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 명 이상이 가입해 ‘국민보험’이라고도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가입 시기에 따라 9~16% 오를 예정이지만, 가입자들의 체감 인상률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1·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내년 평균 15%대로 인상된다. 정확한 인상률은 이번 주 안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최근 1·2세대 실손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손보험에서 적자가 커 당초 20% 이상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국에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올해 실손보험에서 3조 5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세대 실손보험은 올해 손해율이 3분기까지 140.7%에 이른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1·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률을 15% 수준으로 조정하라고 제시하라는 의견을 밝혔다. 인상률이 높아지는데 대한 부담이 크다는 금융당국의 의견, 또 일부 가입자의 과잉 진료로 손해가 발생한 부분을 전체 가입자에게 지운다는 여론이 인상률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연간 인상률을 15% 수준으로 억제했지만, 실제 개별 소비자가 체감할 인상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1·2세대 실손보험은 통상 3~5년 주기로 갱신하기 때문에, 만일 내년 갱신을 앞뒀다면 인상률이 한꺼번에 적용돼 50% 이상 인상될 수도 있다.
특히 고령층은 연령 증가에 따른 인상분이 연간 5%포인트가 넘는 것으로 추정돼 인상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내년 4월 보험료 인상률이 적용되는 1세대 실손 가입자 중 일부 고령층에선 연령 인상분까지 반영돼 보험료 인상률이 100%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2017년 4월 이후 팔린 3세대 실손보험료도 내년에 처음으로 평균 9% 정도 인상될 전망이다. 보험업계가 지난해 3세대 실손보험에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안정화 할인 특약’이 종료되어서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에 의견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확정된게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내년 인상률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