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잘 못 그리고 AI 다루는 것도 어렵다고 걱정하셨죠? 2시간 후면 ‘나도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실 거예요.” 호기심과 걱정이 섞인 표정의 참가자들에게 정오은 플레도 연구원이 격려를 건넨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플레도’가 마련한 그림책 만들기 이벤트 현장이다.

화면 터치하고 블록 연결, ‘디지털 공포증 타파’
지난해 11월 20일은 시니어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동화책 작가가 되어보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에듀테크 기업 플레도가 개발한 ‘AI 플레도 시니어’ 기기를 활용했다. 이 기기의 가장 큰 특징은 화면을 터치하는 것뿐 아니라, 손에 잡히는 ‘블록’을 이용해 디지털 기기와 소통한다는 점이다.
강사로 나선 정오은 플레도 연구원이 기기 조작법을 설명하며 “자, ‘개미’라는 단어를 만들어볼까요?” 하자, 참가자들은 자음과 모음이 적힌 블록을 조합해 본체에 붙였다. 태블릿 화면이 즉각 반응하며 “참 잘했어요!”를 외치자, 이들의 얼굴에 슬그머니 미소가 번졌다.
본격적인 그림책 만들기에 앞서 진행한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체험’도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 조철증(79) 씨는 “최근 병원에서 치매 전 단계니 잘 관리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많았다. 키오스크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어도 다시 주문하려고 하면 또 잊어버리는 것 같다. 뒷사람을 기다리게 할까 봐 키오스크로 주문할 때면 초조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플레도 기기로 천천히 반복 연습하니 좀 익숙해진 것 같다. 이제 떨지 않고 주문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목소리가 글이 되고, 블록이 그림이 되다
“주제는 ‘설날의 우리 가족’입니다. 마음껏 상상해서 그림을 완성해보세요.”
2교시 그림책 만들기 시간이 되자 현장은 사뭇 진지해졌다. 참가자들이 ‘음식’, ‘전통놀이’, ‘가족’ 등의 그림이 그려진 블록을 기기에 가져다 대자, 화면에 해당 그림이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이리저리 배치하며 화면 속 가상의 명절 풍경을 꾸몄다.
가장 놀라운 순간은 ‘스토리텔링’ 시간이었다. 타자 입력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을 위해 AI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다. “설날 아침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고 윷놀이를 합니다”라고 말하면, AI가 이를 인식해 동화책 지문으로 자동 변환해주는 식이다.
이날 완성된 작품은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었다. 가족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이 담긴 ‘그림 편지’이자 ‘자서전’이었다.
장혜성(76) 씨는 “옛날 시골에서 뛰어놀던 생각이 나네요. 시골 친구들 잘 있는지도 궁금하고…. 남아 계신 어르신들은 계속 건강하시기 바랍니다”라며 그리운 옛 이웃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김혜숙(69) 씨는 “우리 동규, 온유, 리원, 시원은 그림에서처럼 풍성한 자연환경에서 명절을 맞이하길 바랐어요”라며 손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할아버지 작가 됐다! ‘출판 기념 증정식’
약 3주 뒤인 12월 8일, 조촐하지만 뜻깊은 ‘AI 동화책 증정식’이 열렸다. 증정식에서 인사말을 전한 신동민 이투데이피엔씨 대표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시니어들이 디지털 세상의 주체로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축사를 맡은 김관석 플레도 대표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함께 ‘시니어 자서전 만들기 캠페인’으로 확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으며, 시니어 강사 양성을 통한 일자리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이름이 저자로 적힌 실물 그림책 ‘희망 가득 새해맞이’를 받아 든 참가자들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했다. 이날 참석한 박창용(71) 씨는 ‘아내에게 평생의 반려자로서 사랑하고 고맙다’는 내용을 펼치며 웃었다. 손주 ‘서우’를 위해 책을 만든 백인호(65) 씨는 “집에 가서 손주하고 같이 읽어볼 생각”이라며 미소 지었다. 조철증 씨 역시 “동화책을 받아보니, AI 기기를 체험했을 때와는 또 다르다. 참 좋다”는 감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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