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알레르기성 결막염 “가렵다고 눈 비볐다간…”

기사입력 2025-04-29 08:06 기사수정 2025-04-29 08:06

안구건조증과 비슷한 듯 달라, 항원 피하는 게 최선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꽃가루와 황사가 흩날리는 4월은 연중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다. 가렵고 눈곱이 많이 껴서 눈을 자주 비비게 되는데, 이는 각막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호흡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질환으로, ‘봄철만 지나면 괜찮겠지’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대한 궁금증을 이지혜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199만 25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월 환자만 35만 3535명으로, 전체 환자 수의 약 1/6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크게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 통년 알레르기 결막염, 아토피 각결막염, 봄철 각결막염, 거대 유두 결막염으로 나눌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가장 흔한 경우가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이다. 봄철 환자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는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에 주목해봤다.

Q. 안구건조증과 구별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A.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대부분 특정 계절에만 존재하는 꽃가루, 풀, 나무 등의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발생합니다. 특징은 눈이 가려운 것인데, 대부분 정도가 경미합니다. 또 결막부종(흰자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나 끈적한 눈곱이 끼는 것은 안구건조증에서는 보기 어려운 증상입니다. 그 외 눈 작열감, 충혈, 눈부심, 눈물 분비 증가 등의 증상은 안구건조증에서도 보이므로 증상만 가지고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때는 안과 의사가 결막의 유두 반응 등을 보고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Q. 노안 수술, 백내장 수술을 받은 중장년이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걸리면 어떤 영향을 받나요?

A.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연령과 관계없이 모든 나이에서 나타나지만, 중장년은 발병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걸리면 눈물 분비가 증가해 눈물을 자꾸 닦아내거나 가려워서 눈을 비비게 됩니다. 그러면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고, 그로 인해 시야 흐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노안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을 한 중장년 환자에게만 특별히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 위험성이 높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는 바입니다.

Q.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염의 상관관계가 높아 보입니다.

A.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는 항원이 비염과 천식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항원이 눈물에 섞여 비루관을 통해 목뒤로 넘어가면 코점막에도 염증 반응이 생기면서 비염이나 인후 자극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의 약 70%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질환들은 모두 항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생기는데, 꽃가루나 먼지 등이 항원이 되는 경우가 많아 봄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Q. 치료와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나요?

치료는 염증의 정도와 지속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증상 완화를 목표로 안약과 경구약을 선택하는 대증치료가 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항히스타민제(알레르기 반응을 매개하는 히스타민이라는 화학물질의 역할을 줄이는 약제) 안약을 처방받아 점안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단기간에 강력한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해 치료하는데, 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치료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는 항원 노출을 되도록 피하는 것입니다. 또한 인공눈물을 점안하면 알레르기 항원이나 염증 매개 물질을 희석해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고, 부종이 있는 경우에는 냉찜질이 부종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가 주의해야 하는 합병증은 무엇인가요?

시력 저하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인한 영구적인 시력 저하는 드뭅니다. 대부분 일시적인 각막의 상처일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항알레르기 안약과 함께 인공눈물을 점안하면서 거의 호전됩니다.

그러나 예외의 경우가 존재합니다. 각막 상피 손상이 지속되면 시력에도 영향을 주고, 확률이 아주 높진 않더라도 2차 각막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스테로이드 안약을 점안하는 경우, 간혹 안압이 오르기도 하기 때문에 꼭 안압 확인을 해야 합니다. 원추 각막(각막이 점차 얇아지고 뾰족해지는 질환) 환자도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가려워서 눈을 습관적으로 비비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즉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시력 이상이 발생할 경우, 안과를 방문해 다른 합병증이 동반되었는지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이지혜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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