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은 소장에서 항문으로 이어지는 약 1.5m 길이의 소화기관 마지막 구간으로, 결장과 직장으로 나뉜다.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우측 결장암은 빈혈, 체중 감소, 복부 통증이, 좌측 결장암은 변 굵기 변화, 변비, 복부 팽만감이 흔하다. 배변 습관의 돌연한 변화, 혈변이나 흑변, 원인 모를 복통과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동반될 경우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흔히 치질로 오인해 방치하는 사례가 있으나 혈변은 대장암의 대표적 신호일 수 있어 각별한 경계가 요구된다.
송주명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작은 신호라도 놓치지 않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확실한 진단법은 대장내시경이다. 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용종을 즉시 제거할 수 있어 진단과 예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송 교수는 “대장내시경은 용종 여부를 확인하고 곧바로 제거할 수 있어 대장암 예방 효과가 크다. 용종만 잘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률은 70~90%, 사망률은 50% 감소할 수 있다”며 “배변 습관이 예전과 달라졌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병 요인의 약 80%는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 기름진 육류와 소시지·햄·베이컨 등 가공육 섭취, 흡연, 음주, 비만이 위험도를 높인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험은 더 커진다. 부모의 대장암 병력이 있으면 자녀의 발병 위험이 3~4배, 형제자매 간에는 최대 7배까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예방의 첫걸음은 정기 검진이다.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지는 만큼 증상이 없어도 계획적인 내시경 검사가 권고된다. 50세 이상 성인은 무증상이라도 최소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염증성 장질환 병력이나 1㎝ 이상 혹은 다발성 용종이 있는 경우에는 1~3년 간격의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가족력이 있을 땐 보다 이른 시점부터 면밀한 검진이 요구된다.
생활습관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금연과 절주를 기본으로,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적정 체중 유지와 꾸준한 신체활동 역시 예방 효과가 확인돼 있다. 송 교수는 “대장암은 과거 노년층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식습관과 생활양식 변화로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며 “건강한 식단과 더불어 평소 몸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관심이 가장 확실한 예방”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