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보기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중요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자녀 내외가 맞벌이해야 하는 현실을 살고 있어서다. 경제적 사정이 허락되면 아이 돌봄 전문인을 활용할 수 있지만, 대체로 친정이나 시댁의 부모가 그 일을 대신한다. 또한, 손주 돌봄 자체가 노후 삶에 보람을 주기도 해서다. 남의 손에 맡기느니 힘이 들어도 내리사랑을 베풀기 마련이다. 유아원이나 어린이집에 안전하게 보내고 먹거리를 챙기는 일 등이 기본이다. 정성을 다해 열심히 해도 때로는 마찰이 일기 마련이다. 한눈판 사이에 가구에 부닥쳐 생채기를 내기도 하여 며느리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서 은행에 통장정리를 하기로 했다. 필자는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하다보니 한 달에 수십 건의 은행일도 안방이나 직장의 책상에서 대부분 해결 한다. 그러나 별 중요하지도 않으면서 꼭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 일이 통장정리다. 인터넷으로 다 확인 한 일이지만 통장정리를 해 오던 습관으로 은행에 가서 통장정리를 하고 다 쓴 통장은 보관하고 새 통장을 발급받는 일이다. 거래하던 은행에 10시경 가보니 대출상담이나 펀드가입 등 차원 높은 은행업무일을 보는 사람은 별도의 창구에서 한산하게 있고
늘 생각해 오던 어딘가를 다녀오면 그것이 비타민이 되어 한동안 그 약발이 이어진다고나 할까. 남들처럼 충전이 되고 또 다른 에너지를 얻어내어 다가오는 시간에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더라도 한동안의 되새김은 분명 활력소가 되어준다. 또한 적어도 그저 궁금했던 것을 마주해 보고 내 현재의 지점을 희미하게나마 알아내는 정도는 되어준다. 독특하기만 한 인도 문화를 단순히 매력으로 바라보는 시선 속의 호기심이나 단순함에는 매체의 영향도 있다. 책 속에서 읽었던 그들의 삶이나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지를 가까이에서 느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번
손녀가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할머니! 크리스마스 날 할아버지가 산타크로스할아버지 옷을 입고 선물을 갖고 온다고 하는데 진짜야?’ 손녀는 이제 7살이다. 누구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고 거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서 하는 말이다. 할머니는 어떻게 대답해야 올바른 대답일지 몰라 잠시 머뭇거렸다고 한다. 손녀는 산타할아버지가 실제는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 같다. 그런데 해마다 선물을 받으니 할아버지가 산타 옷을 입고 밤에 몰래 와서 주고 가는 모양이라고 믿는 것 같다. ‘응 할아버지가 산타 옷을 입고 선물을 갖고 오실거야 예원(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국립무용단의 춤사위가 펼쳐졌다. ‘향연’ 이것이 우리의 춤이다, 라는 제목으로 관객에게 보인 무대는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이다. 정중동이라는 말처럼 수십 명의 무희가 고요한 가운데 손짓하나 발걸음 하나까지도 어쩌면 그리도 똑같이 움직이는지 다음 동작을 놓치지 않으려 눈 한번 깜빡할 수 없었다. 한국무용을 보게 되니 옛 생각이 밀려왔다. 꿈 많던 여고 시절 우리 학교에서는 과외활동으로 특활반이 있었다. 교과 과정과는 별도로 여러 가지 많은 과목 중 원하는 수업을 받을 수 있었는데 공부에 취미 있는 친구들은 과학반
한 대학병원에서 안타까운 신생아 집단사고가 났다. 그 원인을 찾느라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병원의 부주의에 따른 ‘집단감염’이 유력한 사고원인의 하나로 의심된다. 예전처럼 ‘인재’라는 뻔한 결론이 사고대책의 전부가 될 터이다. 요즘은 한파가 몰아치면서 감기가 크게 퍼졌다. 어린 학생들은 학교 다니기 어려워졌다. 인구가 밀집한 도회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집단감염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중장소를 가려서 가고, 학교는 임시휴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집단감염’을 피하려면 ‘집단‘을 멀리 하여야 한다. 손녀가 산후조리원에서 집단감
이제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월요일 날 아침에 당구장으로 가던 길이었는데, 사락사락 내리던 눈이 5분여를 걸어가니 엄청나게 퍼부었습니다. 금년 들어 서울지역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은 어둠침침...하염없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걸었는데, 기분은 좋았지요. 문득, 군 복무시절이 생각났습니다. 현역으로 군복무 하던 시절에 설악산 후사면 '선유실리'라는 곳에서 근무했는데, 그해 겨울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골짜기마다 내린 눈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무릎까지
‘포비아(Phobia)’는 정신 분석학에서 공포증을 말한다.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지나치게 혐오하거나 두려워하는 현상이다. ‘관계 포비아’는 관계에 대한 거부반응을 말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 관계 때문에 상당한 노력을 한다. 인맥은 상당히 중요하다. 남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그런데 관계를 두려워한다는 관계 포비아 현상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웃집 사람과 서로 알고 지내는 것도 귀찮아하고 정상적인 인맥 형성도 거부한다. 필자가 관계하고 있는 커뮤니티도 그렇다. 같이 공
이번 겨울 들어 롱 코트를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일종의 유행이다. 백화점 한정 수량 판매로 밤을 새며 난리를 피웠던 평창 롱 패딩이 유행의 불씨가 된 것 같다. 평소 잘 보이지도 않던 흰색 롱 코트가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그렇다. 롱 패딩이라고 하는데 사실 평창 롱 코트는 구즈 다운이 들어 있어 패딩 코트가 아니다. 패딩이란 인조 솜을 말한다. 보온력이 다운만큼 높지 않아 값이 그리 비싸지 않다. 그런데 내용물에 관계없이 패딩 코트라고 하는데 내용물에 따라 패딩 코트 또는 구즈다운 롱 코트라고 해야 맞다. 평창 구
얼마 전에 어느 여성 국회의원이 발언 중에 비정규직 급식 요원을 ‘밥 하는 아줌마’로 비하했다고, 매스컴의 공격을 받고 발언자가 당사자들인 급식요원 앞에서 공개 사과하고 곤욕을 치룬 일이 있었다. 옛날 우리 모두가 못 살던 시절, 서울의 웬만한 중산층 가정이면 거의 대부분 ‘밥하는 아줌마’인 가정부를 집에 두고 살았다. 다만 한 식구라도 먹는 입을 줄이기 위해 빈곤한 농촌에서 어린 딸을 서울로 올려 보내 흔히들 말하는 상주하는 식모살이를 시켰다. 당시엔 식모라고 불렀으나 언제부터인가 파출부나 가정부로 변하더니 요새는 가사 도우미
취기가 오른 탓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피아노 선제공격이 먹혔다. 임수정이 바로 옆에서 노래하고 내가 피아노 반주를 했다. 이슬 같은 여자 임수정과 참이슬을 마주하고 흥이 돋는 밤을 보냈다. “무작정 당신이 좋아요~ 이대로 옆에 있어주세요~” 이 노래가 TV에서 흘러나올 때 나는 가사 그대로 무작정 임수정이 좋아 죽었었다. 이 노래가 하루에도 몇 번씩 라디오로 흘러나오던 그녀의 전성기 시절 피가 끓는 청년 이봉규는 마치 그녀가 나에게 옆에 있어 달라고 애타게 원하고 있는 줄 착각하고 입을 헤~ 벌리고 넋을 놓은 적이
2018년 개띠의 해가 열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구는 돌고 역사는 기록될 것이고 개개인의 삶은 흘러갈 것이다. 올 새해맞이는 따뜻한 휴양지 코타키나발루에서 ‘지치지 않는’ 여행을 하면서 쉬는 것. 낮에는 바닷가에 나가 물놀이를 하고 배가 고프면 슬렁슬렁 시장통에 나가 애플망고를 실컷 먹고 저녁에는 밤하늘을 보면서 수영을 즐기는 일. 한 해의 초문을 여는 방법으로 이보다 행복한 여정은 없다.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서 놀고 액티비티 투어도 하고 코타키나발루는 사바 주의 주도(州都)다. 사바 주는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 자락 덮여도 매화 한 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 도종환의 ‘홍매화’에서 정초가 지나면서 계절은 겨울의 한복판으로 접어들지만, ‘꽃쟁이’들의 마음은 벌써 춘삼월이 코앞에 다가온 듯 들뜨기 시작합니다. 지구온난화 등의 여파로 시절을 착각한 복수초나 노루귀 등의 야생화들이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한 달여나 이르게 꽃망울을 터뜨리기 때문입니다. 그중 엄동설한에 피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꽃이 있습니다. 바로 매화(梅花)입니다. 눈 속에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의 저자 최준식은 “탈춤은 가장 민중적인 예술이며, 어느 춤보다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다. 필자 역시 그런 면에서 우리네 가면극(假面劇), 즉 탈춤놀이를 크게 꼽는다. 탈춤에는 꾸밈이 없으면서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문화 코드가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우리나라 탈춤 놀이마당에 푹 빠진 것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동적 춤사위(춤 동작)뿐만 아니라 탈[假面]이 갖는 특별함 때문이기도 하다. 요컨대 탈의 명칭을 생각하며 탈을 관찰하면 피부 병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최근 유병률이 높아지는 족저근막염 한때 신고 걷기만 해도 살을 빼준다는 슈즈가 유행했다. 이후에는 척추를 바로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슈즈가 또 유행했다. 산에 갈 때는 등산화를, 축구를 할 때는 축구화를 신는 것처럼 신발은 목적과 상황에 맞게 신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신발들이 병을 치료하지는 못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발바닥부터 뒤꿈치까지 이어진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플랫슈즈나 킬 힐처럼 발뒤꿈치에 무리를 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