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정점 78세”…초고령사회가 바꾼 의료비 지형도

입력 2026-01-07 15:19

65세 이후 의료비 집중, 노년기 부담 기간 길어져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의료비의 관심 축이 ‘얼마나 쓰는가’에서 ‘어디에 쓰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생애 진료비 추정을 통한 건강보험 진료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민 1인의 생애 진료비는 1억9722만 원으로 추정하지만 총액보다 주목해야 할 변화는 비용이 집중되는 방식과 구조다.

▲진료형태별 생애 건강보험진료비.(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진료형태별 생애 건강보험진료비.(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2023년 생애 의료비는 외래 7947만 원(40.3%), 입원 7781만 원(39.5%), 약국 3926만 원(20.2%)으로 외래와 약국 비중이 60%를 넘는다. 생애 의료비는 전 연령대를 기준으로 추정한 값이지만 실제 의료비 지출의 상당 부분이 65세 이후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전체 평균 구조는 고령층의 이용 패턴과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고령층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장기간 관리해야 하고 외래 진료와 복약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입원보다 외래·약국 중심의 지출 비중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의료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점도 늦춰졌다. 의료비 지출의 정점이 2004년 71세에서 2023년 78세로 7년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고비용 의료가 집중되는 기간도 함께 길어졌고, 이로 인해 노년기의 의료비 부담 기간 역시 과거보다 크게 확대됐다.

생애 진료비는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여성은 약 2억1474만 원, 남성은 1억8263만 원으로 여성이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지출 성향의 차이가 아니라 여성이 더 오래 사는 기간만큼 의료비가 누적된 결과임을 보여준다.

요양기관별 생애 누적 진료비 지출은 약국(3993만 원)과 의원(3984만 원)이 가장 크고 상급종합병원(3497만 원), 종합병원(3388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법정본인부담금은 약국(1067만 원)과 의원(960만 원)의 비중이 높았다. 이러한 지출 결과는 지역사회에서 외래·복약 영역이 생애 누적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성별과 연령별 지출 패턴을 반영한 맞춤형 건강보험 설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요양병원처럼 노년층 이용이 많은 기관은 정밀한 재정 관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한, 암·만성질환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방과 건강증진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위험요인 개선과 조기선별 프로그램 확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만성질환 조기관리, 재활접근성 확대,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강화 등이 핵심이다. 건강수명이 늘어야 고령사회 부담도 완화된다며 이러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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