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명이 한 반인데 어머니들이 거의 다 참여 한다. 아주 자질구레한 일들이지만 소신을 가지고 정말 학교를 위해서 열정적이다. 벨 마크를 매달 모아서 계산하는 일들 같은 건 한 달 쯤 지나가도 어느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일이고, 다음 달에 해도 아무 문제없는 일임에도 절대 그러는 엄마들이 없다. 근면 정신과 책임완수에 내심 놀라웠다. 자기 책임 절대 완수라는 철칙이었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잘못을 배우게 한다는 건 용납 못한다는 말이었다. 유도리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런 작은 일이 어떤 큰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산단다. 보기에는 아주 부드럽고 유연한 마음 씀으로 보여 지는 엄마들도 절대 기본적인 일들에 어긋남이란 없었다. 자꾸 자꾸 많은 것들을 배워 갔다. 일어 실력이 하루하루 늘어가면서 어머니의 도리도 자꾸 넓어져 갔다. 생전 처음 겪는 새로운 것들을 배워 가는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대상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올바른 기초적인 도덕생활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가 우러나왔다. 하루하루가 너무너무 기뻤고 즐거움의 비명이 질러졌다. 이렇게 사람다운 생활을 아무 거리낌 없이 어떤 누구의 저지도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다는 가벼운 행복에 푹 빠져 살아가는 나날들이었다. 어머니들의 친절과 아주 편한 가르침 속에서 깨달음들이 쌓여갔다. 편집부에 가면 격려 속에서 글을 써서 냈고, 벨 마크 수집 반에 가면 계산을 했고, 케이크를 만들면 함께 거품을 냈고... 언제나 잘한다는 칭찬 속에서 어린애 같이 귀엽게 놀았던 거 같다. 학교가 잘 운영 되도록 내일처럼 돕는 일에 앞장서서 돕는 엄마들 틈바구니에서 나도 열심히 할 수 있는 건 전부 아무 일이나 협력해 가며 척척 잘 도왔다. 어느 초등학교나 운동장 어느 곳엔 가에는 풀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 가서 가장 신나하던 풀장이다. 예를 들어 그 풀장 어느 모서리 페인트칠이 약간 벗겨져 있어도 어머니들은 그걸 그대로 방치하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의논을 해서 풀장 사용 전에 수리를 하여 안전하게 준비를 하는 일 등이다. 별 일도 아닌 거 같지만 심각하게 의논했고 거기에 대해 엄마들의 의견도 정말 많았다. 거기에 사용될 돈을 어디에서 빼야 하는지 또 어느 정도의 예산이 들 건지 며칠을 의논하고 결정하고... 어느 날 작은 애 반 엄마에게서 전화를 받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결혼을 했다며 죄송하지만 252엔을 김 군 편에 보내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무슨 돈이냐 하면 작은 액자를 선물했다면서 반원으로 나눴더니 그 액수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알았다고 수고했다 대답하고 전화를 끊고 혼자 자꾸 웃었다. 이렇게 깨끗하게 처리를 하는 구나~ 느낌이 묘했고 흰 봉투에 ‘선생님 결혼 축하선물 값’ 이라고 적어서 아이 편에 보내면서 어찌 그리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들던지... 무겁게 여러 번 어떤 선물을 해야 좋을까 개인적으로 엄청 고민을 해야 했을 한국의 초등학교 담임 결혼을 그려보며 가뿐하게 행복을 기워하는 인사를 저절로 하게 되었었다. 이런 것들은 배워야 하는 것이지 미워할 수는 없는 일 중 하나였다. 학부형의 도리를 넘어선 일은 안 하는 엄마들과 그 이상을 용서 안하는 학교였다.
관련 기사
-
- 50자 안에 담긴 인생… 노년이 ‘짧은 시’ 주목하는 이유
- 시는 정형을 요구하지 않는다. 길고 짧음, 쉬움과 난해함을 가리지 않고, 진심 어린 언어라면 모두 시가 된다. 그 가운데 최근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짧은 시’를 향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짧은 시 한 편에는 긴 세월의 삶과 정서가 응축돼 있어 오히려 장문의 시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짧은 시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디지털 환경의 변화였다. 스마트폰과 SNS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짧은 시가 대중과 빠르고 넓게 연결되는 창구가 마련됐다. 그러면서 주로 짧은 시를 창작하는 나태주 시인을 비롯해 유명 작가들의 시가
-
- 은행 업무에서 건강 상담까지… 진화하는 금융권 시니어 서비스
-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70대 이지환(가명) 씨는 최근 동네 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뜻밖의 ‘라이프스타일 종합 상담’을 받았다. 재산 증여와 연금상품 상담은 물론이고, 근처 병원과 연계된 건강검진 프로그램까지 안내받은 것이다. 그는 “은행이 이제 단순히 저축하고 대출하는 곳이 아니라 삶을 설계해주는 조력자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지환 씨의 이야기는 지금 금융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시니어 세대는 더 이상 조용한 소비자가 아니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
- 2040년 서울, 노인복지 수요 56.6%↑… ‘세대공존형 복지시설’ 모색
- 2040년, 서울의 노인 인구는 지금보다 56.6% 증가하고 아동·청소년 인구는 26.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인구 변화 속에서 복지 수요의 불균형이 예상되자, 서울시는 ‘세대공존형 복지시설’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1일 서울연구원은 '인구 변화 대응 위한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세대공존형 복합화 전략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인구 비중 지표 등을 활용해 미래의 복지 수요를 예측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서울의 사회복지시설은 총 4055개소다. 이 가운데 노인복지시설은 19
-
- 폭염 속 어르신 건강, ‘오늘건강’으로 지키세요
-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5월 26일부터 ‘오늘건강’앱을 통해 어르신 맞춤의 폭염 대응 행동요령 안내를 시작했다. 현재 폭염 영향예보는 행정안전부, 기상청,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문자 형태로 반복 발송되고 있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폭염 위험 수준을 4단계(관심, 주의, 경고, 위험)로 알려주고,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 요령을 제공함으로써 폭염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이에 ‘오늘건강’앱은 기상청의 영향예보 정보를 자동
-
- 다가오는 노인 학대 예방의 날, 여전한 무관심과 문제들
- 6월 15일은 UN이 정한 ‘노인 학대 예방의 날’이다. 그러나 학대는 여전히 가정과 시설의 문 안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보호는 있었지만 권리는 없었고, 존중은 말뿐이다. 초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단지 ‘노인을 돌본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왜 학대가 반복되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왜 노인의 권리가 사라졌는가’다. 노인 학대를 예방하려면 복지의 관점에서 인권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통계 너머의 침묵, 반복되는 고통 UN은 2011년, 6월 15일을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World Elder Abuse Aware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