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노란 폭죽
산수유꽃이 터진다.
산과 들, 봄의 바탕 위에
노란 불꽃이 수놓인다.
긴긴 겨울을 견디고
가장 먼저 눈을 뜬 꽃,
따스한 바람을 몰고 와
온 세상에 환한 폭죽을 쏘아 올린다.
봄이 왔다고,
이젠 괜찮다고.
2025-03-17 08:09
[포토 에세이] 석양의 호수
해가 기울어지자
호수가 황금빛으로 물든다
호수의 물결에도
얼어붙은 빙판에도
석양빛이 찬란하다
물 위에 오리 한 마리
춥고 외롭지만
햇살이 남아 있어
유유자적한다
2025-02-18 08:43
[포토 에세이] 맑은 일출
늘 머물던 구름마저 떠나고
해무도, 아지랑이도 자취를 감춘 아침
더없이 맑고 투명한 하늘 아래
태양은 꿈결 같은 자태로 떠오른다
익숙한 모습 속 낯설게 다가오는 빛
순수함이 낯선 세상처럼 느껴진다
티 없이 맑은 이 순간은
바람이 꾸며낸 비현실의 조각일까
2025-01-02 08:49
[포토 에세이] 나목의 추상
겨울이 찾아오는 동안
나무들은 조용히 잎을 내려놓아
나목이 되었다.
흐린 하늘은 커다란 도화지가 되어
무채색 추상화를 품는다.
굵직한 줄기로 힘 있는 선을 긋고,
가는 잔가지로 섬세히 선을 흩뿌린다.
아직 떠나지 못한 고엽 몇 점,
마지막 점을 더해 완성을 이룬다.
2024-12-18 08:39
[포토 에세이] 들국화
가을 숲길을 걷다가
은은한 꽃향기 내 몸을 감싼다
여기저기 들국화가 지천이다
이름 모를 꽃들도 반갑다
구절초면 어떻고
쑥부쟁이, 벌개미취면 또 어떠랴
수줍게 피어난 꽃망울들이
가을길을 가만히 물들인다
가을이 무르익었다
2024-11-21 08:20
[포토 에세이] 가을 강아지풀
가을빛이 깊게 스며든 날,
눈부신 오후 햇살 속
강아지풀은 찬란히 무르익어 있다.
한때 푸르름을 자랑하던 여름은 가고,
이제 씨앗을 품은 강아지풀은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리며
지나가는 이들에게
작은 꼬리를 살며시 흔든다.
2024-10-30 08:49
[포토 에세이] 담쟁이의 사랑
담쟁이덩굴이 담을 오른다
온몸으로 담을 더듬던 뜨거운 날은 지나고
찬바람에 잎사귀들이 하나둘 몸을 떨군다
남은 잎들은 마지막 꽃단장을 하고
사랑하는 담을 꼭 끌어안으며
붉은 입맞춤으로 다가올 내년을 속삭인다
2024-09-20 08:17
[어른의 MUT(멋):] 유럽 패션에 얽힌 이야기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열일곱 번째 주제는 ‘유럽’이다.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현지에서 느낀 감
2024-09-13 08:51
[카드뉴스] 96세 할머니의 유쾌한 셀카
1928년생 유명 셀프 포트레이트 작가, 니시모토 키미코 할머니(@kimiko_nishimoto)입니다. 72세 때 처음으로 카메라를 접하고, 2년 뒤 포토샵을 더한 할머니의 사진. 한 장 한 장 너무 유쾌하지 않나요?
• 아들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사진 수업 들은 것이 계기
• 학원 숙제로 ‘자화상’을 받은 뒤
2024-08-16 08:50
[포토 에세이] 비 그친 오후
비 그친 오후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나서
하늘은 금세 맑아졌다
비가 채 마르기도 전
황혼 햇살이 스며들어
비에 반짝였던 산책길은
노을에 다시 젖는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실루엣으로 변하고
우산은 어느새 지팡이가 되었다
2024-08-13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