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례 선생님은 예뻤습니다. 언제나 차분하고 단정했던 정 선생님은 학교 행사 때면 도맡아 풍금을 치곤 했습니다. 정 선생님은 1958년 내가 입학한 초등학교의 첫 담임교사였습니다. 약간 탁한 듯한 목소리, 광대뼈가 조금 튀어나왔지만 남들보다 크고 둥근 얼굴, 운동장에서 풍금을 치러 나갈 때 조금은 멋쩍어하던 표정, 바람에 하늘거리던 개나리색 원피스가 생각납니다. 1학년을 마칠 무렵, 고교 생물교사였던 아버지가 당신의 저서 을 선생님께 갖다 드리라고 했습니다. 시골 초등학교 교사에게 아무 소용도 없는 책
10여년 전 여름, 한 사내가 한과 공장의 사무실 안에서 비닐 봉투에 든 상추 잎사귀 수십 개를 늘어놓고 살펴보고 있었다. 공장 인부들은 기이한 그의 행동이 이상스럽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내가 사장인 탓에 모두 바라만 볼 뿐이었다. 매번 그런 식이었다. 그의 열정은 남들과는 다른 결과를 불러왔고, 그래서 그는 한과에 미친 한과광인(韓菓狂人)으로 불리기도 했다. 나라에서는 그런 그를 명인(名人)으로 부르기도 했고, 한과명장(韓菓名匠)이란 칭호도 부여했다. 한과문화박물관 김규흔(金圭欣·60) 관장의 이야기다. 글 이준호
짜장면이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던 시절, 졸업식 날이면 학교 인근 중국집마다 짜장 볶는 내음과 사람들로 가득했다. 입술을 새까맣게 범벅해가며 짜장면을 흡입했던 날들도 빙긋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때 그 시절의 향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 있다. 70년 동안 3대에 걸쳐 추억이 고픈 이들에게 변함없는 짜장 맛을 선사하는 인천의 ‘신성루’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그 시절 최고의 외식 메뉴, 짜장
겨울이 깊어지면서 다시 낙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낙상과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자료 중 하나는 낙상사고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고관절 골절이 환자의 사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순천향대학교 정형외과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1년 내 사망률이 10.7퍼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관절 수술로 나타나는 거동의 불편함이나 생활반경의 축소가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낙상의 위험성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윤홍기 원장(연세에이
1. 30~50대 중·장년층 아버지들이 자녀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드론(무인 항공기) 제품 코너에선 눈을 떼지 못하고 제품을 보며 좋아 어쩔 줄 몰라 한다. 사람보다 더 큰 피규어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촬영한다. 조립한 레고를 전시하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드론을 좋아하고 피규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레고를 조립하는 사람은 어린 자녀가 아니라 바로 30~50대 중·장년들이다.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키덜트&하비 엑스포’의 풍경이다. 2. 이마트는 지난해 6월 킨텍스 이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는 게 돈이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자산 10억원, 평균 재산 50억원 정도가 있으면 VVIP 자산가로 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8만2000명이 여기에 속한다. 대체로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양천과 경기 분당, 동탄, 일산에 가장 많은 부자가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가들은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파악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문 잡지를 통해 세계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의식주 행락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상속을 둘러싸고 형제 사이가 나빠지거나 친척간의 왕래가 끊기는 경우는 한국이나 일본 모두 마찬가지. 그런 슬픈 사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잡음이 생기기 쉬운 포인트를 일본에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일본 시니어 월간지 의 기사를 발췌해 보았다. 가족 모두가 모인 정초는 상속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 홍수미 suming72@gmail.com “우리 형제들은 사이가 좋으니까 걱정 없어”, “다툴 만큼 재산은
일본 통신원 이태문 gounsege@gmail.com 시는 울림이어야 하고, 잠언 혹은 금언은 공감을 얻어야만 시대를 뛰어넘어 빛나는 법이다. 수많은 위인과 명인들이 저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을 담은 명언을 남겼지만, 시바타 도요(柴田トヨ) 할머니의 이 한마디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다’는 참으로 깊은 울림이며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영원히 빛날 것이다. 1911년 6월 26일 일본 도치기현 도치기시에서 쌀가게를 하는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할머니는 시와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았다.
손에는 사람의 인생이 드러난다. 크기와 모양 그리고 거기에 박힌 굳은살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영광스러운 순간을 손에 쥐고,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세웠던 순간. 손을 통해 그 역사의 순간을 알 수도 있다. 옷을 만드는 이정구(李貞九) 명장의 매장에 눈에 띄는 사진이 하나 있다. 1970년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사진. 그 흑백사진 속 이 명장의 손은 황금처럼 빛나고 있다. 물론 컴퓨터로 보정작업을 통해 만든 것이겠지만, 그의 손에는 미다스 손만큼의 가치가 있다.
오케스트라 피트(Orchestra Pit : 오페라나 뮤지컬 등의 무대 아래 설치된 오케스트라의 연주 공간)의 줄임말 ‘오케피’. 무대와 관객석 사이, 그들만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려낸 뮤지컬이다. 배우 황정민이 연출과 주연(지휘자)을 맡은 작품으로 하프, 오보에, 바이올린, 트럼펫, 피아노 등 13가지 악기와 함께 개성 있는 배우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그 중 오보에 연주자 역을 맡은 배우 서범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In
중·장년 스포츠 팬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동대문운동장(축구장·야구장·테니스장·수영장)이나 효창운동장 그리고 리모델링을 하기 전 장충체육관 등에 가면서 스포츠의 세계로 들어섰을 수도 있고 국제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상을 라디오 중계방송을 통해 듣게 되면서 스포츠의 매력에 끌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다니는 학교에 운동부가 있어 응원에 동원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스포츠에 익숙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글쓴이는 두 번째 사례에 든
장동건, 현빈, 장근석, 송승헌, 이영애, 송혜교, 고현정, 전지현, 손예진, 이병헌 등은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5000만~2억 원을 받는 스타들이다. 김태희, 수지, 유재석, 이승기 등은 광고 한 편 출연하는 데 모델료로 10억 원 안팎을 받는 톱스타들이다. 김수현, 이민호는 중국 CF 한 편 출연료로 20억 원 정도를 받는 한류스타다. 송강호, 하정우 등은 영화 한 편 출연료로 6억~7억 원을 받는 스크린 스타다. 엑소는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고척돔 하루 공연으로 티켓 수입 등 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스타 아이돌그룹이다
가뜩이나 녹지 공간이 부족한 도시에 겨울이 깊어지면 그야말로 잿빛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나마 눈이라도 내리면 잠시 낭만에 빠져보지만, 촘촘히 늘어선 시멘트 빌딩과 앙상한 겨울나무는 이내 삶의 활기를 앗아가기 일쑤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제주는 보석 같은 섬입니다. 한겨울에도 상록의 싱그러움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정상이 흰 눈으로 덮여 있는 1, 2월에도 중산간 아래 숲과 들에는 동백나무와 종가시나무, 자금우, 백량금과 같은 늘 푸른 나무들이 푸름을 잃지 않고 있고, 동백나무는 물론 매실나무, 수선화는 ‘모든 생장 활동
용필씨는 며칠 전, 지인들끼리 공유하는 SNS에 올라온 다급한 메시지를 봤습니다. “랩탑에서 아침부터 업데이트한다며 전원을 끄지 말라더니 106/155에서 꿈쩍도 안 합니다. AS센터에 전화했더니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기다리라는데, 이거 왜 이러죠? 당장 작업해야 하는데 미치겠다 꾀꼬리. 방법 아는 사람 도와달라 꾀꼬리!” 연세가 좀 있는 선배의 꾀꼬리 절규에 후배들의 답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인 도움은 못되면서 그 심정만 이해할 뿐인 경험자들의 답글이 먼저 등장했습니다. “업데이트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보세요. 저도 가끔
1987년에 대학을 졸업한 이후 군 시절부터한의사 생활을 했으니 어느덧 30년을 바라본다. 이재동(李栽東·54)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환자를 보면서 인체의 생체리듬과 자연치유력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헛발질을 줄일 수 있는 한방의 철학은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한다. 새해의 시작,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한방의학의 비결을 알아보자.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사진 이태인 기자 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