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브라보 마이 라이프’(이하 ‘브라보’) 창간 10주년을 축하합니다. 출판 불황으로 많은 월간지가 폐간되거나 인터넷판으로 바뀌고 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오프라인 ‘브라보’를 꿋꿋하게 지켜온 관계자 여러분께 독자의 한 사람으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뿐 아니라 많은 시니어들이 ‘브라보’를 통해 인생 후반 설계와 관련된 정보를 얻으며 즐거움과 위로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개인적으로는 창간 초기 4년 동안 편집 자문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게 인생의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문을 위해서는 매달 잡지를 숙독하고 관련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문이라고 하지만 충분한 지식이나 경험도 없으면서 이것저것 사소한 내용까지 지적하여 편집장님과 취재기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브라보’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콘텐츠를 담은 시니어 잡지로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로운 10년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몇 가지 희망 사항이랄까 당부의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첫 번째는 ‘브라보’가 시니어 세대뿐 아니라 젊은 현역 세대까지 독자로 끌어들이는 잡지로 발전해나가기를 소망합니다. 노후 설계 강의를 하다 보면, 100세 시대 후반 인생 설계는 30~40대부터 관심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때문입니다. “저는 올해 34세인데 지금 이 영상을 본 걸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한 노후 설계 관련 유튜브 영상에 이런 댓글이 달린 걸 보고 놀란 일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젊은 시절 우리보다 20년쯤 고령사회를 앞서가는 일본의 시니어 관련 잡지를 미리 읽어볼 수 있었던 게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일찍 깨닫고 준비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브라보’도 우리 사회의 젊은 현역들에게 후반 인생 설계에 대한 간접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잡지로 발전해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현역 세대와 시니어 세대를 이어주는 소통의 장 역할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번째는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브라보’의 콘텐츠 대응입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7%를 넘는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가는 데 프랑스는 154년, 일본은 35년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24년 만에 도달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다시 몇 년 지나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후기 노령기(75세 이상) 진입이 본격화되고, 시니어들의 삶의 방식도 빠르게 바뀌어갈 것입니다. ‘브라보’는 어떤 콘텐츠로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지혜를 제공할지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누구나 혼자 될 수 있는 노후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돌봄·간병이 필요해질 경우 어디에서 누구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은퇴 후에 생길지 모르는 부부 갈등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인지능력 저하로 금융거래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어떤 금융회사의 어떤 서비스를 받을 것인가? 자산을 적립하는 단계부터 인출해 쓰면서 운용하는 단계를 지나 인출해 쓰기만 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어떤 금융회사, 어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노후에도 자신이 남에게 필요한 존재란 느낌이나 사회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이상 열거한 문제들 외에도 노후를 살다 보면 수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에 시니어들이 그저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지혜롭게 사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브라보’가 제시해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된 시니어들의 사례도 적극적으로 소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시니어들이 미리미리 지혜롭게 준비하는 노후는 행복하다는 믿음을 갖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