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노년은 이제 ‘여생을 보내는 시기’가 아닌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시기’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은퇴자 마을)다. 건강할 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한 공간에서 주거·의료·돌봄·여가를 통합적으로 누릴 수 있는 복합 커뮤니티를 말한다. 전북 고창의 웰파크시티가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에는 현재 2000여 개에 달하는 CCRC가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서울 여의도의 13배 면적에 3만 7000여 명이 거주하는 미국 애리조나주 ‘선시티’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단지 내에서 주거, 의료, 여가 활동까지 해결할 수 있는 초대형 실버 커뮤니티다. 국내에서도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한국형 CCRC 모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고창 웰파크시티는 그 해답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서울과 경기 등 6곳에서 실버타운을 운영하는 서울시니어스타워가 2017년 전북 고창에 건립했다.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출신인 이종균 이사장은 의료 현장에서 노인 문제의 본질을 목격하고 실버산업에 뛰어들었다.
노년의 삶을 바꾸는 CCRC
웰파크시티는 단순한 실버타운이나 요양시설이 아니다. 의료·자연·문화·관광이 통합된 시니어 친화 도시를 표방한다. 노년기의 활력 넘치는 일상을 지원한다.
약 40만 평(약 132만 2314㎡) 규모에 달하는 웰파크시티에는 △온천 리조트 ‘석정휴스파’ △황토 펜션과 면역 프로그램을 갖춘 ‘힐링카운티’ △병원과 요양병원 △실버타운 ‘고창타워’ △골프장 ‘석정힐 CC’ △먹거리·편의시설 등이 통합적으로 들어서 있다.
게르마늄 온천과 편백나무 숲, 면역산책로, 황톳길 등 자연 기반 웰니스 인프라를 갖춘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의 웰니스 관광지 88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니어스타워의 도심형 실버타운 입주자는 83%가 1인 가구이며 평균 연령은 88세로, 기관 주도 정기 프로그램 중심의 생활이 이뤄진다. 웰파크시티는 평균 연령 71세, 부부 세대 비중이 높고 공동체 기반의 커뮤니티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입지의 차이를 넘어, 노년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지명훈 서울시니어스타워 사장은 “과거의 시니어가 안정과 돌봄을 중심에 두었다면, 오늘날은 목적 있는 삶, 사회적 연결, 지속적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크다”며 “서울시니어스타워는 보호받는 공간이 아닌, 스스로 살아가는 생활체로서의 시니어 공동체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누구나 머물 수 있는 곳, 웰파크호텔
웰파크시티 내에 웰파크호텔이 4월에 새롭게 들어섰다. 실버타운인 고창타워는 만 60세 이상 입주할 수 있다. 연령 제한이 없는 힐링카운티는 한 달 살기 등 단기적으로 머무는 이들이 선호한다. 웰파크호텔 역시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려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은퇴자 마을 한가운데 세워진 이 호텔은 고령화사회에 발맞춰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설계와 시니어 친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에 총 91개 객실의 욕실 면적은 일반 호텔보다 두 배 이상 넓다.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일반 호텔과 달리 고령자와 활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배리어 프리 객실을 갖추고 있다. 낮은 침대와 보조 침대, 안전 손잡이는 물론, 넓은 동선으로 잠시 머무는 동안에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서울시니어스타워 관계자는 “이 호텔은 지금의 편안함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며 “10년 후 노년층이 관광과 호텔 소비의 중심이 될 것을 예상하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웰파크호텔 1층에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식을 제공하는 메인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특히 야외 테라스 선큰가든에서는 고창의 사계절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종균 이사장은 “서울시니어스타워는 17년 만에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준공하며 고령화사회를 위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앞으로 은퇴 후 사람들이 문화·복지·의료시설을 통해 생산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데 웰파크시티와 웰파크호텔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