기도 했다.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인기 동영상 3 1 막 대충 만드는 비빔국수 레시피 2 욕했던 연예인을 눈 앞에서 만났을 때 3 치과 들렸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 야무진 먹방이 일품! 김영원(82) 씨 채널명: 영원씨01seeTV 구독자: 약 18만 명 한국의 최고령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꼽으라면 올해 82세가 된 김영원 씨가 있다. 그가 주로 선보이는 콘텐츠는 바로 먹방. 비록 젊은이들처럼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 ‘지구젤리’, ‘눈알젤리’ 등 최근 이슈가 된 음식은 물론 얼굴 크기만 한 닭다리, 랍스터 등을 두 손으로 잡고 야무지게 먹는다. 신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찌푸려지는 표정과 맛있게 먹는 모습에 미소가 번진다. ‘영원씨01seeTV’ 인기 동영상 3 1 영원씨의 자메이카 통다리 먹방 2 영원씨의 불량식품 먹방 3 영원씨의 신전떡볶이 먹방 이젠 유튜브에 미치다, ‘할담비’ 지병수(77) 씨 채널명: 할담비 지병수 Korean Grandpa's crazy k-pop 구독자: 약 1만 명 KBS1 ‘전국노래자랑’이 낳은 화제의 스타 ‘할담비(할아버지와 손담비의 합성어)’ 지병수 씨도 인기의 기세를 몰아 시니어 유튜버로 변신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박진영의 ‘허니’, 나미의 ‘인디언 인형처럼’ 등 노래에 맞춘 안무를 선보였다. 지 씨는 채널을 통해 “다음에는 집 말고 노래방으로 가서 제대로 춤을 보여주겠다”라고 전했다. 그의 영상을 본 구독자의 반응도 뜨겁다. 개설한 지 3일 만에 구독자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앞으로 ‘할담비’ 지병수 씨의 활약이 기대된다. ‘할담비 지병수 Korean Grandpa's crazy k-pop’ 인기 동영상 3 1 세로직캠 '허니''인디언 인형처럼''미쳤어' 2 지병수할아버지의 채널오픈 미공개 춤 공개 3 손담비와 춤을, 연예가중계 후기 그리고 최초 집공개 재단사 간접 체험, 여용기(67) 씨 채널명: 꽃할배TV 구독자: 약 1000명 ‘부산의 닉 우스터’, ‘남포동 꽃할배’라고 불리는 재단사 여용기 씨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만큼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패턴 뜨기, 재단 등 그의 직업과 관련된 영상을 주로 올린다. 이외에도 ‘유튜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먹방, 체험 등의 영상도 있다. ‘꽃할배TV’ 인기 동영상 3 1 '슈퍼셀피 찍고 마산곱창 먹고' 2 About EREDITO 3 남포동 꾸르맛 50년 전통 JMT #백화양곱창
- 2019-04-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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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담비, 전국노래자랑에서 '미쳤어' 부른 지병수 씨에게 화답 영상 공개
- “담비 씨, 내가 담비 씨 노래 ‘미쳤어’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같이 듀엣으로 한번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지난 24일 KBS1 ‘전국노래자랑’ 서울특별시 종로구 편에서 손담비의 히트곡 ‘미쳤어’를 열창한 77세 지병수 씨가 연일 화제다. 본인을 ‘종로의 멋쟁이’라고 소개한 그는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느낌으로 ‘미쳤어’를 재해석해 관객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이 모습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돼 영상이 올라간 지 4일 만에 180만 회를 넘기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제가 된 그는 인터뷰를 통해 손담비와의 듀엣을 제안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듀엣이 성사될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 가운데 손담비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병수 씨를 향한 답춤을 공개했다. 영상 속 손담비는 “종로구 지병수 할아버님의 열정에 반해 너무 감사한 마음에 저도 답춤을 춰봤습니다”라고 전하며 지병수 씨가 부른 ‘미쳤어’ 버전에 맞춰 춤을 췄다. 열정 넘치는 할아버지와 이에 화답한 손담비의 훈훈한 모습에 누리꾼들은 “할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실 듯”, “두 분의 합동 무대도 기대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2019-03-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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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의 동반자, 압생트
- 이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술을 뽑아야 한다면 ‘압생트(absinthe)’가 아닐까. 고흐가 마시고 귀를 자른 술, 마시면 환각 증세를 일으키는 술 등의 누명 속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압생트를 소개한다. 영화 ‘물랑 루즈’는 ‘로미오와 줄리엣’, ‘위대한 개츠비’ 등을 제작한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의 2001년 작품으로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영화로 평가받는다. 19세기 말 프랑스의 환락가 물랭 루주를 배경으로, 시인인 크리스티앙이 뮤지컬 가수인 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화려한 의상과 무대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그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소품이 있다. 바로 작은 잔에 든 초록색 술, 압생트다. 이 영롱한 에메랄드빛을 내는 압생트는 영화 곳곳에서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크리스티앙이 압생트를 마시자 눈앞에 ‘녹색 요정’이 나타나 춤을 추는 모습은 ‘녹색 요정’이라고도 불리는 압생트의 특징을 잘 표현해낸 장면이다. 이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압생트 포스터와 압생트 이름을 내건 술집 간판은 압생트가 19세기 말 프랑스의 문화와 낭만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수많은 예술가가 예찬한 술 실제로 19세기의 프랑스에선 압생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흔하지 않은 초록빛 술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유럽의 포도나무를 강타했던 필록세라 해충 사태가 큰 몫을 했다. 이 재앙으로 와인의 종주국인 프랑스의 와인 산업이 휘청거렸고 이 틈을 타 값싼 압생트가 대량 생산되면서 프랑스의 주류 산업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이러한 저렴한 압생트의 주 소비계층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파리로 몰려든 가난한 화가, 작가 등의 예술가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빈센트 반 고흐, 아르튀르 랭보, 에드가 드가, 오스카 와일드 등이 있는데 이들은 그림과 글을 통해 압생트를 예찬하기도 했다. “압생트를 마시면 튤립이 내 다리를 부드럽게 감싸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오스카 와일드 그러나 영원할 줄만 알았던 압생트의 시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세기 말 한 정신과 의사가 압생트를 만들 때 사용되는 쓴쑥(wormwood)에 환각과 발작을 일으키는 투우존(thujone)이란 성분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 차례 타격을 입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05년 스위스에서 발생한 한 살인사건은 ‘압생트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석연치 않은 점은 살인자였던 사람이 하루에도 수십 잔의 와인을 먹는 알코올 중독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원인을 그날 두 잔밖에 먹지 않은 압생트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이후 압생트는 1906년 벨기에를 시작으로 1907년 스위스, 1909년 네덜란드, 1912년 미국, 1915년 프랑스 순으로 판매가 금지됐다. 억울한 누명 ‘악마의 술’ 제물이 된 압생트가 누명을 벗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세기 중반에 들어와 시작된 압생트에 대한 연구는 투우존이라는 성분이 신경에 영향을 주는 물질은 맞지만, 압생트에 포함된 투우존의 양은 아주 극소량이기 때문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론 70kg의 성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앉은자리에서 압생트를 420ℓ 마시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다시 말하면, 압생트 420ℓ를 마시고 환각 증세를 보일 확률보다 그전에 알코올 쇼크로 세상과 작별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이러한 연구 덕분에 압생트는 비로소 누명을 벗고 2000년 이후부터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에서 다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젠 우리나라 바에서도 쉽게 마실 수 있다. 비록 녹색 요정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19세기의 예술가로 빙의해 압생트의 매력에 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 2019-03-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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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문화캘린더
- 따뜻한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3월, 이달의 추천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3월 5~17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출연 박영수, 신상언, 김도빈 등 서울예술단의 대표작 ‘윤동주, 달을 쏘다.’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로 돌아온다. 시인 윤동주의 치열했던 삶과 예술을 담아낸 뮤지컬로 비극의 시대에 써내려간 그의 시(詩)들이 노래와 춤으로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 (행사) 2019 광양매화축제 일시 3월 8~17일 장소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 매화마을 일원 전라남도 섬진강변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광양매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축제다. 새하얀 눈처럼 만발한 매화와 아름다운 섬진강이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산책로를 걸으며 백(白)매화뿐만 아니라 홍(紅)색, 청(靑)색 다양한 매화의 색과 향기에 취해보자. 인근 청매실농원에서 광양의 특산품인 새콤달콤한 매실도 맛볼 수 있다. (클래식) 송영훈의 클래식 큐레이터, 낭만에 대하여 일시 3월 10일 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출연 해설가 및 첼리스트 송영훈, 비올리스트 이신규 등 클래식 음악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공연이다. 음악과 미술사의 숨은 이야기들을 대한민국 대표 첼리스트 송영훈이 이해하기 쉬운 해설과 수준 높은 연주로 풀어낸다. 차세대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연주로 낭만시대와 인상주의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일시 3월 15일~5월 12일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출연 이순재, 신구, 권유리, 채수빈 등 까칠한 성격의 고집불통 할아버지 ‘앙리’와 꿈을 찾아 방황하는 대학생 ‘콘스탄스’가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세대 간의 갈등을 소통으로 풀어가는 주인공들은 보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2017년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 이순재와 신구가 ‘앙리’ 역을 맡았다. ‘콘스탄스’ 역에는 권유리, 채수빈이 더블 캐스팅되어 색다른 분위기가 기대된다. (행사) 제20회 구례산수유꽃축제 일시 3월 16~24일 장소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 산수유꽃이 만발하는 지리산에서 봄의 정취와 시원한 고로쇠 약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꽃축제다. 행사장에서 산수유꽃으로 만든 먹거리를 맛볼 수 있으며, 산수유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와 공연도 펼쳐진다. (오케스트라) 노다메 칸타빌레 인 클래식 일시 3월 24일 장소 롯데콘서트홀 일본과 한국에서 클래식 음악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이 드라마 속 정통 클래식이 오케스트라로 찾아온다.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인 KBS ‘내일도 칸타빌레’의 연주 대역을 맡은 피아니스트 이현진과 풀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클래식 음악을 새롭게 즐길 수 있다.
- 2019-03-0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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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의 저주
- 모 단체에서 ‘글쓰기 강연’ 요청을 해왔다. 시간과 장소만 알려주고 그 뒤로 연락이 없어, 강연 자료를 보내려 하니 이메일 주소를 알려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냥 USB에 담아 오라는 것이었다. USB는 오래전에는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한번은 USB만 믿고 강연에 나섰다가 강의실 컴퓨터에 연결이 안 되어 낭패를 본 일이 있다. 사정을 설명하고 이메일로 강의 PPT를 보냈다. 그러나 파일이 열리지 않는다며 다시 USB에 담아 오라고 했다. 다른 강사들은 다들 USB에 담아 오는데 왜 나만 안 되느냐는 투였다. 강연 요청자는 자기 위주로 USB를 생각한 것이다. 나는 USB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미리 그 여부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떠올랐다. 강연 요청자는 내가 강연을 자주 하니 당연히 USB를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USB가 말썽을 일으킨 후로는 이메일로 미리 강연 자료를 보내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지식의 저주’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 착각을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던 엘리자베스 뉴턴은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두드리는 자와 듣는 자(Tapper and Listener)'란 실험을 했다. 생일 축하 노래 등 잘 열려진 노래 120곡을 탁자를 두드리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듣는 사람이 무슨 곡인지 알아내는 실험이었다. 탁자를 두드리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50%는 맞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2.5%만 맞히는 결과가 나왔다. 두드리는 사람과 듣는 사람과의 소통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설명하는 실험이었다. 초등학생을 가르칠 때 대학생이 잘 설명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중학생이 가르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초등학생이 겪고 있는 문제를 경험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초등학생 입장에서 이해하도록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은 오히려 고등학생 때 배웠던 지식이나 방식으로 가르치려 해 어려운 설명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가 많지 않은 노년기에 접어들고 나니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종종 실감한다. 서로 못 알아들으며 짜증도 자주 낸다. 예를 들면 모임 장소를 알려줄 때 지도만 보내면 알아서 잘 찾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전철 몇 번 출구에서 나와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그 장소가 보인다는 식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자기 위치에서 설명을 하는 바람에 반대편으로 가는 사람도 많다. 글을 쓸 때도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런 실수를 자주 한다. 당연히 상대방도 다 아는 용어일 줄 알고 쓰지만, 정작 읽는 사람은 용어에 막혀 내용 파악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다. 나도 댄스 칼럼을 연재할 때 '샤셰(Chasse)'라는 춤 동작을 자주 설명했다. 발을 붙였다 떼는 동작을 가리키는 그 용어를 이미 여러 번 설명했기 때문에 당연히 독자들이 알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모든 독자들이 내가 그 용어를 설명한 글을 다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후부터는 글을 쓸 때마다 ‘샤세’라는 용어를 설명하는 대신 ‘발을 붙였다 떼는 동작 샤세’라고 고쳐 쓰기 시작했다.
- 2019-02-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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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전한 축배
-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사람들은 왜 술을 즐겨 마시는 걸까? 알코올 성분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의 총칭이 술이다. 축배(祝杯)는 축하를 위한 술잔이다. 모두가 잔을 들고 ‘건배!’, ‘브라보!’, ‘위하여!’ 등 구호를 외친다. 특히 연말연시 모임에 참석하면 축배의 노래와 별별 외침이 가득하다. 술 하면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예이츠의 시 ‘술의 노래’가 떠오른다.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그것은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정철 송강의 장진주사(將進酒辭) 중 한 수도 음미해본다.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예나 지금이나 이백, 두보를 비롯해 시인, 묵객, 영웅호걸 등 모두 술을 좋아하고 예찬을 했다. 바이런은 인생의 으뜸가는 것을 만취(滿醉)라 했다. 나도 말술은 아니지만, 친구들과 술 마시는 걸 꽤 좋아한다. 하지만 술은 과하면 실수가 꼭 따르게 마련이다. 절제만이 최선책이다. 술을 절제해서 마시는 사람은 멋이 있고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유대인의 전설에 의하면, 술의 역사는 포도주로부터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 오묘한 음료를 처음 마실 때는 양같이 온순하나 조금 더 마시면 사나워지고, 더 마시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다. 또 심하게 마시면 토하거나 추한 행동 등을 하게 된다. 내가 참여하는 친목 모임은 회의와 토론이 끝나면 식사를 하며 한잔 술을 곁들인다. 그런데 술을 많이 마신 회원이 2차, 3차 계속 가자 하고 술주정까지 해서 분위기를 흐려놓는 일이 더러 있다. 몇몇 회원은 그게 싫어서 말없이 자리를 뜨기도 한다. 충고를 해도 술주정꾼의 버릇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급기야 회원 자격 박탈 논의를 하기도 했다. ‘법화경’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며, 마침내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 내용이 있다. 탈무드에도 “술이 머리로 들어가면 비밀이 밖으로 새어 나온다”, “권하는 사람들의 예의가 바르면 어떤 술이든 맛있는 법이다”라는 조언이 있다. 술을 마실 때도 그렇지만 술을 권할 때도 품격이 있어야 한다. 매년 연말연시면 전화통이 분주하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금주는 못해도 절주(節酒)라도 해볼 방법을 궁리해본다. 그러나 쉽지 않다. 한 친구는 술 깨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서 알려줬다. 바로 해정주(解酲酒, 해장주의 원말)다. 한번 시도해보려고 한다.
- 2019-02-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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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 은빛극단, 무대에 오르면 우리는 당당한 여배우!
- 나이가 들어도 여배우는 여배우다. 자신감 가득한 눈빛과 표정은 기본, 자기관리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대사 연습은 또 얼마나 많이 했을까. 대본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메모를 보니 지금까지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였을지 짐작이 간다. 배우들의 평균 나이가 70대인 ‘느티나무 은빛극단’을 만났다. 설렘과 벅찬 감동. 무대는 그들에게 언제나 꿈이다. 구로구를 대표하는 시니어 극단 구로문화재단 아트벨리 지하 소강당, 매주 화요일은 정기적으로 구로 시니어 연극 동아리 ‘느티나무 은빛극단’이 모이는 날이다. 지금까지 함께 작품을 해온 세월도 11년째. 2007년 구로문화재단이 설립되고 1년 뒤 시니어 연극 동아리가 생겨난 것이 느티나무 은빛극단의 시초다. 시니어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으면 좋겠다는 재단의 뜻이 컸다. 마침 설립 당시 구로구민회관에서는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시니어 교육 프로그램 ‘꿈꾸는 청춘예술대학’이 운영되고 있었다고. 그곳에서 교육받던 시니어를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해 창단 당시 20여 명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작년 입단한 신입 배우 우성연(66) 씨를 포함해 현재 13명이 정식 단원으로 활동한다. 배우들의 평균 나이가 70대라지만 시민극단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 2018년 제1회 영동생활시민연극제 초청 공연과 함께 성미산동네연극축제, 서울시민연극제에서 2016년과 2017년 각각 무대에 올린 ‘어미’와 ‘우당탕탕, 이사 왔어요!’로 2회 연속 시상대에 오른 바 있다. 느티나무 은빛극단이 아마추어 연극계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는 데에는 구로문화재단의 뒷받침이 있다. 단원의 능력 향상을 위해 연극에 필요한 전문 강사를 초빙해주고, 연극 연습이 있는 날이면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소강당도 빌려준다. 육십 넘어 찾은 재능 느티나무 은빛극단 단원들이 자랑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출석률. 정기적인 만남은 당연하고 연극 공연을 앞두고 거의 매일 일정이 잡혀도 밤이고 낮이고 제시간에 맞춰 연습 장소에 전원이 모인다. 이유는 단 하나,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초등학교 학예회 때 연극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신정례(73) 씨는 느티나무 은빛극단에서 연극을 하면서 우울증이 싹 나았다며 밝게 웃었다. 구로구 토박이이자 극단 최고 연장자인 안영분(81) 씨는 어릴 적 못다 이룬 꿈을 이뤘다고 했다. “구로구청 뒤가 제가 태어난 곳입니다. 세 자매 중 막낸데 언니들이 마차 4개를 붙여놓고 학예회를 하는 것처럼 공터에서 뭔가를 하는 거예요. 언니들이 노래를 부르면 저는 그 옆에서 엉덩이를 막 흔들고 춤을 췄습니다. 공부는 잘 못해도 남들 앞에 서서 하는 건 잘했어요. 동네 아이들한테 무용도 가르치고 나름 공연도 했고요. 중학교 때는 청춘극단 단원이었던 동네 오빠를 따라다녔어요. 당시 유명했던 영화 ‘별들의 고향’을 연극으로 만들어 지금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자리에 있었던 제5보충대에서 공연도 했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15세였는데 아버지가 그만두라고 해서 배우의 꿈을 포기했습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얌전하게 지내다가 스무 살에 결혼해서 살던 그녀가 바깥 활동을 시작한 건 환갑이 넘어서였다. “처음에는 구로구민회관에서 노래를 배웠고요. 그 인연으로 연극까지 하게 됐어요. 1년에 한 작품씩은 꼭 하니까 너무 좋아요. 그래서 늙지 않나봐요.(웃음)” 창단 멤버인 이필연 씨는 구내 복지관에서 연극을 하다가 창단 소식을 듣고 입단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며 배우로서의 재능을 새롭게 발견한 이도 있다. 2012년에 입단한 강정자(75) 씨는 지금까지 연극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생각도 못했는데 우연히 알게 되었고 용기를 냈습니다. 와서 보니까 이렇게 좋은 인연들도 만나고 행복하더라고요. 제가 참 내성적인데 몰랐던 재능을 발견했어요. 대사 외우는 게 치매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가족들도 좋아합니다.” 양양례(72) 씨도 이렇게 뒤늦은 나이에 연극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안 해봤다고 말한다. “안영분 씨가 어느 날 같이 가자고 했어요. 한 번도 연극을 해본 경험이 없다 했더니 공부하면 다 할 수 있다 하더라고요. 그렇게 인연이 된 지가 벌써 10년입니다. 살면서 슬프고 힘든 시간도 있었는데 연극 때문에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여기 오면 마냥 즐거워요.” 서막동(78) 씨는 식당 운영을 잠시 쉬고 있을 때 느티나무 은빛극단 공연을 보러 왔다가 배우가 됐다. 벌써 11년 차 베테랑이다. “경남 하동 화개장터 쪽이 제 고향인데 연극을 한 번이라도 봤겠어요? 처음에는 떨렸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다른 복지관에서도 연극을 합니다. 가끔 연기 잘한다는 소리도 들어요.” 다양한 사연이 연극으로 모여들다 이곳에서 배운 실력을 봉사활동에 연계하는 단원도 있다. 성모병원 과 마포요양원 등에서 봉사를 해온 임절자(77) 씨다. “봉사활동한 지는 21년 됐어요. 처음 배울 때는 인형극을 했는데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어떤 날은 연극하듯 어르신들과 얘기해요. 우리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엄마는 정말 열정적으로 산다고요. 연극은 인생 같아요. 굴곡지고 희로애락도 있잖아요.” 젊은 시절 교편을 잡았다는 안옥희(73) 씨는 직장에 다니는 막내딸의 육아를 책임져줄 생각에 한국방송통신대학 교육학과에 편입한 것이 계기가 돼 연극을 하게 됐다. “손주 육아와 함께 공부하며 사람들을 만나다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그동안 극단 작품 ‘산불’과 ‘어미’에도 출연했습니다. 제가 원래 남자 전문 배우인데 요즘은 연출도 겸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느티나무 은빛극단에는 남자 배우가 없다. 주로 안옥희, 안영분 씨가 남자 역을 맡는다. 한봉애(66) 씨와 임절자 씨도 남자 역으로 무대에 선 적이 있다고. 처음에는 남자 배우도 있었지만 남자 단원의 출석률이 점점 떨어져 여배우 극단이 됐다. 극훈도 있다. “우아하고, 멋있고, 겸손하자”이다. 죽을 때까지 멋진 모습으로 무대에 설 것이라는 느티나무 은빛극단. 2월까지는 휴식시간을 갖고 3~4월 중으로 올해 무대에 올릴 작품을 고를 예정이다. 느티나무 은빛극단을 기억하시라. 한 명, 한 명 연륜에서 우러나온 귀한 열정을 조명 불빛 아래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mini interview◆ ‘여성 리더십’으로 우아하게 극단을 이끌다, 느티나무 은빛극단 대표 이정란 목소리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는 느티나무 은빛극단의 이정란(78) 대표는 소녀 시절부터 품어왔던 꿈 이야기부터 꺼냈다. “어려서부터 무용을 했죠. 굉장히 잘했어요. 배우도 해볼까 생각해본 적 있는데 집안 반대로 못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 생활을 하다 결혼을 했다. 남편은 살림하면서 아이 잘 키우는 아내를 원했다. 아이들 다 키우고 맞이한 여유로운 시니어의 삶. 부부가 함께 노후를 잘 보내는가 싶었는데 남편이 10여 년 전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우리 집 양반 돌아가시고 나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지역 신문을 들춰보다가 인형극 학교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첫 번째 등록자였어요. 그때부터 연극하고 인연이 됐습니다.” 구로문화재단이 시니어 연극 동아리를 만들어보자며 이정란 대표에게 제안을 했다. “재단에서 시니어 극단을 만들자고 했을 때 너무 좋았어요. 제가 하고 싶어 했던 거였거든요. 여기저기 다니며 새로 생길 극단을 홍보했어요.” 느티나무 은빛극단을 알릴 수 있는 곳은 다 찾아다녔고 관심 있는 이들과 얼굴을 맞대면서 열정을 불태웠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나이 들면 다들 한 고집하잖아요. 지금까지 모르던 사람들이 연극을 통해 만났으니 무조건 감싸고 서로를 보듬자고 생각했어요. 공연 연습을 할 때 혹시 따라오지 못하는 분에게는 따로 시간을 내서 함께 공부도 하고요.” 극단을 이끌던 지난 11년 동안 지각, 결석, 조퇴를 한 번도 안 해봤다는 이정란 대표. 독하고 무섭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 “우리 극단 단원은 한 번 나가면 다시 못 들어와요. 나간 사람들이 다시 들어오고 싶다고 해도 냉정하게 잘랐어요. 너무한가요?(웃음)” 대본 외울 때가 제일 즐겁다는 이정란 대표. 대사를 다 외우고 난 다음에는 단원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은 다들 너무 잘하셔서 보람을 느껴요. 강사들도 다 딸 같은 사람들이지만 깍듯하게 대우합니다. 단원들 출석률은 칭찬받을 만큼 좋고요. 참 2011년도에 극단 이름을 공모했는데 제가 응모한 아이디어가 채택됐어요. 느티나무는 구로를 상징하고 은빛은 시니어를 의미합니다.” 이 대표는 최근 또 새로운 도전을 했다. 바로 복화술이다. “연극과 구연동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배우는 겁니다. 나는 나이 먹어서 못한다는 소리를 안 해요. 자존심 상해서요. 우리 며느리가 그러더라고요. 내가 롤 모델이라고. 나처럼 늙고 싶대요. 항상 도전하는 정신으로요. 연기는 ‘80세까지만 하자!’ 했는데 벌써 팔십이 다 되어가네요. 대본 외울 수 있을 때까지는 무대에 설 겁니다.” ※ 라이프@이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동창회, 동호회 등이 있다면 bravo@etoday.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2019-02-07 0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