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묘미는 문화유적을 통한 역사로의 시간여행, 혹은 현지인과의 만남, 그리고 그 지역 특유의 먹거리를 맛보는 것 등 다양하다.
여행을 갔다와서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사진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시대의 사진은 인화보다는 저장이라는 방법으로 우리의 추억들을 보관해 준다.
하지만, 대량으로 쉽게 찍는 디지털 사진은 다시 훑어보기는 커녕 찍은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심지어 백업을 해 두지 못한 채 통채로 하드 디스크가 날아가는 낭패를 곧잘 경험한다.
반대로 색바랜 옛 사진을 디지털 기기에 담아 언제든지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잇점도 있다. 내 핸드폰에 저장해 둔 이 사진은 대학 4학년 때 졸업여행 떠나기 직전 연세대학교 윤동주 시비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이다. 학과장님을 모시고 쏟아지는 햇살 아래 한 곳에 시선을 모은 복학생 형님들과 동기들 얼굴을 보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청운의 뜻을 품고 백양로를 걸어 인문관 앞 언덕길을 오르내리던 그 시절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른다. 청산 청춘 청년, 참으로 눈이 부시게 푸르던 그때가 그립다.
추억은 정말 효과 만점의 비타민제이고, 그 사진은 최고의 힐링타임을 선물해 준다.
도쿄에서 이태문(gounsege)
△이태문
1965년 서울 구로동 출생. 동구로 초등학교, 구로중학교, 관악고등학교 졸업
1999년 <시세계>와 2000년 <시문학>으로 데뷔. <문학마을> <시와 창작>에도 작품활동
연세대 국문과 졸.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일본문부성 국비장학생으로 1997년 도일
도쿄외국어 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동대학원 외국인연구자, 일본여행문화연구소 공동연구원을 거쳐 게이오대학, 와세다대학, 니혼대학, 무사시노대학, 오츠마여자대학 등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어 강의
번역서는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