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이 깊이 와 닿았다. 곧바로 ‘작가 탄생 프로젝트’, 문화센터의 ‘작가도전’ 과정, ‘CEO 책 쓰기 포럼’ 등의 모임에 참가했다. 그렇게 글쓰기와 출판에 대해 강의를 듣고 공부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기 시작해 벌써 여섯 번째 책이 출간됐다. 첫 책의 제목은 ‘강소기업의 17가지 경영노하우’이며 공저자로 참여했다. 최근에 출간된 ‘꼰대 될래, 오빠 될래’는 유난히 애정이 가는 책이다.
글을 쓰면서 나는 크게 세 가지의 매력과 보람을 느꼈다.
첫째, 욕구를 충족시켜줬다.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런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와 책 출간이다.
둘째, 스스로를 재발견했다. 글을 쓸 때는 반드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는 귀중한 시간이다. 그래서 내가 쓴 글을 통해 삶의 의미도 되찾을 수 있다.
셋째, ‘경로의존성’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경로의존성’이란 일정한 경로에 한 번 의존하기 시작하면 그 경로가 비효율적인 사실을 알고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내게 글쓰기는 사람과 사물, 그리고 세상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줬다.
원고를 탈고할 때의 보람, 밤새워 다듬고 공들여 쓴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태어났을 때의 감동은 작가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작가가 되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힘들었던 점을 생각해보니 몇 가지가 떠오른다. 나는 무엇보다 엉덩이가 가벼워 고생했다. 글은 손으로 쓰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쓴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래 앉아 있어야 한 문장이라도 건지니 그만큼 견뎌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엉덩이가 가벼운 나는 조금만 앉아 있어도 지루하고 허리도 불편했다. 내 인내심에 대해 여러 번 실망하기도 했다.
선배 작가들은 매일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일정 분량의 글을 꼭 쓰라고 충고했다. 그런데 그런 습관이 전혀 몸에 배어 있지 않았으니 내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글을 쓰는 일은 차라리 고역이고 고문이었다. 그래도 이 시간들을 견뎌내지 못하면 작가는커녕 제2직업도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채찍질을 했다.
‘글감’도 문제였다. 나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잘 관리하지 못했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메모지가 없으면 식당의 냅킨이나 신문 쪼가리에 적어 호주머니에 넣어뒀다. 그러나 제때 노트나 컴퓨터에 옮겨 적지 못하고 그대로 옷을 세탁해 소중한 아이디어가 날아가 버리곤 했다. 그 후부터 메모 수첩과 필기구를 반드시 휴대하고 다닌다.
글쓰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단순한 단어로 적은 분량의 글부터 써보자. 작가가 되고 싶다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봐도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이미지나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작가라면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것들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해내야 한다. 그래서 작가는 발명가가 아니라 발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