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극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극공작소 마방진의 신파극 레퍼토리 중 대표작으로 자리 잡은 연극 가 돌아왔다. 화류비련극 는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의 모습을 다룬 신파극 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기생 홍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련해 보일 정도로 의리와 순정을 지켜내는 홍도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지난해 연극 를 통해 2014 동아연극상 여자 연기상을 받은 배우 양영미를 비롯해 배우 예지원 등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중국에서 사용되는 사자성어 중 우리와 뜻을 달리하는 것들이 꽤 많다. 정확히는 우리나라로 들어와 뜻이 변질된 것들이다.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단어가 있다. 원전은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으로,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어느 날 공자께 물었다. “사(師:자장(子張))와 상(商:자하(子夏)) 중 어느 쪽이 어집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바로 과유불급인데, 어
지난 몇 해 동안 노환규(盧煥奎·53) 전 의협회장을 만날 땐 의료제도와 관련해 특종이 될 만한 거침없는 발언을 기대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주문을 던졌다. 오해도 많고 굴곡도 많은 그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듣고 싶다고 했다. 할 말은 다 하는 그이지만, 막상 본인의 속내를 꺼내 놓으려니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 근처에서 가볍게 소주 한잔을 걸치고 가슴에 담아온 이야기를 시작했다. 글 박근빈 기자 ray@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
요즘 서점에 가보면 단순하게 사는 법에 관한 책들이 많다. 단순함의 위대함부터 정리를 잘 할 수 있는 법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제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니 몸도 마음도 단순하게 만들자’라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단순해야 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머릿속이다. 기억할 게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으면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된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을 잊게 된다. ‘이거 해야지’ 하는 순간, 뭘 해야 하는지 모르고 어리둥절할 때도 있다.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자꾸 잊는 것이다. 생각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J씨는 일본에서 거주하다가 2012년 3월 말경에 사망하였다. 상속인으로 배우자 K씨와 장남 A씨, 장녀 B씨, 차남 C씨가 있었다. J씨는 일본에서 재산을 모으지 못했고 오히려 빚만 있는 상태였다. 장녀 B씨는 2012년 6월 5일, 배우자 K씨와 장남 A씨는 상속포기기간을 3개월 연장 받은 후 2012년 8월 27일 도쿄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청을 하였다. B씨의 상속포기 신청은 2012년 8월 8일 수리되었고, 배우자 K씨와 장남 A씨의 상속포기신청은 그 해 9월 13일 수리되었다.
언제부터인가 필자에게 음악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필자의 집에는 영국의 B사 제품인 Wave 라디오가 2대 있다. 이 라디오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에 실린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나 당시에는 국내에서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2001년 초 청계산 추모공원 관련 자료 수집 및 시찰로 미국 LA에 갔을 때 이 라디오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틀어보니 과연 B사가 자랑하던 대로 소리가 전 공간에 울려 퍼지는 것같이 듣기가 매우 좋아 한 대를 구입하여 집에서 듣게 되었다. 그 후 같은 라디오
외로워서 담배를 입에 댔을 때보다 담배를 끊고 있는 요즘이 더 외롭다.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하는 이 마음 누가 알까. 혼자 금연하기 어렵다면 ‘금연길라잡이’ 동지를 만나보자.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도움말 SNS 소통연구소 이종구 소장 사용 Tip ‘공감마당’과 ‘나의 건강지수’ 등의 기능을 이용하려면, PC로 금연길라잡이 웹사이트(www.nosmokeguide.or.kr)에 접속해 공공아이핀(I-PIN) 인증을 받아야만 회원 가입
하늘과 별과 바람 여름은 은하수입니다. 떠오르는 은하수를 보노라면 누구든지 할 말을 잃고 황홀경에 빠지게 됩니다. 은하수를 감상하기 괜찮은 곳은 강원도 지역이랍니다. 아무 때나 가면 안 된답니다. 음력으로 며칠인지 따져보고 보름 언저리는 가지 말아야 합니다. 별 보기를 방해하는 것은 달이기 때문이죠. 은하수를 모르고 자란 손주 녀석 손잡고 ‘별맛’을 보러 가보죠. 가슴에 별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풍요로움이 삶을 진지하게 만들잖아요.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의 별을 찾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윤슬이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햇빛이나 달빛이 일렁이는 물결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것을 말합니다. 빛이 구슬처럼 보여 ‘빛구슬’이라고 하는데, ‘물비늘’이라는 비슷한 어감의 말도 들어 보았습니다. 그런 영롱한 윤슬을 사진기에 담아내기 위해 호수가로 나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뷰 파인더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내 눈에 보이는 피사체와 정작 필름에 담기는 내용과는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사진가는 그 두 이미지 사이의 간극에 오락가락하며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좌절하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기대 이상의 결과에 스스로 놀라
담배를 피우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담배 한 대 입에 물고, 세상고민을 이야기하는 게 멋있는 모습으로 비치곤 했다.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흡연에 대해 관대했다. 버스나 택시, 극장, 사무실 어디에든 재떨이가 있었다. 끽연가들의 삶에 제약은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흡연은 사회적 문제가 됐다. 담배의 성분처럼 흡연자들은 백해무익한 존재로 전락했다. 담뱃값도 껑충 뛰었고, 자칫 잘못하면 벌금도 물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비흡연자들이 존중받는 시대로 변했다. 흡연자들은 사회적 인식과 대접에서 거의 천덕꾸러기가 됐다. 폐
많은 강아지들 사이에서 빛나는 여배우가 있었다. 예쁜 옷을 입어 봤자 이내 강아지들 때문에 더러워진다. 제 돈을 주고 옷을 사본 지 10년이 넘는다는 여배우. 50여 마리의 강아지를 이해해 줄 수 있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여배우. 여배우 이용녀(李龍女·60)의 삶은 특별하다. 경기 하남시 초일동. 이용녀의 집 근처에 들어서자 주위와는 다른 아우라를 뿜는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굳이 스마트폰 지도를 뒤지지 않아도 동네에 울려 퍼지는 강아지 소리가 ‘배우 이용녀와 아이들’이 있는 공간임을 짐작케 했다. 아니나 다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김동률 교수가 고 권태균 사진작가와 함께 여행하면서 음미한 20곡의 노래와, 각각의 노래가 탄생한 장소에 관한 얘기를 곁들인 음악 여행 에세이다. 두 사람은 노래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가 곡이 탄생한 당시 시대 상황과 뒷이야기, 그 시절 청춘들의 낭만과 사랑, 그리고 각각의 노래가 이 땅에 미친 영향 등을 탐색한다. 수록된 노래는 열병처럼 지나온 젊은 날의 사랑과 그리움이 녹아 있는 것들이다. 아득한 낭만을 뒤로하고 세월 속에 야위어가는 추억을 이야기한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비롯해, 문득 슬퍼지거나 외
초등학교 시절,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라고 담임선생님에게서 배운 기억이 난다. 같은 반도국가이고 두 나라 국민들이 노래를 즐겨 부른다는 등. 그래서 이탈리아는 왠지 가깝게 느껴지는 나라였다. 그런데 1960년대에 이탈리아 사람들은 ‘코리아’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깜짝 놀랄 일을 연달아 경험하게 된다. 한국의 김기수는 1966년 6월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WBA(세계복싱협회)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인 이탈리아의 지오반니 벤베누티(국내 스포츠 팬들에게는 애칭인 니노로 알려져 있다)에게 도전
세월이 흐르면 입맛이 바뀐다. 달거나 짭조름하면 대충 맛있어하고 시거나 쓰면 덮어놓고 싫어하다가,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구미가 좀 더 풍부해지고 복잡해진다. 맥주나 커피처럼 쓴 물이 시원하거나 향기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맵고 쓰기만 하던 양파 같은 채소가 전에 없이 달콤해지기도 한다. 혀로만 맛을 느끼다가 점점 더 머리와 가슴으로 즐기게 되는 것이다. 글 김유준 본지 프리랜서 기자 그처럼 너그러워지고서야 비로소 맛있는 음식의 대표선수로, 나는 냉면을 꼽는다. 달고 시고 짜고 쓴, 사람이 느끼는 네 가지 맛
#어느 시골 마을에 가난한 아가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가난하지만 착하고 부지런한 아가씨는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꽃밭을 돌보고 작은 텃밭도 일구었습니다. 새들과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닮아 바느질 솜씨가 빼어났기에, 마을 사람들의 낡은 옷도 고쳐 주고 새 옷도 만들어주며 살았습니다.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늘 평화로웠습니다. 무엇보다 저녁이면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해가 다 저물도록 마을을 산책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어느 날 이 마을을 지나던 왕자는 아가씨를 발견하고 한눈에 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