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상반기부터 갑상선·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등을 필요 이상으로 받으면 실손의료보험금을 지급받기 어려워진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보험협회, 보험사, 보험개발원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비급여 항목에 대해 보험금 지급 기준 강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빠르면 3월 말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종 조율이 끝나면 이르면 오는 4월부터 강화된 비급여 실손보험금 지급기준이 적용된다.
TF에서 논의한 비급여 항목은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하이푸(고강도 집속 초음파), 맘모톰, 비밸브재건술(코), 양악수술·오다리·탈모, 비급여약제, 재판매가 가능한 치료재료(피부보호제) 등이다.
당국이 실손보험 비급여 항목 지급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과잉진료로 상당액의 보험금을 타가는 소수 때문에 다수 가입자 혜택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특히 갑상선, 백내장, 도수치료는 과잉진료가 빈번해 실손보험료 인상 주범으로 꼽힌다. 백내장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의 주요 수술 통계 연보를 살펴보면 2018년 59만 2191건, 2019년 68만 9919건, 2020년 70만 2621건의 수술이 이뤄졌다. 게다가 노안을 교정하는 효과를 기대해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백내장 수술까지 늘면서 수술건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백내장은 교정 목적의 수술이 이뤄진 경우라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수술이 치료 목적이었는지 교정 목적이었는지 판단 기준을 정확히 세우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상선은 수술을 받은 고객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의료기관에 과잉진료 여부를 묻도록 할 계획이다.
도수치료에 대한 보험금은 기본적으로 지급하되, 일정 횟수 이상부터는 의료진으로부터 도수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받아 보험회사에 제출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한다. 이를 위해 당국은 산재보험 등을 참고해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는 별도의 진단서 제출 없이도 청구만 하면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산부인과나 피부과에서 이뤄지는 도수치료에 대해선 보험금 지급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형외과 도수치료에 대해선 의료자문을 구해 꼭 필요한 치료라는 점을 입증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