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나목에 석양이 스치면

입력 2022-03-21 08:15

(최경인 사진작가)
(최경인 사진작가)
햇살이 사물에 항상 공평하지는 않다.

빛이 기울어지는 朝夕에는 더욱 그렇다.

석양빛이 나목을 스치고 지나간다.

빛을 받은 버즘나무와 버드나무는 황금빛을 발하고

빛을 받지 못한 나무들은 어둠 속에 갇힌다.

높은 나무가 더 많은 햇살을 받는 건 세상 이치다.

빛의 차별은 대조와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치열하게 사는 것도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그곳에는 더 많은 햇살이 있기 때문에,

밝아서 더욱 주목받고 더 따뜻하기 때문에…

하지만 황혼이 지고 해가 먼 산을 넘어가면

모든 사물이 어둠에 묻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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