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숨결이 배어있는 ‘강화 나들길 제2코스

기사입력 2019-06-07 17:57 기사수정 2019-06-07 17:57

길을 찾아 길을 걷다

조금 일찍 찾아온 여름 때문에 봄이 짧아졌다.

맑게 갠 파란 하늘 아래서는 아카시아 향기가 희미해져 가고 장미는 못 참겠다는 듯 붉은 아름다움을 터트린다. 연녹색 나뭇잎을 타고 구르는 물방울이 싱그럽다. 이토록 푸르른 날 자연을 담지 않는다면 내 카메라에 미안한 일이다. 가방을 메고 나섰다.

▲강화 나들길 제2코스 풍경(서동환 동년기자)
▲강화 나들길 제2코스 풍경(서동환 동년기자)
▲강화 나들길 제2코스 풍경(서동환 동년기자)
▲강화 나들길 제2코스 풍경(서동환 동년기자)

신록의 기운을 하나 가득 받기 위해 찾아간 곳은 강화도다. 강화도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가 있는 걷기 여행길이 있다. 총 20개 코스가 강화도, 교동도, 석모도, 볼음도, 주문도의 5개 섬에 ‘강화 나들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돼있다. ‘강화 나들길’은 코스마다 해당 코스를 상징하는 이름이 있다. 그 중 ‘호국돈대길’이라는 이름의 제2코스를 걸었다. ‘돈대’란 성벽 위에 석재 또는 벽돌을 쌓아서 망루와 포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높은 누를 말한다. 강화도가 근대사에서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잘 반영한 이름이다.

▲초지진(서동환 동년기자)
▲초지진(서동환 동년기자)

길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김포와 마주 보는 해협을 따라 있다. 초지진에서 시작해 덕진진, 용두돈대, 광성보, 오두돈대, 화도돈대, 용당돈대, 용진진을 거쳐 갑곶돈대까지 가는 17km의 거리다.

김포에서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에 초지진이 있다. 초지진은 병인ㆍ신미양요, 운요호 사건 등 근대에 가장 줄기차게 싸운 격전지다.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을 막기 위해 조선 효종 7년(1656년)에 구축한 요새다. 민족 시련의 역사적 현장이었던 이곳을 호국정신의 교육장이 되도록 성곽도 보수하고, 조선군이 쓰던 대포도 전시해 놓았다.

▲강화 나들길 제2코스 이정표(서동환 동년기자)
▲강화 나들길 제2코스 이정표(서동환 동년기자)
▲강화 나들길 제2코스 이정표(서동환 동년기자)
▲강화 나들길 제2코스 이정표(서동환 동년기자)
▲강화도 자전거 전용 도로(서동환 동년기자)
▲강화도 자전거 전용 도로(서동환 동년기자)

‘강화 나들길 2코스’라고 쓰여 있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걸었다. 자전거 여행자들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전용 도로가 길옆으로 잘 만들어져있다.

걷다가 바라본 파란 하늘 아래 길가에 은행나무 연두색 잎이 너무나 싱그러웠다. 왜 이즈음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논에서는 모내기를 끝낸 후 뿌리가 자리를 잘 잡으라고 물을 대주고 있다. 갓 심은 모의 푸르름도 이즈음에 맞는 연녹색의 향연이다. 그 잔칫상으로 하얀 백로들이 날아왔다.

▲덕진돈대 앞 경고비(서동환 동년기자)
▲덕진돈대 앞 경고비(서동환 동년기자)

덕진진은 강화도 12개 진․ 보의 하나로 강화 해협을 지키는 요충지다. 덕진돈대 앞에는 흥선대원군이 ‘어떠한 외국 선박도 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당시 쇄국 의지를 나타낸 경고비가 있다.

▲광성보(서동환 동년기자)
▲광성보(서동환 동년기자)
▲광성보에서의 광성제(서동환 동년기자)
▲광성보에서의 광성제(서동환 동년기자)

광성보는 고려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강화도로 천도한 후에 돌과 흙을 섞어서 해협을 따라 길게 쌓았던 성이다. 이를 1679년에 완전한 석성으로 축조하였다. 1871년 신미양요 때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다. 이곳에 당시 전사한 무명 용사들과 어재연 장군의 전적비가 있다. 그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일 년에 한 번 ‘광성제’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


◇ 주변에 가볼 만 한 곳

▲로즈베이(서동환 동년기자)
▲로즈베이(서동환 동년기자)
▲로즈베이(서동환 동년기자)
▲로즈베이(서동환 동년기자)
▲로즈베이(서동환 동년기자)
▲로즈베이(서동환 동년기자)

ㆍRose Bay: 초지진에서 덕진진 가는 길에 있는 아름다운 커피 숍이다. 커피와 갓 구운 빵은 물론이고 도자기와 다육식물을 전시, 판매하는 온실도 있다.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가든은 덤이다.

▲대명포구 풍경(서동환 동년기자)
▲대명포구 풍경(서동환 동년기자)
▲대명포구 현대식 상업시설(서동환 동년기자)
▲대명포구 현대식 상업시설(서동환 동년기자)

ㆍ대명항 포구: 초지대교 김포 방면. 5~6월은 병어, 밴댕이 회 철이다. 현대식 시설로 깨끗한 환경을 갖춘 젓갈 시장도 있다. 5~6월은 황석어, 밴댕이 젓갈 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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