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목소리가 쉽게 쉬거나 탁해지고, 말끝에 힘이 빠진다고 느꼈다면? 감기 같은 일시적인 질환 때문이 아니라, 나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변화일 수 있다. 자꾸만 듣고 싶은 목소리를 되찾는 방법이 있다. 간단한 습관으로 목소리를 관리해보자.

목소리는 ‘생활 습관의 결과’
성대를 지지하는 근육이나 폐 기능이 약해지며 호흡량이 줄어들면 좋은 소리를 내기 어려워진다. 이를 의학 용어로는 ‘노인성 음성 장애’라고도 한다. 노화로 인해 성대 근육이 약해지면 목소리가 떨리거나 힘이 빠지고, 소리가 거칠어지거나 톤이 높아진다. 폐활량이 줄어도 소리가 약해지고 쉽게 지치며, 하려던 말을 분명하게 끝마치지 못한다.
이러한 목소리의 노화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시니어 세대가 목소리를 내고 의사를 표현하는 일까지 꺼리게 만들어 사회적 고립과 자존감 약화의 악순환에 빠진다.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 명품성우 과정을 지도하고 ‘더소리보이스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는 성우 홍승표 원장에게 물었다. 나이 들수록 가래·기침 때문에 목소리가 거칠어지거나, 평소에도 목소리가 듣기 좋고 곱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방법의 코칭이 가능할까? 답은 의외로 생활 밀착형 관리에 있었다. 목소리를 꾸준히 쓰고, 성대를 건조하지 않게 하며, 호흡과 감정의 연결을 되살리는 것. 특별한 장비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 목소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베테랑 성우의 목소리 관리 비결
그가 말하는 좋은 소리, 좋은 발성은 성대를 활짝 연 상태에서 몸 안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빠져나오는 것이다. 닫힌 성대를 부딪쳐가며 억지로 만들어내는 소리가 아니라, 몸통과 호흡, 성대가 조화롭게 제 역할을 할 때를 좋은 발성이 이뤄진 것으로 보았다. “우리말의 모음은 목청이 열리면서 날숨이 실려 나오는 소리”라며,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아, 에, 이, 오, 우’를 정확히 발음하는 연습을 하면 발성이 한결 나아진다고 권했다.
다음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고도 우리 일상에서 목소리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가 추천한 것들이다.
첫째, 충분한 수면은 목소리 관리의 핵심이다. 특히 늦게 자거나 수면이 부족한 상태를 지적했다. 잠이 부족하면 성대에 피로가 쌓이고, 목의 잠김이나 갈라짐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10시간 정도는 푹 자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둘째,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신다. 성대를 하루 종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미지근한 물 한잔으로 시작해, 생활하는 틈틈이 목이 마르기 전에 자주 한두 모금씩 나누어 마시는 습관이 성대 피로를 줄인다. 특히 카페인 음료는 목 컨디션 관리에 부담을 준다. 다만 현대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럴 때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셋째, 호흡과 감정을 돌본다. 그는 ‘행복한 웃음’과 ‘세상을 향해 감탄하기’를 강조했다. 나이 들수록 감동과 감탄이 줄어든다고 느낀다면, ‘일부러 감탄하고 일부러 감동하라’는 조언이다. 웃음과 감탄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복식호흡과 공명을 깨우는 좋은 훈련이다. “감탄이 늘면 소리가 달라지고, 마음이 달라지며,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그의 말은 목소리 관리가 곧 삶의 태도 관리라는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넷째, 허밍을 생활 루틴으로 만든다. 말할 상대가 줄어드는 노년기에는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아서’ 더 빨리 약해질 수 있다. 이때 부담 없이 성대를 깨우는 방법이 허밍이다. 홍 원장은 “혼잣말이 늘고 말할 상대도 없는 시기에는 꼭 허밍을 해보라”고 권했다. 허밍은 좋은 소리를 만드는 현실적이고 간편한 성대 스트레칭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목소리를 관리하는 습관은 대화의 의욕을 되살리고 관계의 반경을 넓힌다. 목소리 훈련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타인과의 소통 방식을 개선하며, 결과적으로 건강한 노후를 위한 인생관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성우 수업에서 배우는 기술들이 시니어에게 특히 의미 있는 이유다. 목소리 관리법을 건강 지키는 도구이자 삶을 능동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활용해보자.
도움말 홍승표 더소리보이스트레이닝센터 원장한국성우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방송과 더빙, 애니메이션 녹음, 보이스·면접 코칭과 낭독 수업, 성우 녹음 지도, 공연 기획 등 목소리 기반 교육과 콘텐츠 활동을 폭넓게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