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답사 일번지, 강진의 자연에 흠뻑 빠지다

기사입력 2020-06-30 09:55 기사수정 2020-06-30 09:55

[여행 작가와 떠나는 공감 투어]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강진은 여행기의 베스트셀러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속 남도의 첫 번째 답사지다. 유배의 땅 강진으로 표현되는 곳, 오롯한 멋과 함께 풍미의 고장 남도답게 먹거리가 풍성하다. 맛과 멋을 찾아 떠나는 남도 여행, 전남의 끝자락인 강진의 자연에 흠뻑 빠져본다.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도심을 떠난 느낌을 단번에 느끼고 싶다면 강진의 백운동별서정원이 만족감을 높일 것이다. 서원의 시초라는 백운동서원이 아니라 백운동정원이다. 담양의 소쇄원, 완도의 부용동과 함께 호남의 3대 정원으로 불린다. 별서정원은 벼슬을 떠나 시골이나 산속에 집을 짓고 자연과 벗하며 살고자 만들어 놓은 정원을 말한다. 그 이름답게 산중에 감추어진 별천지다. 호남 전통 별서정원의 원형이 잘 보전된 곳으로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작은 계곡이 안온한 느낌을 자아낸다. 왕대 숲에 불어오는 바람과 월출산의 정기가 마음을 청순하게 한다.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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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다산 정약용에 의해서다. 유배 중에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을 등산하고 난 뒤 백운동 정원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다산의 제자 가운데 이담로의 6대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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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하루를 지낸 다산은 정원에 흠뻑 빠져들었다. ‘백운동 12경’을 뽑아 그의 제자 가운데 한 명인 초의선사를 불러 그림을 그리게 한 후 그의 시와 함께 ‘백운첩’으로 남겼다. 정원을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 다산의 경(景)을 칭하는 안내판과 시를 볼 수 있다.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백운동정원은 정원 자체의 정취뿐만 아니라 차의 산지이기도 하다. 백운동 옥판봉에서 나는 차라는 뜻의 백운옥판차가 바로 이곳 백운동 정원 왕대밭에서 자라는 차나무에서 생산되었다. 다산이 굳이 다도에 조예가 깊은 초의선사를 불러 백운동 정원을 그리게 한 것은 이곳에서 나는 차의 풍미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리라.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좋은 차가 나오는 차의 산지임을 증명하듯 가까이 월출산 자락에 대규모 녹차 밭이 있다. 정원에서 나와 작은 오솔길을 지나 차밭으로 향한다. 바위산의 웅장함을 그대로 드러낸 월출산과 그 아래 펼쳐진 차밭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비경이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안개가 많은 곳에서 재배하는 차가 떫은맛이 적고 강한 향이 난다. 백운옥판차의 명성을 잇듯 좋은 차가 월출산 자락의 정기를 흠뻑 머금고 자란다.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자연 여행을 꿈꾸는 강진의 두 번째 여행지는 강진만 생태공원이다. 갈대숲 우거진 데크길을 2.8km 걷는다. 햇살이 뜨거울 법도 한데 갈대숲이 불어다 준 바람 몇 점에 땀이 식는다.

갯벌 흙이 드러난 곳에서 칠게와 짱뚱어를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름에 짱뚱어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갯벌 학습장이 따로 없다. 덩치가 비등해 보이는 짱뚱어 두 마리가 등지느러미를 곧추세운 체 으르렁거리며 싸우질 않나 제법 덩치가 큰 짱뚱어 한 마리가 풀쩍 뛰어오른다. 점프는 수컷의 암컷에 대한 구애 행동이다. 갯벌 흙 사이에 짱뚱어 집들이 볼록볼록 솟아있다. 슬금슬금 칠게도 드나들고 짱뚱어도 드나드는 저 집은 과연 누구의 집일까 궁금해진다. 칠게가 원래 집주인, 짱뚱어가 뺏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게의 날카로운 집게발도 짱뚱어에겐 소용이 없다. 갯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더운 여름날인데도 호기심에 오래도록 갯벌을 바라본다.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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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강진 추천 맛집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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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골종가집

강진의 대표 맛집으로 꼽힌다. 방석만 있는 덩그러니 놓인 방에 착석하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잘 차려진 상이 상째로 들어온다. ‘이 정도는 돼야 남도의 한정식이지’ 하는 생각을 하며 식탐 삼매경에 돌입. 홍어삼합이 첫 타자, 톡 쏘는 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 육회를 한 점 집어먹고 새우 버터구이를 하나 집어 든다. 각종 나물과 찬에 멈추지 않는 손, 따뜻하게 내온 불고기와 녹차 물에 밥을 말아 보리굴비(부세) 살 한 점을 얹는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강진군 군동면 종합운동장길 106-11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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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사진 황정희 시니어기자 )

다온식당

가볍게 아침을 먹기 적당한 가정식 백반이다. 조갯국에 계란말이, 부담이 없다. 엄마가 차려주는 집밥이 떠오른다. 강진군 대구면 수동길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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