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돌봄 로봇의 현장 활용과 과제를 다룬 신간 ‘어느날, 말 많은 로봇이 집에 왔는데’가 출간됐다. 저자는 ‘AI와 돌봄을 잇는 연구회’로, 복지 현장 종사자와 간호학자, 로봇 개발자, 이용자 인터뷰를 아우르며 노인 돌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짚었다.
책은 팬데믹을 거치며 확산된 비대면 돌봄 기술의 필요성을 배경으로, 고령 1인 가구의 정서적 고립을 완화하는 수단으로서 돌봄 로봇의 역할을 조명한다. 대화·알림·연결 기능을 통해 “말벗”이자 보호자와의 매개가 되는 장면을 현장 사례로 제시했으며, 50여 명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용 노인의 일상 변화 △복지·간호 전문가의 진단 △기술 도입이 촉발할 정책·비용·교육 과제를 정리했다.
현장 증언으로는 “사람 하나보다 더 나아”, “로봇 때문에 많이 웃어요”, “친구 같아요” 등 정서적 지지 효과가 소개된다. 복지사들은 로봇이 ‘대화의 문’을 여는 촉매로 작동해 닫혀 있던 어르신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박영란 강남대 교수는 “지자체와 사회복지기관이 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비용 지원 체계를 포함한 생태계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AI 돌봄 로봇을 만능해법으로 제시하지 않으면서, 사람과 기술의 협업을 전제로 한 돌봄 모델을 질문한다. 복지·간호·기술 현장 실무자와 노년 고독·돌봄 문제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에게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자격을 갖춘 인터뷰 작가 변한다, 로봇 연구원 이조은, 전직 간호학과 교수 김수옥, 노인 생활을 기록하는 사진작가 김경훈, 그리고 헤이북스 편집부가 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