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식물은 열매를 맺고 동물은 이 열매를 먹고 겨울을 대비한다. 우리의 주식인 벼가 그렇고, 다른 과일들도 그렇다. 그런데 다른 식물과는 다르게 물에서 나는 열매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연자육이다. 땅에서 자라 올라오는 식물의 열매와 물속에서 자라 올라오는 식물의 열매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농사를 지을 때 저수지, 연못이 반드시 필요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린다면 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못 먹습니다. 대체로 제 이러한 태도에 대한 반응은 그 까닭이 종교적인 데 있으리라는 짐작으로 채색됩니다. 그래서 때로 저는 뜻밖에도 힘들게 순수를 유지하는 경건한 사람이 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짐작이 저를 겨냥하는 것을 넘어 제가 속한 종교와 그 교조와 그 종교의 신에 대한 격한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 시원한 바람, 따사로운 햇살만으로도 완벽했던 지난 9월 초. 직장인들과 동네 시니어들의 휴식처이던 서울의 ‘작은 터키’ 앙카라공원에 진짜 터키가 생겨났다. 무심코 지나지던 이곳에 ‘하루에 한 가지만 들어준다는 모래요정 바람돌이 선물’처럼 터키가 정말 짠 하고 나타났다.
참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heritag
‘삼포세대’, ‘비혼’, ‘1인 가구’ 등의 유행어는 전통적 가족 형태의 붕괴가 급속하게 진행됨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조차 시대와 트렌드에 뒤처진 박제된 구호로 전락한 지 오래다. 취업난과 치솟는 집값 등으로 초래된 경제적 어려움이 고조되고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꺼리는 ‘관태기(인간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의 사람들
이번 추석 연휴는 장장 10일이다. 추석 당일이야 차례지내고 가족 친척들이 모이니 그런대로 보낸다 치자. 나머지 9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혼자 아무 것도 할 일 없다는 것처럼 공포스러운 것도 없다. 그래서 미리 일정을 짤 필요가 있다. 연휴가 다가오고 있으면 늘 그래 왔다.
첫째 할 일은, 여름옷을 정리하고 가을 옷으로 준비하는 일이다. 반팔 옷과
혜화동에 있는 소극장으로 연극을 보러 갈 일이 생겼다. 혜화동은 필자가 좋아하는 동네이다.
필자가 오랫동안 살았던 돈암동과 가까운 곳이고 중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인 해숙이네 집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해숙이 부모님은 의정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계셨다. 그래서 남동생들 보살피면서 학교 다니라고 혜화동에 아담한 한옥을 장만하셨다.
부모님 안 계신 해숙이
또 SNS가 말썽이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볼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어느 네티즌이 240번 버스 기사를 성토하는 글을 올리자 삽시간에 온라인이 마비될 정도로 온갖 비난과 저주가 날아들었다. 만약 현장을 기록한 CCTV가 없었더라면 또 한 명의 선량한 이웃이 매장되는 봉변을 당했으리라. 그나마 최초의 글쓴이가 사과의 글을 올
책상 위에 놓은 휴대폰이 윙윙대더니 친구가 왔다.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친구는 아파트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며 툴툴거린다. 시내에 커다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친구가 뜬금없이 왜 아파트 타령일까. 알고 보니 딸이 결혼을 한단다. 필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왜? 아파트 사주려고?” “응.” 예상외의 답변이었다. 친구가 돈이 좀 있는 것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해 졸업한 딸이 당연히 유학을 갈 줄 알았는데 안 가겠다고 선언을 했다.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 공부를 시작해 대충 한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열공을 해 수상 경력도 많고 어려서부터 유명세를 탄 딸이었다.
딸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유학을 포기하겠다고 선언을 할까. 그 마음 헤아려 얼마 동안 하고 싶은 대로 놔뒀다. 그러는 동
세상 모든 길에 사람이 지나다닌다. 이들 중에는 길과의 추억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있다. 추억이란 살아온 시간, 함께했던 사람, 그날의 날씨와 감정이 잘 섞이고 버무려져 예쁘게 포장된 것이다. 박미령 동년기자와 함께 오래전 기억과 감정을 더듬으며 종로 길을 걸었다. 흑백사진 속 전차가 살아나고 서울시민회관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그리고 행복한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