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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면 진짜로 잠이 없어지나?
-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한다고 한다. 사실일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노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 정도다. 보통 성인이 하루 평균 7~7.5시간 잠을 자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긴 편이다. 다만 노인의 경우 하루 평균 1시간 20분 정도 낮잠을 잔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하면 일반 성인의 밤 수면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노인들에게 수면장애는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국내 65~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최윤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이나 되는 긴 시간을 잠을 자면서 지내는데, 이를 통해 몸과 정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된다”며 “제대로 잠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 몸의 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면역기능 저하와 만성질환 위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년기 수면장애에 대해 알아본다. 노년기 수면장애는 수면 시간 아닌 질(質) 문제 수면장애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어려움을 겪는 상태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잠자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질이다. 잠을 3~4시간만 자더라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 반대로 8~9시간을 자는데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며 낮 시간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낮 동안에 피로감과 졸음, 의욕상실 등을 겪게 된다.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 노인이 되면 생체시계, 즉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뇌신경 기능이 감소하며 일주기 리듬이 일반 성인보다 조금 앞당겨진다. 이에 따라 수면 양상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대부분 오후 7~9시 사이에 일찍 잠이 들어 오전 3~5시 사이에 깨게 된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수면 유도 물질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부터 생성되기 시작해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노인의 경우 일주기 리듬이 달라지는 데다 멜라토닌 분비까지 원활하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과다수면증과 기면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수면장애에 해당한다. 과다수면증은 밤에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는데도 낮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다. 기면증은 이겨낼 수 없는 졸음으로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먹고 말하거나 걷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코골이는 매우 흔한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는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중 호흡 이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심할수록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낮 동안 심한 피로감과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아침 두통, 무기력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을 유발하게 된다. 치료하지 않은 채 수면무호흡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치매 등의 인지장애,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이나 당뇨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사지, 특히 다리의 특정 부위가 지속적으로 여러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전기가 흐르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 환자마다 불편감은 다르게 나타나고, 이는 움직임을 통해 나아진다. 심한 경우 통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이라는 수면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고, 꿈과 관련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 흔하게 발생하고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신경계 퇴행성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년기에 수면장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다”며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나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했다. 불면증은 건강문제와 직결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낮 동안 활동이 적기 때문에 결국 밤 동안 수면장애가 초래된다.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불면증이 올 수 있고 만성 호흡기질환,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 만성 통증, 빈뇨나 요실금, 고혈압 또는 심혈관계 질환 등 다양한 신체 질환도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약물을 많이 복용하게 되는데 약물의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노인시설이나 병원에 입원할 경우 환경 변화로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인에게 불면증은 그 자체로 힘들 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하루 7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노인은 8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노인보다 건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면역을 약화시키고 결국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면 방해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불면증 예방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먼저 커피, 홍차 등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특히 늦은 오후 이후로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도 피해야 한다.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또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수면과 연관돼 있는지 확인하고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성분으로 대체한다. 잠이 안 온다고 수면제를 구입해 먹는 것은 결국 깊은 잠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낮 시간 동안 햇볕을 쬐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 낮잠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건강 장수를 위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과 더불어 충분하고 올바르게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 2024-07-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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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모’에서 밀려난 50대 여성의 이야기…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 북인북은 브라보 독자들께 영감이 될 만한 도서를 매달 한 권씩 선별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해당 작가가 추천하는 책들도 함께 즐겨보세요. 하여간 그렇대. 우리 나이가 한참 늙느라 바쁜 나이래. 여기저기 삐거덕거리면서 고장 나는 데 생기고, 마음은 공허하고. 살아 뭣하나, 싶은 나이라는 건데. 그게 당연한 마음이라니까 너무 난감해하지 마. -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149p ‘피하고 싶은, 그러나 엄존하는 세계 속으로 우리를 이끄는 소설가’(제9회 김현문학패 심사평) 김이설의 신작 소설이 출간됐다. 2006년 등단 이후 18년간 꾸준히 ‘나쁜 피’, ‘환영’, ‘선화’,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과 가족에 대해 질문해온 그가 이번에는 50대를 앞둔 난주, 미경, 정은, 세 친구의 강릉 여행을 통해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한다. 난주, 미경, 정은은 1975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오랜 친구지만 각자 사느라,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자주 만나지 못했다. 사는 거리가 먼 만큼 마음도 멀어진 무렵이었다. 매번 여행 한번 가자는 말만 할 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올해 강릉에 가자고 한 건 난주였다. 늘 그렇듯 말뿐일 게 뻔했다. 혼자 노모를 모시는 미경은 하루 시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모두 속으로는 올해도 여행은 어려울 거라 생각하는데, 불쑥 미경이 “가자!”고 호응한다. 강릉 여행을 떠나기로 한 당일, 세 친구는 서울역에서 만난다. 강릉 여행은 스물넷 이후 25년 만이고, 셋이 다 함께 모인 건 난주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7년 만이었다. 낯선 것도 잠시, “왜 이렇게 부었어? 살찐 거야, 아픈 거야?”, “넌 왜 이렇게 늙었니?”라며 서로 장난스럽게 안부를 주고받는다. X세대, 신세대, 수능 0세대. 한때 이들을 가리키던 말이다. 싱그럽고 통통 튀고 정의할 수 없는 젊음 그 자체로 예쁜 시절이 있었다. 이들은 이제 요실금과 고혈압, 탈모 등 다양한 신체 변화를 겪고 있다. 세 명은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의 펜션을 잡고, 여행 내내 잔뜩 먹고 마신다. 강릉에서 유명하다는 순두부, 장칼국수를 먹거나 허난설헌의 생가도 가고, 커피도 여섯 잔씩 시켜 나눠 마시고, 질리도록 술을 마신다. 이렇게 셋이 모이는 날이 또 없을 거라는 듯 최선을 다해 즐긴다. 그간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부딪치는 구석도 많다. 기혼인 난주, 정은과 미혼인 미경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고, 투잡을 뛰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정은과 상대적으로 부유한 삶을 사는 전업주부인 난주는 자주 투덕거린다. 싸움을 푸는 방식은 간단하다. 마시고, 웃고, 푼다. 술 한잔에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누다 보면 당장 해결되는 것이 없더라도 괜찮다. 이들의 여행 또한 술 한잔과 같다. 앞으로 똑같은 삶이 반복돼도 버틸 수 있는 잠시의 안도, 찰나의 틈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그렇게 각자의 사정을 견디며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김이설 작가의 사이 “5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생각보다 없어요. 각자의 세계와 인생이 있을 텐데 그저 엄마, 아줌마, 며느리, 딸이라는 단어 속에 숨어버린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표지 속 거위처럼 시끄럽고 우악스러운 이미지가 있지만,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는 2023년 6월 초, 김이설 작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하나에서부터 시작됐다. 무료 소설 연재를 구독할 독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가을까지 경장편소설을 마감하려면 스스로를 강제해 진도를 내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신청자들의 메일 주소로 매주 1회씩, 원고지 30매 분량을 전송하는 ‘소설가의 생초고 메일링’,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였다. 쉽지는 않았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원동력이었단다. “재앙이 매주 제법 많은 양의 원고를 써야 하는 저에게 해당하는 말인지, 정리 안 된 소설을 읽게 될 메일링을 신청한 분들인지 모호했지만 일단 썼어요. 어떤 노래를 들으며 무슨 마음으로 작업했는지도 함께요. 응원과 애정이 담긴 답장은 물론, 바다 사진을 꾸준히 보내기도 하셨어요. 두 번의 펑크를 내면서도 ‘무리하지 마라, 그저 기다리겠다’는 말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덕분에 3개월 동안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강릉으로 떠난 중년 여성들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의 주인공 난주와 정은, 미경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공감 가는 구석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했다. 노안이 찾아왔지만 ‘안 보면 안 봤지, 돋보기라니’라며 마지막 자존심을 부리거나, 자녀들이 독립할 시기에 빈둥지증후군을 겪고, 요실금이 의심되는 상황에도 병원 가는 것을 미루는 등 낯선 몸, 낯선 자신을 만나며 혼란을 겪는다. “50대가 되면 몸 여기저기가 하나씩 고장 나지만 마음은 여전히 설익은 상태인 것 같아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애매한 때랄까. 아직 힘은 있는데, 40대보다는 ‘쓸모’라는 영역에서 다소 밀려났다고도 느껴요. 우울하고 주눅이 들죠. 하지만 다들 각자만의 큰 세계가 있었을 거예요. 그걸 풀어내고 싶어도 세상이 귀 기울여주지 않는 겁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그걸 한꺼번에 터뜨리려니 목소리가 커지는 게 아닐까요. 난주와 정은이, 미경이 같은 ‘아줌마’들은 쓸쓸함을 견뎌내고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중인 거예요.” “세상에 안 힘든 이십대가 어딨니? 이십대는 그냥 이십대인 것만으로 힘든 거야.” 미경은 끝을 내지 못했던 학생운동과 이뤄질 수 없었던 성희 언니와의 관계를, 정은은 일도 연애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자신이 세상의 패자가 된 기분에 빠졌던 나날을, 난주는 두 아이를 키우느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 채 아줌마로 전락해버렸던 시절을 떠올렸다. 셋은 제각기 고개를 끄덕였다. - 우리가 안도하는 사이’ 197p 삐거덕거리는 몸과 마음을 안고 세 친구는 강릉으로 떠난다. 김 작가는 강릉이라는 지명 자체가 동년배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하다는 생각에 배경지로 선정했다고 한다. 1970년대 대학가에 MT 문화가 퍼지면서 강원도는 그 시절 학생들에게 낭만의 장소가 됐기 때문이다. “강릉은 세 친구의 젊은 시절이 켜켜이 쌓인 상징적인 곳입니다. 저 역시 처음으로 부모님을 속이고 첫사랑과 여행한 곳이에요. 소설의 원제도 ‘강릉에 가자’였어요.” 등장인물들은 맛있다고 정평이 나 있는 카페를 찾거나, 관광지를 들르려 애쓰지 않는다. 안목해변 주변을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고, 순간마다 하고 싶은 것을 한다. 그 와중에도 빠지지 않는 건 술이다. 과거 서로에게 느꼈던 감정과 오해, 깊어진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다투지만, 담백한 건배와 함께 목구멍으로 털어 넘긴다. “여행 왔다는 것 자체가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잖아요. 술에 잔뜩 취해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이들이 인연을 이어온 25년이 짧은 시간이 아닌 데다 처한 환경이 너무도 다르니 적당히 술 한잔으로 흘려보내는 게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방법이겠죠. 그래야 아프고 잊고 싶던 기억 위로 이번 여행이 씌워질 테고, 또 살아가니까요.” 앞으로 안도할 우리 김이설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때가 되면 자신도 모르게 달라져 있는 인생을 알아차리게 된다’(110p)는 강릉의 커피 명장 박이추 선생의 말을 빌렸다. 자녀와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면서 사회적인 위치까지 공고히 해야 한다는 압박에 고단하더라도, 살다 보면 지나고 보면 결국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든단다. “흔히들 특정 시절이 가장 찬란했다 말하지만 지나고 나니까 그렇게 느끼는 거거든요. 실수했던 순간이 자꾸 생각나고 숨고 싶어져도 어느 날부터는 되레 아름답게 여겨져요. 한동안 번아웃이 심하게 와서 글을 전혀 못 읽고 못 쓰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극복했지만요. 작가에게 그건 죽음과 같은 건데요, 등단하고 10년 동안 육아와 원고 작업을 병행했더니 지쳤던 것 같아요. 과거와 지금을 비교하면 날카롭고 거칠던 문체가 둥글둥글하고 편해졌어요.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도하고 감사하면서 계속 쓰다 보면 모르는 새 영글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쓸쓸함도 곧 잦아들기를 바라요.”
- 2024-07-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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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천천히 나이 드는 저속 노화 9계명
- 천차만별인 노화 속도와 정도. 전문가는 적은 돈과 약간의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또래보다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고 말한다. ‘저속 노화 선생님’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권하는 9가지 저속 노화 실천법이다. 1. 식사 목표 설정하기 무조건적인 저탄고지가 아니라 체중이 빠지는 식단, 체성분 전환을 위한 식단, 체중 및 근육을 늘리는 식단 중 자신의 몸에 맞는 식사 목표를 설정하자. 2. 3차원 절식으로 바꾸기 단순당과 정제 곡물 제한하기, 식사 시간 제한하기, 내 몸에 필요한 열량 계산하기의 3차원 절식은 가속 노화를 막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3. 마인드 식사 기억하기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환자를 위한 식단의 장점을 적용한 마인드(MIND) 식사는 노화를 지연시키고, 뇌의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4. 근육 테크 시작하기 제대로 걷기 위한 올바른 자세와 방법, 근육 강화법을 익혀 제대로 걸을 수 있는 몸부터 만들자. 5. 앉는 자세를 고치기 잘못된 자세는 악순환으로 만병을 얻는 계기가 되지만, 바른 자세는 근골격계를 넘어 신체 전반과 마음에까지 영향을 준다. 6. 코어와 둔근에 집중하기 노년기 삶의 질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근육은 코어와 둔근이다.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운동으로 코어와 둔근을 젊게 지키자. 7. 새로운 자극을 찾기 몸의 근력과 같은 개념으로 뇌에는 ‘인지 예비능’이 있다. 인지 예비능이 높으면 나이가 들어 뇌 기능이 떨어져도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8. 내게 필요한 수면 시간 찾기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수면 요구량이 다르다. 잠이 부족하면 운동을 해도 근육이 늘지 않고, 다이어트를 해도 식욕을 주체할 수 없다. 9. 명상과 호흡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 노화의 가속 인자일 뿐 아니라 가속 노화를 만드는 체내 요인과 환경 요인을 활성화한다. 전반적인 생활 속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명상과 호흡법을 익히자. “80세에 40대의 몸으로 사느냐 침대에 누워 생활하느냐는 현재의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에디터 조형애 출처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정희원, 한빛라이프), 서울사랑 디자인 유영현
- 2024-07-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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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폐암 더 이상 두려운 암 아니다
- 국내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암이다. 한해 전체 사망자 5명 중 1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한다(2022년 통계청 기준 22.4%). 그중에서도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국내를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실제 2022년 국내 폐암 사망자는 1만8584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2.3%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 역시 36.3명으로 단연 많다. 간암(19.9명), 대장암(17.9명), 췌장암(14.3명), 위암(13.9명) 등이 뒤를 잇는다. 폐암이 무서운 암으로 꼽히는 이유는 조기진단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다는 데 있다. 실제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 발견이 쉽지 않다.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는 전체의 5~15%에 불과하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또 폐암으로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38.5%에 불과하다(2017~2021년 기준). 그마저도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이상 전이성 폐암은 5년 생존율이 10% 아래로 뚝 떨어진다. 전체 암의 5년 생존율 72.1%보다 턱없이 낮다. 그만큼 치료가 힘들고 생존율이 낮은 암이 폐암이다. 그러나 최근 폐암 치료에 표적 항암치료나 면역 항암치료 등 새로운 항암 전략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폐암은 더 이상 두려운 암이 아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금연과 검진을 통한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폐암 치료는 면역항암제가 표준치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암 치료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 불리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로 면역항암제를 권고한다. 치료 성적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표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 세계폐암학회가 발표한 면역항암제 1차 치료의 장기 생존 치료 성적을 보면 4기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가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시 생존 기간이 기존 10.6개월에서 22개월로 2배 증가했다. 또 2년간 면역항암제 1차 치료를 완료한 환자의 80.4%가 4년간 생존했다. 국내 4기 이상 전이성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면역항암제가 보인 성과는 눈부시다. 더불어 수술 후 재발이 높은 2, 3기 환자에 대한 수술 전·후 항암치료가 도입되며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 속속들이 연구되고 있고, 곧바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극복할 수 있는 병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낙담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 하더라도 병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잘 조절하면 되는 것처럼 폐암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병 중 하나로 생각하고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 2024-07-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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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치아픈 중년 뱃살, 혈당 관리하면 사라진다?
- 건강과 아름다움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 질병 치료 목적으로 여겨졌던 혈당 관리가 뷰티 트렌드로 떠올랐다. 혈당 수치를 꾸준히 확인하고 관리해 체중을 감량하는 ‘혈당 다이어트’가 주목받고 있다. 사과 발효식초, 땅콩버터 등 관련 제품들도 쏟아지는 분위기다.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은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으면 너무 높을 때 고혈당, 낮을 때 저혈당이 된다. 혈당을 조절하는 물질인 인슐린은 포도당을 각 체내 세포로 운반하면서 몸의 에너지로 사용하고,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과 근육에 저장한다. 그러고도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변환해 축적한다. 더 큰 문제는 ‘혈당 스파이크’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급격히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인슐린이 평소보다 많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될 경우 혈당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인슐린의 효과가 줄어든다. 그렇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잘 쓰이지 않고, 비만 체질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속혈당측정기 다이어트의 진실 혈당 다이어트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손가락 채혈 없이 센서가 달린 바늘을 피부에 삽입해 혈당 수치를 일정 간격으로 재고, 그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기기)를 통해 식사 전과 후의 수치를 체크하고,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지 않는 음식만 골라 식단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사람마다 혈당에 민감한 음식이 달라 본인에게 맞는 것을 감별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셈이다.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방지해 체중 증가 억제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과학적·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대한비만학회는 해당 개념이 언뜻 논리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최근 당뇨병 관리의 다양한 상황 혹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 연속혈당측정기의 활용이 모색되고 있지만, 아직 연구의 영역으로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현재 매우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학회가 지금까지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의학적 타당성을 고찰한 결과, 체중 관리에 연속혈당측정기의 효과를 보여준 연구는 거의 없었다.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 역시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한 혈당 관리가 체중 감량에 확실히 보여준 연구는 거의 없어 근거가 부족하므로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다만 1형 당뇨병 환자와 혈당 변동 폭이 크거나 저혈당증이 발생하는 등 조절이 잘 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의 임상 경과 개선을 위해서는 사용을 권고한 상태다. 혈당은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가장 많이 오르므로 이때 약간 땀이 흐를 정도의 근력 운동이나 산책 등 유산소 운동으로 상승한 포도당을 소비하는 것이 좋다. 혈당 관리에서 식단만 신경 쓰기 쉬우나,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단기간에 급속히 혈당을 높인다고 한다. 단 음식은 무조건 피해야 할까? 달콤한 음식이 혈당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테다. 하지만 몇 가지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홍 과장에 따르면, 적지 않은 사람이 ‘설탕은 좋지 않지만 자연에서 나는 꿀이나 과일 같은 당은 몸에 좋다’고 생각해 많이 먹는 실수를 범한다고 한다. 하지만 몸에서 설탕과 같은 원리로 혈당을 올린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반대로 먹었을 때 달게 느껴진다고 해서 무조건 피하는 사람도 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감자와 고구마를 예로 들며 “고구마가 감자보다 비교적 단맛이 많이 나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혈당을 덜 올린다”며 “과일 역시 종류마다 신체의 반응 형태가 다른데, 단편적인 정보만 듣고 극단적으로 끊어버리면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과 발효식초·땅콩버터… 효과는 사과 발효식초(애플 사이다 비네거)나 땅콩버터 등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입소문이 난 식품을 적극적으로 먹기도 한다. 자연 발효된 사과에서 생기는 아세트산이라는 물질이 탄수화물을 당분으로 만드는 소화 효소를 억제해 혈당 상승을 막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과 발효식초는 원액 그대로 섭취하면 식도나 위 점막에 자극을 줄 위험이 있다. 물이나 탄산수에 희석하거나 음식과 함께 먹어야 한다. 하루에 식초 15ml 이하를 물 한 컵에 희석해서 마시는 게 좋다. 또한 섭취 시 고혈압 약제를 먹는 사람은 저칼륨혈증을 유발하거나,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수치에 변화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땅콩버터는 땅콩에 있는 불포화지방이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고 단백질과 지방 함유량이 많아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한다는 점이 주목받았으나, 열량이 높고 포화지방이 많아 과다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하루에 한두 숟가락, 10~15g 정도가 적당하다. 땅콩버터를 고를 때는 성분표를 보고 소금이나 설탕 등 기타 첨가물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혈당 잡는 건기식? 과대광고 주의 당뇨 예방·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다는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판매 업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제품을 ‘당뇨 영양제’, ‘당뇨 개선제’, ‘당뇨약’ 등으로 광고하며 판매하는 온라인 게시물 200건을 집중 점검한 결과,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177건) 식품·건강기능식품을 질병 예방·치료에 대한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 혼동시키는 광고(175건),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혼동시키는 광고(1건),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시키는 광고(1건) 등이다. 특히 바나나잎 추출물 등에 대해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내용이 아닌 당뇨 등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부당광고가 다수 적발됐다. 홍 과장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식품에 관심이 높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연구는 아직 없기 때문에 섭취 여부에 따른 유의미한 혈당 차이는 모호한 실정”이라며 “당뇨병 약을 대체해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거나, 광고를 맹신하면 안 된다”고 짚었다. 먹는 순서에 주목해야 같은 음식이라도 음식의 주된 성분에 따라 먹는 순서를 다르게 해 혈당과 체중을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다. 최근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식사할 때 채소류나 단백질류를 먼저 먹고, 그다음 탄수화물로 넘어가면 식후 혈당을 15~40%까지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식사 순서가 혈당을 낮추는 원리는 포만감과 흡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에너지를 얻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세 가지인데, 동일한 열량을 기준으로 가장 오래 포만감을 유지하게 돕는 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순이다. 따라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순서로 식사하는 것을 권장하며, 식사 초반 단백질과 함께 섬유소를 곁들이면 쉽게 허기지지 않을 수 있다. 홍 과장은 “혈당의 변동 폭이 크지 않으려면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식이섬유와 지방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면서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며, 설탕이나 꿀, 음료수 같은 단순당의 섭취는 줄이기를 바란다”고 권했다. 또한 음주는 저혈당 및 고혈당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제한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추천했다.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상추 등 탄수화물이 적은 채소를 익히지 않은 채로, 혹은 열을 많이 가하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튀기는 대신 삶거나 굽는 요리법을 택하고, 기름으로 조리된 음식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홍 과장은 식초가 든 시원한 오이냉국을 좋은 예로 꼽았다. 목적이 건강이든 미용이든, 첫 번째는 생활 습관 개선이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신체 활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는 건강과 적정한 체중 유지에 가장 중요하며, 이는 광범위한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되는 기본 원칙이라고 대한비만학회는 강조했다. 권 교수 역시 “어렴풋이 알고 있는 영양정보를 몸에 적용하는 건 옳지 않다”며 “과식하거나 너무 자주 먹는 등 좋지 않은 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비만 치료제, 일반인에게도 괜찮을까? 날이 더워지면서 체중 감량, 미용을 목적으로 비만 치료제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경도비만의 경우 일차적으로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 등 생활 습관 개선을 먼저 시도해보자. 체중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 수면의 정도, 장 속 유익균과 유해균의 양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도비만 수준이라도 비만 치료제를 복용할 수는 있지만 약제에 의한 구역이나 불면증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사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 2024-07-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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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초중순 연일 30℃ 때이른 더위… 중장년 건강 ‘빨간불’
- 올여름 유난히 습도가 높은 찜통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벌써부터 연일 30℃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건강한 여름나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온열질환은 이처럼 여름철, 뜨거운 환경에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온열질환의 관리와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 시 온열질환 위험 인간은 대표적 항온 동물로 36.4~37.2℃의 체온을 유지한다. 그러나 과도한 열에 노출돼 열 조절 기능의 한계를 넘으면 건강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바로 온열질환이다. 온열질환에는 열경련, 열부종, 열실신, 열탈진(일사병), 열사병 등이 있다. 근육통이 나타나는 ‘열경련’, 몸이 붓는 ‘열부종’, 갑자기 의식을 잃는 ‘열실신’,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열탈진(일사병)’은 대개 서늘한 곳에서 쉬면 금세 회복된다. 하지만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 노출된 뒤 심부체온이 40℃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중추신경계의 이상 소견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섬망, 발작, 혼수 증상이 나타나고 빈맥(맥박이 빠른 것), 저혈압, 과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평소 고혈압·당뇨병·뇌졸중·협심증·동맥경화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더위 자체가 건강의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외부 활동을 하다가 심장이 심하게 쿵쾅거리거나 어지럼증·무력감을 느꼈다면 바로 활동을 멈추고 그늘이나 시원한 곳에서 10~2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40℃ 이상 고열·의식장애 나타나면 ‘열사병’ 의심해야 열사병은 흔히 열탈진으로 부르는 일사병과 비교된다. 일사병은 뜨거운 햇볕에 오랜 시간 노출됐을 때 몸이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체온이 37~40℃ 사이로 상승하고 적절한 심장 박동을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중추신경계의 이상은 없는 상태로 시원한 곳에서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원인은 고온의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다. 땀을 흘린 후 적절한 수분 보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혈액의 용적이 감소해 나타난다. 반면 열사병은 과도한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더운 환경에서 운동이나 작업을 시행하면서 신체의 열 발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40℃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열사병은 여러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즉각적인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노인, 알코올 중독자,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치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또는 정신과 약물이나 이뇨제를 복용하는 경우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냉방이 잘 안 되는 주거환경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열사병 치료의 기본 원칙은 냉각 요법이다. 환자의 체온을 가능한 한 빨리 낮추는 것이 질병의 악화를 줄이고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 우선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환자가 입고 있는 옷을 벗기고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젖은 수건 등으로 환자의 몸을 감싸고 찬물을 그 위에 뿌려주는 것도 좋다. 의료기관에서는 얼음물에 환자를 담그거나 냉각팬, 냉각 담요 등을 사용해 체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운동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 온열질환은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원인이 되는 폭염을 피하는 것이다. 폭염이 심한 한낮(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는 외출을 삼간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한다면 가볍고 헐거우며 바람이 잘 통하는 밝은 소재의 옷을 입는다.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으로 햇볕을 차단하고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마신다. 신발은 땀을 잘 배출하는 샌들을 신는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낮 기온이 3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질 경우 야외 활동 시 열지수나 기상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주변에 서늘한 휴식 장소가 있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운동은 아침 일찍 또는 석양에 하는 것이 좋고 운동 전과 운동 중에 자주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 2024-06-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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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건강관리에 AI 바람… 정보 보호는 ‘숙제’
-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기반으로 전 국민 건강을 보장하는 ‘헬스케어 4.0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 이후 원격 진료가 도입되었고, 인구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전 세계 시장은 2026년 약 826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건강하고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 뒤에는 우려되는 점도 존재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건강관리, 연구개발 및 사후관리 등 건강 증진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을 모두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디지털 헬스케어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법과 제도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연구하는 이호용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는 “현재 고령자들은 탈시설화와 커뮤니티 케어를 원한다. 병원이나 시설을 벗어나 집과 지역사회에서 케어받고 싶어 하는데, 이제 병원을 가지 않고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면서 “그러한 이유로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고령자가 많은 농어촌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유용성이 더욱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진에 의한 사후 치료 중심에서 환자 스스로 참여하고 자기 결정권이 강조되는 사전적 예방·관리 중심으로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된 점도 촉발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기기와 AI 의사 디지털 헬스케어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추세는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활용하면 일상에서 병원에 가지 않고도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고령자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내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갤럭시 링’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장시간 착용이 용이한 반지 형태로 만들어 기존 스마트워치의 한계를 넘겠다는 목표다. 기기는 365일 24시간 사용자의 건강을 모니터링한다고 알려졌다. 수면 패턴 및 심박수, 혈압 등도 측정 가능하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는 당뇨병에 주목했다. 지난 2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내놓았다. 당뇨병 관리 솔루션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인증도 받았다.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만 명을 넘어서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기기 연동을 통해 지난해 9월 출시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더욱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헬스케어 기기는 예방을 넘어 의료 현장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CT나 MRI 등 촬영 결과 판독, 수술 등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2020년 사내에 네이버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했으며, 로봇수술 권위자로 꼽히는 나군호 전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AI 기술로 의료진의 업무를 간편하게 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구소 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의료적 역할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 진료 또한 가능해졌기에 조만간 AI가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른바 ‘AI 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AI 의사의 안전성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으며, AI 의사가 의료사고를 내면 법적 책임은 누가 물어야 하는지 등의 문제도 거론된다. 이호용 교수는 “AI가 병증에 대한 이해 및 분석과 판단, 그에 따른 처방에 대한 의견도 낼 수 있어 의사의 주된 업무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AI를 의사라는 직업과 동일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판단된다”면서 “인간에 대한 판단은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이 하고, AI는 도구 혹은 어시스턴트 역할에 그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인간 존엄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파스타로 당뇨 잡으세요” 김경화 카카오헬스케어 매니저 인터뷰 김경화 매니저는 요즘 ‘파스타’ 홍보로 강연·미팅 등을 다니느라 바쁘다. 14년간 간호사로 일했던 그는 2022년 카카오헬스케어에 합류해 파스타 앱 기획을 담당했다. ‘당뇨는 잘못된 생활습관병’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파스타는 한국인의 혈당 관리를 돕는다. 파스타는 ‘실시간 혈당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스마트폰 앱과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연동한 덕이다. CGM은 과거처럼 혈당을 재기 위해 채혈을 할 필요가 없고, 신체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보통 팔에 부착한다) 현재 파스타와 연동되는 CGM은 두 개로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이다. 앱 자체는 무료지만, CGM은 1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 김 매니저는 금전적인 부담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당뇨병에 걸린 뒤 고치려고 하면 더 큰 돈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김경화 매니저는 부모님과 시부모님에게 CGM을 부착하고 파스타를 이용하게 했다. 특히 시아버지의 경우 ‘뭐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라는 반응이었지만, 실시간 혈당 변화를 눈으로 보고 깜짝 놀랐다고. 김 매니저는 “아버님께서 경각심을 많이 느끼셨다. 음식도 건강하게 드시고 걷기 운동을 하는 등 습관 자체가 아예 바뀌었다. 살도 많이 빠지셨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스타는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면 칼로리와 영양소를 분석해준다. 뿐만 아니라 혈당 관리에 대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리포트로 제공한다. 혈당 수치를 가족,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어 관리의 지속성을 높여준다. “놀랍게도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해요.(2020년, 성인 30세 이상 기준)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1583만 명으로 추정되고요. 당뇨병 인구를 1%라도 줄이는 것이 파스타의 목표입니다.” 의료 마이데이터 가능할까? 정부는 2025년 전 분야 마이데이터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의 주체가 개인정보를 이동해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에 활용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마이헬스웨이’라고 한다. 여러 병원에 흩어진 개인 의료 정보 조회 및 활용이 가능해지며, 궁극적으로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마이헬스웨이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미약해 법 개정 요구도 높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5월 국회 보건복지위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 헬스케어법’(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의료법은 보건의료 데이터의 제3자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환자가 요청 또는 동의하면 병원이 개인의 건강·의료 정보를 민간 기업에 제공하도록 허용하고, 민간 기업이 개인 건강 정보를 가명 처리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시민단체 및 의료계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반대해 보류 판정을 받았다. 그러한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월 ‘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 입법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의료법이 통과되면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 신약, 의료기기, 질병 진단 기술 등 개발에 활용돼 긍정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예상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오·남용 우려가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법안에 대해 산업계를 대표해 카카오헬스케어는 찬성했으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신중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호용 교수는 “의료 데이터는 개인정보 중 민감한 정보에 해당하고 보호성이 강조되는 데이터다. 그러나 개인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에 치중하면 정보 보호라는 가치는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밝은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면서 “데이터의 보호와 활용 중에 어느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는 사회의 공감대적 가치와 경제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와 맞물린 세계적인 흐름은 기술 중심 사회다. 선진국은 의료 데이터 활용 규제를 약화하고 산업 발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는 맹목적인 기술 중심 사회를 우려하고 인간 중심 사회로 회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로 발전하는 산업 또는 회사가 거대 자본으로 권력화되지 않도록 국가가 개입하는 분산형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도움말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
- 2024-06-0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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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노화 늦추는 5:3:2 운동법
- 누구나 나이 들고 노화를 겪는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늙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차가 무척 크다고 말한다. 천천히 늙기 위한 첫 단계는 바로 운동. 손성준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교수가 중장년에게 권하는 운동법은 따로 있다. 5:3:2 운동법 유산소 운동 50% 근력 운동 30% 균형감각 운동 20% “5:3:2 비율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숨이 약간 찰 정도로 유산소 운동 나이 들수록 심혈관계가 중요하다.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기면 고혈압, 고지혈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심혈관계 건강을 위해서는 움직임, 즉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 걷기만 해서는 안 된다. 숨이 약간 찰 정도까지 운동해야 한다. 근력 운동 위해 푸시업, 스쿼트, 계단 오르기 중장년에겐 심혈관계만큼 근골격계가 중요하다. 나이 들어 근육이 약해지면 뼈나 연골까지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유의해야 할 질병은 골관절염. 골관절염은 치료법이 없는 불치병이다. 근골격계 건강을 위해서는 푸시업, 스쿼트, 계단 오르내리기 등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매일 충분한 양의 단백질 섭취도 필요하다. 넘어지지 않도록 자주 균형감각 운동 낙상도 주의해야 한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낙상으로 2주 이상 병원에 누워 있으면 근육이 훨씬 빨리 빠진다. 입원 일수가 30일을 넘어가면 30% 이상은 1년 내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감각을 키우는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운동은 한발 서기. 40대는 20초, 50대는 15초, 60대는 10초 이상 버텨야 한다. 핵심 포인트 • 좋아하는 운동 꾸준히 하기 • 운동 시간 줄이고 빈도 늘리기 “일주일에 세 번에서 다섯 번 운동하길 권합니다. 시간은 하루에 15분에서 30분 정도가 좋습니다. 오히려 60분씩 일주일에 이틀 운동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조금씩, 꾸준히 운동하세요.” 에디터 조형애 취재 손효정 도움말 손성준 교수 디자인 이은숙
- 2024-05-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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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르기 비염, 완치 안 되는 병이라고?
- 포근한 봄철, 꽃이 피고 꽃가루가 날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러나 이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고통을 호소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인구의 10~30%에 이를 정도로 흔한 질환이 됐지만, 경증으로 여기기엔 위험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궁금증을 곽장욱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원인 항원)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이다. 눈 주위 가려움, 눈 충혈, 두통,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곽장욱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 항원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꽃가루가 원인 항원이 되어 발생하는 ‘계절성 비염’과 집먼지진드기, 바퀴벌레 등이 항원이 되어 일 년 내내 나타나는 ‘통년성 비염’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 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주변 환경을 조절해서 최대한 원인 물질에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는 환경요법 혹은 회피요법이다. 두 번째는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항히스타민제 등을 통한 약물 치료다. 세 번째는 면역 치료가 있으며, 그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까지 고려한다. Q. 중장년층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위험한 질환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알레르기 비염은 천식이나 수면장애 같은 장기적으로 위험한 질환과 높은 연관성을 보입니다. 천식은 비가역적인 폐 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급성 악화로 인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폐렴과 같은 치명적인 폐질환에 취약하게 만듭니다. 수면무호흡과 수면장애는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 고혈압 같은 성인병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사망 원인 2위, 4위, 5위가 각각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는 천식이나 수면장애와 합병증이 장기적으로 중장년층에게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알레르기 비염은 어린 시절 못 고치면 평생 앓는 질환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사실인가요? A. 알레르기는 어린 시절 고치지 못하면 완치되지 못한다기보다, 아직 완치 개념이 없다고 하는 게 좀 더 맞는 표현이겠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알레르기를 관리해주고 치료한다면 코막힘이 만성화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이로 인한 축농증이나 코골이, 수면장애 등의 가능성도 낮출 수 있겠습니다. 또 천식도 비염을 잘 관리하면 급성 악화로 인한 입원, 응급실 방문 빈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는 증상이 비슷한데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A. 초기에는 두 질환 모두 코막힘이나 콧물이 나타나 비슷해 보이지만, 몇 가지 포인트에 집중하면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증상 측면에서 감기는 보통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인후염, 비염 증상을 보이는 걸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삼킬 때 목 통증, 발열,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고, 며칠에 걸쳐 서서히 악화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이와 달리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인해 나타납니다. 그래서 원인 물질에 노출되면 곧바로 재채기와 코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것은 드뭅니다. 병력과 관련해서 감기의 경우 특정 바이러스에 걸렸을 때만 증상이 있으며 평소에는 비염 증상 없이 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알레르기 비염은 환자분이 만성적으로 비염 증상을 앓고 있거나, 특정 계절마다 증상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Q. 알레르기 비염이 심해지면 축농증이나 천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나요? A. 알레르기가 코를 침범하면 알레르기 비염, 폐와 기관지를 침범하면 천식으로 진행되는 식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비염과 천식은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고 봅니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을 앓다 보면 콧물도 많아지고, 코점막도 붓고, 분비물을 이송하는 기능도 떨어지니 축농증이 잘 생길 거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연구마다 연관성에 대한 결과가 다르게 나오고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Q. 최근 계속 발전하고 있는 치료법인 면역 치료가 궁금합니다. A. 일부러 원인 물질에 지속 노출해서 과민반응 자체를 줄여보는, 즉 체질 개선을 기대하는 치료입니다. 약물 치료로 호전이 없거나, 1년 내내 약을 써야 해서 힘든 분들의 경우 시행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알약으로 복용하는 ‘설하 면역요법’과 주사제로 시행하는 ‘피하 면역요법’이 있습니다. 비염 증상과 응급 약물의 사용 빈도를 30~40%까지 감소시키고, 천식 같은 질환으로의 이행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알레르기 비염 개선에 도움 되는 생활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환자들에게 좋은 생활 요법으로 생리식염수 코 세척을 추천합니다. 부은 코점막을 가라앉히고, 비강 내부의 이물질을 제거하며, 염증 유발인자를 감소시켜줍니다. 단, 이는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고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므로, 회피요법 및 약물 치료와 병행할 것을 권고합니다. 또한 기본적인 공통 생활 수칙은 미세먼지, 온도 변화, 담배 연기나 매연, 음주를 피하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것입니다. 꽃가루가 많은 계절에는 창문을 닫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애완동물이 원인인 환자는 가능하면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것이 좋으나, 어려운 경우라면 자주 샴푸 목욕을 시키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집먼지진드기 방지를 위해 침대 커버는 삶는 게 좋고, 가능한 한 자주 교체해주며, 천보다는 가죽으로 된 가구를 사용해야 합니다. [도움말 곽장욱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2024-05-2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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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혈관질환 유발하는 ‘이상지질혈증’… 콜레스테롤이 문제
- 흔히 콜레스테롤은 지방 성분으로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성분이다. 신체를 형성하는 기본 단위인 세포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 되고, 여러 장기의 상태를 유지하는 스테로이드 합성을 돕고, 음식물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담즙산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이상지질혈증은 우리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이 혈액 중에 너무 적거나 우리 몸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너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이른다. 이상지질혈증은 각종 혈관질환을 유발한다. 뇌졸중이나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고 동맥경화증, 말초혈관질환, 췌장염 등의 원인이 된다. 또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만성콩팥병과 발기부전을 초래하기도 한다. 고지혈증과 헷갈리기도 하는데, 고지혈증은 혈액에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은 상태, 이상지질혈증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고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적은 상태라는 점에서 다르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지방 함량이 높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등과 같은 질환이 있을 때도 이상지질혈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146만7539명으로 2016년 62만4345명보다 5년간 약 2.4배 증가했다. 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 시트’에 따르면 진단 인구 대비 치료율은 66.6%, 지속치료율은 40.2%에 불과했다. 문제는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는 계속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를 끝까지 유지하는 환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증상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당뇨나 고혈압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의 지속치료율이 40%밖에 되지 않는 것은 약물치료 후 검사결과가 정상이 되면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며 “부작용이 없다면 약물치료는 가급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유산소 운동, 식단관리 등 적절한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다. LDL콜레스테롤의 수치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생활습관 조절만 할 것인지,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지 결정된다.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먼저 식단은 마가린, 라면, 튀긴 음식 등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 등 식이섬유질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또 금연, 금주를 하고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정상 체중 유지가 기본이다.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6개월 지속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5%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고혈압과 당뇨에 비해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보다 조절은 잘 되는 편이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며 “특히 당뇨병 또는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등이 있거나 고령자, 흡연자의 경우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2024-04-17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