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넘어 ‘즐기는 노후’로 전환, 병오년 中 실버산업 전망

입력 2026-01-09 11:33 수정 2026-01-09 11:51

[이준호의 시니어 비즈니스 인사이드 ㉒]

최근 한중간의 정상외교를 통해 중국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약 2억1700만 명으로 비중은 약 15.4%에 이른다. 14%가 기준인 ‘고령사회’에 이미 접어든 상태다. 때문에 고령자들을 위한 제품 수요가 늘고 있고, 실버산업 분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돌봄 체계는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을 전환기로 삼아 ‘보편적이고 접근성 높은 양로 서비스’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고령화 대응을 국가 발전과 민생 안정의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고령자 권익 보호, 사회 참여 확대, 양로 서비스 강화 등을 담은 정책 문건을 30여 건 이상 국가 차원에서 잇달아 발표됐다.

이미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취약 노인가구 주거 개조가 224만 가구 완료됐고, 노인 전용 식당 8만6000 곳, 양로 기관과 시설 39만6000 곳이 구축됐다. 특히 간호·요양 기능을 갖춘 침대 비중이 67.5%에 이르면서, 중국의 돌봄 체계는 단순 수용형에서 돌봄·간호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양해지는 중국 고령 소비자 요구

그렇다면 병오년 올해 중국 내 시니어 비즈니스 전망은 어떨까? 중국 매체들은 현재의 자국 내 상황을 ‘즐기는 노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단순한 돌봄에 대한 요구로 그치지 않고, 즐거운 노후를 원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방송 CCTV는 지난 6일 실버산업의 패러다임이 '생존형'에서 '즐거움'으로 변화한다고 보도했다. ‘기본 돌봄’ 중심에서 주거·문화·여가·건강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CCTV는 베이징의 고령자 맞춤형 주거 개조, 장쑤성 난징의 학습·체육 중심 노인 커뮤니티, 윈난성 푸얼의 요양과 체험을 결합한 장·단기 체류형 노후 사례를 소개하며, 노년의 생활이 돌봄을 넘어 ‘일상 속 향유’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중국의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30.4% 늘었고, 시설 돌봄과 방문 돌봄도 각각 22.6%, 18.0% 증가했다. 동시에 보행·청각 보조기기, 노인 영양·건강 제품, 여행·체육·문화 소비 등 ‘비돌봄 영역’의 소비 증가세도 뚜렷했다. CCTV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중국 노인용품 시장 규모가 2024년 5조4000억 위안(약 1026조 원)에서 2025년 6조1000억 위안(약 1159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일보는 지난달 중국 소비시장이 ‘있고 없고’의 단계에서 ‘좋은가, 맞는가’의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하며, 실버경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노인용품 시장 규모는 2014년 2조6000억 위안(약 494조 원)에서 2024년 5조4000억 위안(약 1026조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지만, 현장에서는 “원하는 물건을 사기 어렵다”는 소비자와 “노인용품은 팔기 어렵다”는 기업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는 것이다.

인민일보는 이를 구조적인 공급·수요 불일치 문제로 규정하며, 고령자의 실제 생활과 취향을 반영한 품질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물량 확대가 아니라 맞춤형 고급 브랜드 육성, 개별화된 스마트 기기 개발, 다양한 서비스 결합을 통해서만 실버 소비의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중국의 실버산업이 양적 성장 국면을 지나, 수요에 부합하는 고품질 제품을 요구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국내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내수 성장의 견인축으로 떠올라

실버산업이 중국 내수를 떠받치는 축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청년보는 지난달 31일 보도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의 논의를 인용해, 실버경제가 단순한 고령자 복지 영역을 넘어 내수 확대와 소비 구조 고도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청년보는 정부 정책이 돌봄·식사 지원 등 기초적인 생활 보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여행·문화·학습·디지털 소비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소비를 함께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층 소비가 의료·보조기기 중심에서 온라인 쇼핑, 체험형 여행, 자기계발과 같은 영역으로 넓어지면서, 비성수기 관광이나 지역 소비를 떠받치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청년보는 이러한 변화가 실버경제를 ‘조 단위 시장’으로 키우는 동시에, 내수 시장의 새로운 성장 여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리하면 중국의 시니어 비즈니스는 돌봄 중심에서 주거·여가·건강 등 생활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책은 보편적 돌봄을 기반으로 삼고, 시장은 고령자의 생활과 취향에 맞는 소비를 키우는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뉴스

  • 시니어 음식 서비스, “집밥 부담 덜고 건강 잡아야”
    시니어 음식 서비스, “집밥 부담 덜고 건강 잡아야”
  • 한∙중간 MOU 체결, 고령 인구 3억 명 中 실버경제 현황은?
    한∙중간 MOU 체결, 고령 인구 3억 명 中 실버경제 현황은?
  • ‘검소한 일본인’은 옛말, ‘메리하리’ 액티브 시니어 부상
    ‘검소한 일본인’은 옛말, ‘메리하리’ 액티브 시니어 부상
  • “젊음의 경계가 사라진다” 2026년 초고령사회의 기회
    “젊음의 경계가 사라진다” 2026년 초고령사회의 기회
  • 한국의 공허함과는 다른, 미국 요양시설의 ‘사랑’
    한국의 공허함과는 다른, 미국 요양시설의 ‘사랑’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