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더 자리를 지키고 싶다(변용도 동년기자)
필자는 소소한 일상의 피사체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려고 노력한다. 카메라로 이야기를 쓴다. 포토스토리텔러라 자칭한다. 필자는 오늘 아침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발견했다. 카메라를 들고 계절에 상관하지 않고 아침마다 산책길에 나서는 들길에 언제부터인가 노랗게 페인트칠을 한 방지 턱에 가느다란 줄로 매어 놓는 낡은 의자 하나를 발견했다. 알고 보니 산불감시원이 주변에 있는 저만치 떨어져 있는 주변 고봉산 산불을 감시할 때 앉기 위하여 설치한 의자였다. 혹시 다른 사람이 의자를 가져갈까 보아서 줄로 매어 놓았다. 몇 번을 지나가며 유심히 관찰했다. 드디어 이야기를 찾았다. 하루라도 더 자리를 지키고 싶어 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간절한 마음을 사진 속에 담았다.
가느다란 줄로 매어진 낡을 대로 낡은 의자가 마치 퇴직을 앞에 둔 직장인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행여 하루라도 더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가느다란 줄에 느껴져 오기 때문이다. 평생을 헌신하며 등골이 빠진 직장인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이 낡은 의자와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