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과세 여파, 강남재건축 냉탕으로

기사입력 2014-03-17 14:32 기사수정 2014-03-17 14:32

2·26대책 일주일만에 다시 매물 쌓여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매물이 하루 3~4개씩 나오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어 호가만 떨어지고 있어요. 두달여 동안 온탕과 냉탕을 드나드는 듯 합니다."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온기가 돌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규제 완화책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투자심리가 정부의 전·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의 여파로 얼어붙은 것.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결정을 미루고, 집주인들은 최근 거둬들였던 매물을 다시 시장에 내놓고 있다.

14일 한국감정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 상승해 28주 연속 상승했지만 수도권(0.14%)과 지방(0.06%) 모두 전주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특히 고가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서울과 강남의 상승 폭이 둔화됐다. 서울의 상승 폭은 1주일 새 0.05%포인트, 강남은 0.13%포인트 감소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이후 줄곧 상승하던 잠실주공5단지와 개포주공, 은마 등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 호가는 전주보다 1000만원가량 내렸다.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는 최근 일주일새 호가가 500만~1000만원 내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40㎡형은 지난해 말 5억3000만원에서 이달 현재 6억3000만원으로 2개월 새 최대 1억원까지 올랐다가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인근 재건축단지인 개포 주공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개포 주공1단지 전용 42㎡형은 7억1000만원 선으로 일주일 새 1000만원 내렸다.

개포동 H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라 거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갑자기 세금을 더 거두겠다고 하니 누가 집을 사려고 하겠느냐"면서 "방문 고객은 물론 상담 전화도 끊겼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주요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은마 아파트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또한 거래가 줄어들면서 호가도 약보합세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단기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호가도 조금 빠지고 거래도 뜸해졌다"고 말했다.

소강상태에 빠진 주택시장은 정부가 임대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올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주택 거래가 크게 늘었지만 이달에는 거래 증가폭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국회에서 정부 대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이 관망세 짙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에선 세금 부과 기준을 놓고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되는 만큼 이 법안들이 당초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주택관련 협회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전월세 대책이 대거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인 만큼 이로 인한 주택시장의 여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도 “(2.26전월세 대책이 나와 심리적인 영향이 있겠지만)앞으로도 전국 집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다. (정부의 보완대책 등이)시장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지속 모니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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