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명산(名山)이 우뚝하다. 대전은 보문산이 유명하다. 이밖에 봉황산과 식장산, 장태산, 만인산, 갑하산, 구봉산, 천비산, 우산봉, 금수봉, 빈계산 등도 명함을 내민다. 이 중 보문산은 ‘도심의 허파’라는 별칭답게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까지 지니고 있다.
보문산은 보물이 묻혀있다 해서 ‘보물산’으로 부르다가 ‘보문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보문산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으로 보문산성이 있는데 여기에 오르면 대전 시내가 모두 보인다. 전망대에 오르면 지역 프로야구팀인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내려다볼 수 있다. 과거엔 케이블카도 운행되었지만 철거한 지가 오래되어 흉물만 남아 있다. 등산로와 약수터가 가득하여 빈 물통 하나만 들고 올라도 든든하다. 봄에는 진달래와 벚꽃이 많이 피어나고 가을에는 단풍이 더욱 아름답다. 보문산은 또한 보리밥으로 유명하다. 과거 보리밥은 없는 사람들이 주로 먹었던 음식이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건강식으로 사랑받기에 이르렀다. 보리의 원산지는 티베트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소 2,500년 전부터 보리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신선한 푸성귀와 각종의 나물, 그리고 비지와 된장찌개까지. 여기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두어 방울 떨어뜨려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면 맛있는 보리밥이 완성된다. 보리(밥)는 혈관에 낀 때인 콜레스테롤을 잘 벗겨낸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도 ‘오랫동안 보리밥을 먹으면 풍(風) 기운이 동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니 믿을 수밖에. 보리는 또한 고혈압 예방과 당뇨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즐겨 먹고 볼 일이다. 오랜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은 보리밥을 꾸준히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하니 보리는 참으로 신통방통한 녀석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방귀를 시원하게 뀔 수 없는 장소에 가기 전에는 보리밥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으니 주의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