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 쇼크 주의’ 꾸준한 혈당 관리가 중요한 이유

기사입력 2024-12-30 08:15 기사수정 2024-12-30 08:15

골혈당증 김수미 사망 이후 주목… 다음·다식·다뇨 3다 증상 대표적

(어도비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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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국민배우 김수미의 사인이 ‘고혈당 쇼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고혈당증의 합병증인 고혈당 쇼크는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고령의 고혈당증 환자일수록 고혈당 쇼크의 위험이 높다. 고혈당증에 대한 궁금증을 문준성 영남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혈당을 세포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하면, 혈액 속에 당이 축적된다. 고혈당증은 이러한 상태를 말하는데, 대개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이로 인해 고혈당증은 당뇨병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당뇨병 외에 스트레스, 과음, 감염, 약물 복용 등에 따라서도 고혈당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복 혈당 60~100mg/dL, 식후 2시간 혈당 140mg/dL 미만이면 정상 혈당으로 정의한다. 정상 범위를 넘어서면 고혈당이라고 하는데, 고혈당증은 평소 혈당이 180mg/dL 이상 지속될 때 발생한다. 특히 혈당이 250mg/dL 이상으로 계속되면 급성 합병증 발병 우려가 커지고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이에 평소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

Q.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데, 발병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고혈당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多飲), 다식(多食), 다뇨(多尿)로, ‘3다 증상’으로 불립니다. 갈증이 심해져 물을 자주 마시고, 배가 자주 고파지며, 소변량이 늘어납니다. 이외에도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빠지며, 피로감, 무기력증,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상처 회복이 더뎌지는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혈당이 300~400mg/dL 이상인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나타나며, 개인차가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자가 혈당 측정을 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Q. 고혈당 쇼크는 어떻게 발병하나요?

A. 고혈당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은 급성과 만성 합병증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급성 합병증은 소위 고혈당 쇼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주로 당뇨병성 케톤산증과 고삼투성 고혈당 상태 두 가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체내 인슐린이 심각하게 부족할 때 발생합니다. 혈액이 산성화되면서 의식장애나 탈수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삼투성 고혈당 상태는 탈수가 심해지는 상황이 주요 특징이며, 혈액이 산성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체내 수분이 극히 떨어져 혼수상태뿐 아니라 저혈압 쇼크 등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급성 합병증 환자에게는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해야 하며, 구토나 의식저하가 있다면 옆으로 눕혀 기도를 확보해야 합니다. 대부분 적극적인 수액 치료와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므로, 신속한 병원 이송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어떠한 경우 고혈당증이 저혈당증보다 더 위험한가요?

A. 혈당이 50mg/dL 미만으로 떨어지는 저혈당증은 단기적으로 위험성이 높고, 고혈당증은 장기적으로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은 치료가 지연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혈당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혈관·신경·장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혈당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노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 혈관 탄력성 감소, 상처 회복 능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고령자는 여러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합병증의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인슐린 주사는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A. 이는 잘못된 인식입니다. 인슐린은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며, 필요한 환자에게는 적절한 용량의 인슐린 투여가 필수적입니다. 오히려 필요한 인슐린 치료를 거부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용량과 투여 방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결정해야 합니다.

Q. 당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A. 음료나 과자, 과일에 단순당과 과당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런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올려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므로 섭취를 주의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또 다른 영양소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입니다. 이러한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혈관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특히 동물성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은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제로 당 식품은 단순히 설탕만 제외했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인공감미료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려 인슐린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또한 제로 당 표시에 현혹되어 과다 섭취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고혈당증 예방에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지 않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채소, 오메가-3가 풍부한 등 푸른 생선, 통곡물, 항산화 작용을 하는 베리류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식초, 마늘, 양파 등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음식입니다. 정기적인 혈당 체크는 매우 중요하며, 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규칙적인 운동, 하루 7~8시간 충분한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문준성 영남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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