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들어보고, 한 번쯤은 이뤄야겠다고 다짐하는 버킷리스트. 그러나 막상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애써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도 어떻게 이뤄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매달 버킷리스트 주제 한 가지를 골라 실천 방법을 담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앞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버킷리스트 서베이에서 3위를 차지한 ‘나쁜 습관 고치기’에 대해 알아봤다.
도움말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겸 최명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걱정도 습관이다’, ‘게으름도 습관이다’의 저자)
1. 작은 일에도 쉽게 울컥하고 분노하는 습관
예) 일명 다혈질, 분노조절장애 등 갑자기 버럭 하며 화를 내는 행동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나이가 들어 생긴 습관이라면 우선 우울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감정은 인위적으로 조절이 잘 안 됩니다. 흔히 우울증이라 하면 슬프거나 눈물이 나고 죽고 싶은 감정에 빠져 있는 상태라 생각하지만 분노가 주된 감정인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가 뒤따라야 고칠 수 있습니다. 또 술도 감정기복의 원인이 되곤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유독 술을 마셨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본인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작은 일에도 울컥 하고 화를 내는 것입니다. 이럴 땐 술을 끊는 게 우선입니다.
2. 아랫사람에게 반말하고 훈계하듯 말하는 습관
예) 초면에 무턱대고 말을 놓거나, 식당 등에서 종업원에게 반말하는 행동상대가 자신보다 어릴 때, 무조건 나이 많은 사람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원인입니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상대 입장에서 이러한 나의 태도를 어떤 감정으로 바라볼지 헤아려봐야 합니다. 나의 말투로 인해 상대가 불쾌함을 느꼈다면 이후 아무리 올바른 말을 하더라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합시다.
3.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반복해 이야기하는 습관
예) “내가 왕년에 말이야~” 과거 자랑거리 등을 되풀이하는 경우
인간은 자신이 가장 빛났던 순간을 오래 기억하게 마련입니다. 좋았던 과거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나쁜 습관은 아니지만, 반복하면 듣는 이는 지루할 수밖에요. 따라서 상대의 반응을 봐가면서 이야기하는 자제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나이 들수록 새롭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과거 일에 집착하는 것이지요. 새로운 일을 찾아 몰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옛날얘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4. 술을 마시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고 기억을 못하는 습관
예) 술만 마시면 우는 사람, 집을 못 찾는 사람, 욕을 하는 사람, 음주운전 등
술이 뇌에 작용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억제가 안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스트레스가 많아 그렇다”, “심리적으로 힘들어서 그렇다”라고 핑계를 대지만 사실 술 자체가 문제입니다. 술을 끊지 않는 한 해결이 안 됩니다. 조절해서 마실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고 술을 끊어야만 합니다.
5. 매사 어둡고 의욕 없이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 습관
예) 늘 눈살을 찌푸리거나 멍한 얼굴
의욕이 없고 멍해지는 것도 우울증의 흔한 증상입니다. 우울증이 생기면 의욕이 사라지고 두뇌 회전도 늦어집니다. 누가 뭐라고 얘기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집중력도 떨어져 깜빡깜빡합니다. 만사가 귀찮고 재미있는 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점점 표정이 어두워지고 감정표현도 사라집니다. 이런 일상이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6.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습관
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인데도 쌓아놓고 누군가 갖다 버리면 화내는 경우
젊어서부터 물건을 못 버리는 습관이 있다면 강박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남들 눈엔 쓸모없지만 본인은 나중에 필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누군가 물건을 버리면 화를 내기도 합니다. 하루아침에 물건을 정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물건을 더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건을 늘릴 때는 그만큼 버리는 습관을 가집시다. 날을 잡아 물건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기간을 정해 나눠 버리는 게 현실적입니다. 일주일에 하나씩만 버려도 1년이면 50개의 물건이 정리됩니다.
7. 잘 기다리지 못하고 뭐든 급하게 서두르는 습관
예) 뭐든 빨리빨리 해야 직성이 풀리고 조급증을 보이는 경우
서두르는 건 나쁘다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런 습관이 강박이 되고 타인을 재촉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급한 성격은 타고납니다. 성격이 급한 사람들은 오히려 서두르는 걸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이 꾸물거리면 답답해하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와 나를 멀어지게 합니다. 무조건 빠른 것이 좋고 느린 것이 나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내가 빠른 것은 괜찮습니다. 남에게 나와 똑같이 빨리 움직이라고 강요하지만 않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