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보청기 시장이 고령 인구 증가와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 파트너스(The Insight Partners)가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청기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38조 8천억 원(287억 5천만 달러)에서 2031년 61조 6천억 원(456억 8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6.9%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세계적인 고령화가 가장 큰 배경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는 10억 명을 넘어섰으며, 2030년 14억 명, 2050년에는 21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력 보조가 필요한 인구는 2023년 약 4억 3천만 명에서 2050년에는 7억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젊은 세대에서도 청력 손실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소음 노출과 이어폰 장시간 사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요인은 보청기 수요를 특정 연령층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대로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소는 기술 발전이다. 인공지능 기반 소리 처리, 소음 제거 알고리즘, 방향성 마이크, 무선 연결, 재충전 배터리, 생체 신호 모니터링, 실시간 언어 번역 기능 등 첨단 기술이 보청기에 도입되면서 사용자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반의약품(OTC) 보청기를 승인해 의료 전문가의 처방 없이도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 점도 접근성을 넓혔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여전히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국내 보청기 시장규모는 3000억 원에서 4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실제로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난청은 국내 노인의 3대 만성질환 중 하나로 꼽히지만, 보청기 보급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인식과 높은 비용 부담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