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뉴스 화면에서 2018년의 동계올림픽개최지로 “평창!”이라고 서툰 한국발음으로 불리며 선정되었던 기쁜 순간이 기억난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나라 위원들이 얼싸안고 기뻐했고 뉴스로 보던 우리 국민도 환호했었다. 많은 경쟁 도시를 제치고 우리나라가 2018년 동계올림픽을 치르게 된다니 스포츠계뿐 아니라 관광으로도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어서 기뻤다. 정책기자단에서 올해 마지막 팸투어로 ISU 쇼트트랙 월드컵대회 경기와 시설을 돌아본다는 공지가 났을 때 재빨리 신청해 기회를 얻었다. KB ISU 쇼트트랙
새해 새 각오이다. 새해까지 갈 필요도 없이 지금부터도 당장 유효한 각오이다. 막차를 타고 귀가했더라면 문제없었을 텐데 밤새 놀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주로 어울리는 대상들이 많게는 10년부터 적게는 이삼년 연하의 남자들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주말에 번개모임을 한다. 모이면 술 마시고 당구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술 마시고 당구치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전철 첫 차가 다닐 시간이 된다. 그전에 당구가 끝나면 일부러 전철 첫차 시간까지 시간을 끈다. 정작 전철이 다니기 시작하면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까지 하고 헤어진
영화 를 보러 간 날은 가랑비가 내렸다. 철 늦은 낙엽이 가랑비에 젖어 을씨년스럽게 길 위의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보러 가는 발걸음이 그리 흥겹지는 않았다. 영화관에 도착할 무렵 영화 제목이 ‘그리움’인지 ‘잃어버림’인지 궁금해졌다. 싱글맘 지선(엄지원)은 딸 다은을 몹시 예뻐하는 보모 한매(공효진)가 있어 참 다행이다. 한매는 코를 핥아줄 정도로 다은을 예뻐한다. 지선은 그런 그녀가 고마워 월급과 함께 선물도 전한다. 이렇게 가족 같던 한매가 어느 날 다은을 데리고 자취를 감춘다.
성공의 뒤안길에는 대부분 전환의 계기가 있다. 요즘 이를 두고 영어로 'Turning Point'라 한다. 필자는 사진작가로 후반생을 전반생보다 더 바쁘게 산다. 사실 사진작가가 된 전환점이 있었다. 2010년 7월부터 6개월 동안 1주일에 1시간 반씩의 강좌로 구성된 고양시 일산동구청의 시민 사진교실에 참여하고 있었다. 딱히 할 일도 없이 놀고 있던 때고 강좌가 무료여서 단순히 사진을 취미로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수강신청에 참여했다. 이때 만났던 미모의 여인 칭찬 한마디가 필자 인생 방향을 바꿔 놓았다. 미모의
음악과 춤 영화라고 해서 서둘러 개봉관을 찾았다. 이런 영화는 매니아 외에는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금방 종영되기 때문이다. 춤은 탭댄스 일부와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비에니즈 왈츠가 나왔다. 영화 ET에서 자전거를 타고 창공을 나르는 듯한 환상적인 배경이다. 정통 비에니즈 왈츠에서 약간 변형하여 두 남녀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 좋았다. 이 영화의 광고 포스터는 요란하다. 광기의 드러머를 소재로 했던 영화 ‘위플레쉬’를 만들었던 감독 데미언 채즐 작품이다. 제73회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여우주연상을 수상, 제41회 토론토국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은 일이 공교롭게도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서 억울하게 의심을 받을 때 하는 말이다. 이를 불교에서는 악연(惡緣)이라 한다. 악연을 설명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배나무에 앉아있던 까마귀가 나무를 박차고 날아오르자 꼭지가 약한 배가 그만 떨어져 버렸다. 불행하게도 땅에 있던 뱀의 머리에 배가 정통으로 떨어져 뱀은 죽고 말았지만 까마귀는 알 리가 없었다. 까마귀는 뱀을 죽일 이유도 없었고 죽은지도 모른 채 제 갈 길을 갔을 뿐이다. 뱀은 다음 생에 멧돼지
나 자신이 일흔 살 되고 보니/ 옛날부터 드문 나이라던 시구가 맞는 말임을 알겠구나// 자리에서 담소 나누는 이들은 모조리 새 얼굴/ 꿈속에서 단란하게 모인 이들만이 옛 벗일세// 요동의 학처럼 고향 찾아와 슬퍼할 것까지는 없어도/ 빠른 말처럼 달리도록 누가 세월을 재촉하나?// 남아 있는 몇 사람도 이제는 모이기 힘들어/ 새벽 별 드문드문 반짝이듯 흩어져 사누나/ 는 제목의 이 시는 경현(警玄) 김효건(金孝建, 1584~1666))이 70세 넘어 쓴 작품인데 안대회 교수의 번역으로 옮겨 보았다.
과거 중년들이 생각하는 병원에 대한 개념은 한마디로 ‘어지간해서는 가지 않는, 가면 큰일 나는 곳’이었다. 내 가족을 위해 죽어라 일만 하며 살아온 이들에게 병원은 적어도 선고 정도는 받아야 가는 곳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세대에게 병원은 아파서 가는 곳이 아니라 친구 또는 가족과 이별하는 장소로만 각인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엔 세태가 달라졌다. 더 이상 자녀 손에 이끌려 가는 곳이 병원이 아니다. 미용실이나 목욕탕 가듯 필요하면 언제든 당당하게 병원을 찾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
5년 전쯤부터 필자는 미장원에 가지 않는다. 아 딱 한 번 아들 결혼식 날 화장부터 머리까지 미용실의 도움을 받았다. 필자가 미장원에 가지 않는 큰 이유는 격식을 차려서 나가야 하는 모임이 없어졌기 때문이고 작은 이유는 미장원 가서 머리를 해봤자 인물이 더 좋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년째 필자의 머리는 생머리에 단발이다. 오히려 이러고 다니니까 얼핏 볼 때 필자 나이보다 젊게 봐주기도 한다. 이런 점도 필자가 약간 노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친구들 중에 대놓고 필자에게 뭐라 하진 않지만, 사람은 나이 따라 치장을
은퇴가 다가오는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제2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새로운 나로 살 수 있다는 등 제2의 인생에 대한 말도 많다. 하지만 그 달콤쌉싸름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막상 도전하려고 하면 어렵다. 무슨 일이든 첫 시작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베테랑 보험설계사가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자신감 하나로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황보환(黃寶煥·52) 메트라이프 보험설계사. 그는 얼마 전 트로트 가수 하진필이라는 이름으로 ‘난 당신 편이야’를 녹음했다. 보험설계사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경력을 가진 그
몇 년 전 2월이다. 아들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을 했다. 취업도 하지 못하고 졸업을 하는 아들 어깨도 무거웠지만 이를 바라보는 애비의 마음도 찬바람 불고 황량했다. 아들은 어떡하든 졸업하기 전에 취업해보겠다고 노력했다. 학교 근방에 방을 얻고 학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몇 군데 원서를 넣었는지 필자는 묻지도 않았지만 말이 없는 걸 보니 결과는 낙방이었다. 아들은 휴학을 하고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될지 졸업생 신분이 취업에 도움이 될지 잠시 망설였지만 정도를 걷겠다며 졸업의 길을 택했다. 백수가 뭐 별것인
서울 변두리 어느 우체국 집배원의 얘기다. 달동네로 우편물을 배달하려면 오토바이를 밀고 올라가야 하는 좁고 가파른 골목이 여러 군데 있었다. 그날도 어느 허름한 집 앞을 지나다 마침 대문 앞에 떨어진 수도세 고지서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수도세가 좀 이상했다. 그 집에는 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셨는데 보통 때보다 수도세가 거의 5배가 청구된 것이다. 수도관이 새거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배원은 초인종을 누르고 할머니가 나오시자 고지서를 내밀며 수도관을 고쳐야겠다고 말했다. “그럴 일이 있어요. 거동이 불편한 이웃 할머
올 한해 활동하고 있는 정책기자단에서 힐 다잉을 경험했다. 죽음을 미리 체험해보는 일이라 해서 솔직히 가기 싫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직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싫고 먼 훗날의 이야기라며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것이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친구가 얼마 전 다니는 절에서 임종체험을 했다고 한다. 필자는 그런 걸 왜 했냐고 질색했는데 뜻밖에 그 친구는 그 시간이 매우 평온하고 좋았다고 한다. 스님이 인도하는 대로 관에 누워 명상까지 했다고 해서 필자는 그런 건 하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넌 죽음이 무섭냐?”고 내게 물었다. 친구는
영화 를 보러 간 날은 가랑비가 내렸다. 철 늦은 낙엽이 가랑비에 젖어 을씨년스럽게 길 위의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보러 가는 발걸음이 그리 흥겹지는 않았다. 영화관에 도착할 무렵 영화 제목이 ‘그리움’인지 ‘잃어버림’인지 궁금해졌다. 싱글맘 지선(엄지원)은 딸 다은을 몹시 예뻐하는 보모 한매(공효진)가 있어 참 다행이다. 한매는 코를 핥아줄 정도로 다은을 예뻐한다. 지선은 그런 그녀가 고마워 월급과 함께 선물도 전한다. 이렇게 가족 같던 한매가 어느 날 다은을 데리고 자취를 감춘다
대표 원로배우 이순재가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아 아서 밀러의 대표작 을 올린다. 이번 작품은 중견배우 손숙이 파트너로 나서고, 그의 제자들이 뜻을 함께한 데 더욱 의미가 있다. 공연 시간만 약 3시간에 달하는 데다가, 주인공 윌리 로먼의 대사가 580마디에 이르는 등 이순재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습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대본을 연구하고, 누구보다 빨리 대사를 암기하는 등 책임감 넘치는 모습으로 현장 스태프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한다. 60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는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