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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손주에게 손편지
- 쌍둥이 손녀·손자와 외손자 세 손주에게 처음으로 손편지를 썼다. 편지를 잊고 반세기 가까이 살았다. 아니다. 날마다 편지를 더 많이 썼는지 모른다. 어떤 날은 자판을 두드려서 수십 통을 거뜬히 채웠다. 문명의 발달로 치부하지만 참 이유는 게으름 탓이 아닐까. 가슴이 뜨거워졌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생각만 머리를 맴돌았다. 며칠 동안 썼다
- 2017-11-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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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53세 차이 나는 결혼식 사연
- 해외토픽 뉴스에서 매우 재밌는 화제를 하나 보았다. 무려 53세 차이의 결혼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도 연상연하 커플의 결혼이 보편화 되어 아무도 나이 차 많이 나는 결혼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추세이다. 더구나 프랑스의 최연소 대통령 마크롱은 고교 시절 은사인 24세 연상 선생님과 결혼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남자가 두세 살 정도
- 2017-08-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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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글라스는 이제 멋내기가 아닙니다
- 요즘 한낮의 태양이 너무 강렬하다. 필자는 원래 선글라스를 즐겨 착용하는데 꼭 멋을 내기 위한 건 아니다. 필자는 어릴 때부터 눈이 나빴다. 기억하기로는 안경을 처음 착용한 게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다. 엄마 아빠 손잡고 대전의 중심가인 은행동에 있는 윤 안과에 가서 검사를 하고 안경을 맞췄다. 처음 안경을 착용했을 때, 바닥이 꿈틀대는 듯 약간 어지러웠던
- 2017-08-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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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안화 감독의 영화
-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영화와 공간: 홍콩’이라는 주제로 홍콩 영화 수작들을 상영했다. 상영작 중 두 편이 허안화 작품이었다.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허안화(쉬안화, 許鞍華)의 작품들은, 일상을 통해 인생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여백과 깊이를 안겨준다. 현실에 발 디디고 사는 서민의 삶을 그려내는 감독 중 허안화만큼 진실한 감독도 드물다
- 2017-08-0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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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 소도시 보스니아 트레비네는 치유의 보고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트레비네는 조용한 강변 마을이다. 레오타르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트레비슈니차 강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소도시. 오스만 시대의 아치형 다리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마을을 잇는다. 고요한 소읍은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강물 속으로 마을 풍치가 풍덩 빠져 반영되어 흔들거리면 긴 여행자의 묵은 시름이 사르르 치유된다.
- 2017-08-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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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기억력이여~
- 새벽반 셔틀버스를 타고 수영장에 도착한다. 시간을 맞추려 급하게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샤워실로 들어선다. 샤워 후 수영복을 입고 모자, 물안경을 챙겨 쓰고 문 하나를 열면 바로 수영장이다. 샤워실은 여성 전용이지만 수영장은 남성이 많다. 코치도 남성이 많고 수영 후 출근하는 젊은 남자들이 많아서다. 어느 비가 오는 날이었다. 가라앉은 수영장 분위기를 완전
- 2017-07-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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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책스러움이 주는 즐거운 삶
- 인생에서 유머를 빼놓을 수 없다. 심각한 사람과 만나면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지고 그 시간과 공간이 아주 견디기 힘든 경우가 있다. 선배의 결혼식, 선배는 평소 존경한다는 교수님에게 주례를 부탁드렸다. 모두들 실력자로 존경은 하지만 주례 부탁은 그 교수님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살짝 유머를 곁들인 주례가 좋다고 그렇게 제안을 했건만 강의시간에 다
- 2017-07-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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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인공망막 수술로 광명을 찾다
- 그녀는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서울시 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 소속 선수이다.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유일한 전맹이다. 앞을 전혀 볼 수 없으니 여기저기 부딪쳐서 늘 얼굴에 상처가 여기저기 생긴다. 다른 선수들은 약시라고 하여 어느 정도의 사물 분간은 한다. 그래서 전맹인 그녀에게는 늘 약시인 동료들이 유난히 더 친근하게 화장실 같이 가기, 옷 갈아 입혀 주기 등
- 2017-07-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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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모든 아내는…
- 꾸미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는 편이다. TV 드라마도 너무 만든 이야기가 들어 있어나 판타지물보다는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즉 작가 김수현식 드라마를 좋아한다. 글도 단순하고 꾸밈없는 글을 좋아한다. 흔히들 기가 막힌 경치를 보면 한 장의 그림엽서 같다고들 하는데, 필자는 이런 표현도 별로다. 엽서 한 장으로 어찌 광대한 풍경을 표현할 수
- 2017-07-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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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남자! 대소동
- 꼽아보니 횟수로 벌써 5년 차다. 필자가 K사의 SNS 계정에 가입한 날은 지난 2012년 4월 25일이었다. 그곳은 고교 동창이 친구맺기(요즘 말로 선팔)하자며 보내온 톡에서 처음 접한 ‘신세계’였다. “그래! 바로 이거야” 하며 혹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여태 몰랐어?” 하고 물었던 친구의 SNS 계정엔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한 중년
- 2017-07-07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