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렇게 참는다] 참을 인(忍)자 세 번 쓰기

기사입력 2016-07-06 15:09 기사수정 2016-07-06 15:09

▲필자가 쓴 격언집. (육미승 동년기자)
▲필자가 쓴 격언집. (육미승 동년기자)
'참을 인(忍)자 세 번 쓰면 살인도 면한다.' 이 말은 조선 명종 때 홍계관이란 장님 점쟁이 얘기에서 유래되었다는 걸 누구나 다 기억하고 있으리라. 그렇게 무슨 일이던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정확한 상황판단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아내와 남편이란 부부 사이에서의 일들이란 깊이 따져보거나 곰곰이 생각해야 하는 일들이 아닌 듯 서로가 약간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남편이 보기에 별 일 아닌 것이 아내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일 수도 있고, 아내가 판단하기에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 때로는 남편에게는 아주 힘들고 중요한 일일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서로가 자기의 잣대로만 해석하는 실수를 하는 거다.

간단한 일로 같이 외출할 때 아내(남편)가 입은 옷이 맘에 안들 때가 있지만 참는다는 남편(아내)들이 있다. 또 같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식사를 하려할 때도 그런 일이 생긴다.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따로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아내(남편)들은 고집스러운 남편(아내)이면 상대방이 가자는 대로 가면서 아이들에게 타이른다고 대답한다.

필자도 마찬가지 답을 찾았다. 이제껏 한 번도 주체적으로 행동해 본 적이 없다. 어려서부터 또 학교 도덕시간에서도 배운 건 참을 인자를 세 번 쓰라는 얘기였다. 참는 자에게는 복이 온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렷다. 왜 참아야 하는지는 정확하게 따지지도 말고 그저 남편은 하늘이니까 따라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옛날 아버지와 선생님들의 말씀에 토 안 달고 무조건 믿고 살아왔다. 참을 인자 써가면서 찾아낸 비결이랄까?

참고 동의해주는 게 편하다는 걸 어느 날 깨닫고 부터는 더 더욱 그렇게 했다. 얼굴 찡그리거나 우락부락한 얼굴 표정 안 보니 좋았다. 다투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 주니 모든 일이 스므스하게 해결되어 편했다. 어떤 일을 하는데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본인이 하고자 하던 일이니 투덜거리는 일 없고 잘못 되더라도 내게 어떤 불똥이 튀지도 않았고 오히려 말하기 어려운 사과까지 받으니 그것도 깨소금 맛이었다. 나는 모든 것을 즐기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났고 웃는 얼굴로 ‘응 그렇게 해보지 뭐’ 하며 동의를 해 버리는 여자로 되어버렸다. 처음엔 엄청 참을 인자를 써댔으나 이제는 아니다. 길들여진 강아지처럼 주인을 잘 따른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아이들이 대신 전달해 주니까 쉽게 일이 성사되었고, 의견을 내면 ‘응, 좋아’ 하는 간단한 대답으로 마무리 되어버린다. 내 자신이 바보라는 생각은 절대 안 든다. 왜냐하면 일을 하는 도중에 본인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달아지면 도움을 청하니까 그럴 적마다 ‘요때다’ 하고 나의 뜻을 깔끔 맞게 피력할 기회가 오니까 말이다. 참을 인자를 한 번도 안 쓸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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