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 고령자의 주거 취약성이 도시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된 집과 부족한 돌봄 인프라, 의료·교통 접근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농촌 노인의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단순 임대주택 공급보다 ‘주거+돌봄’ 통합 정책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이 발간한 ‘도·농 간 고령자 주거복지 격차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농촌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9.1%로 도시(18.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전국 평균은 20.6%다.
문제는 고령화 속도만이 아니다. 농촌 고령자의 주거 환경 자체가 도시보다 훨씬 열악했다. 농촌 고령자 가구의 42.3%는 지은 지 30년이 넘은 노후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절반이 넘는 50.1%가 30년 초과 주택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 노인의 집은 안전 측면에서도 취약했다. 보고서는 농촌 지역 주택 상당수가 문턱 단차와 툇마루, 실외 화장실 등 고령 친화적이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어 낙상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난방·단열 문제도 심각했다. 농촌 고령자 주택은 도시가스 대신 기름보일러 사용 비율이 높아 난방비 부담이 컸고, 냉난방 시설이 부족한 집도 적지 않았다.
의료·복지·교통 접근성 부족 역시 농촌 고령자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병원과 복지시설까지 이동 시간이 길고 대중교통이 부족해 돌봄 서비스 이용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배우자 사망과 자녀의 도시 이주로 독거 비중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고립과 돌봄 공백 문제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령자복지주택’을 확대하고 있다. 고령자복지주택은 문턱 제거, 안전손잡이 설치 등 무장애 설계를 적용한 공공임대주택에 복지시설을 결합한 형태다. 식사 지원과 건강관리, 공동체 프로그램 등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정책 효과도 일부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35개소, 4108세대의 고령자복지주택이 공급됐고, 이 가운데 21개소가 농어촌 지역에 조성됐다. 입주 이후 주거 만족도와 안전성, 복지서비스 접근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촌 입주자의 만족도 개선 폭이 도시보다 더 컸다.
다만 현행 제도가 도시 중심 기준으로 설계됐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사업 선정 기준이 교통 접근성이나 생활편의시설, 수요 규모 등 도시형 지표 위주로 구성돼 있어 고령화율이 높고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지자체는 낮은 재정자립도와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앞으로의 고령자 주거정책이 단순 공공임대 공급이 아니라 ‘지역사회 계속 거주(AIP·Aging in Place)’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령자가 살던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의료·돌봄·복지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농촌과 도시는 다른 생활 양식과 공간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저층형·연립형·세대통합형 등 농촌 맞춤형 주거 모델 확대가 필요하고 설명했다. 이어 초고령사회에서 농촌 노인의 집은 단순한 주거 문제가 아니라 돌봄과 복지, 지역 소멸 문제까지 연결된 사회 의제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60+ 궁금증] 왜 자꾸 새벽에 깰까?](https://img.etoday.co.kr/crop/190/120/232603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