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펀드 수익률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급격히 오름세를 타던 금 가격이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부터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금 펀드 10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98%로 집계됐다.
금 펀드의 수익률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34개의 펀드 유형 가운데 농산물 펀드(12.0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금 펀드가 다른 펀드보다 좋은 성과를 냈지만 10% 넘게 수익을 냈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수익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수익률(-31.43%)이 테마형 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했던 금 펀드는 올해 들어서 선전했다.
1월 말 기준 금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36%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고 2월 말에는 13.67%까지 치솟았다.
당시 국내 기업의 실적 악화와 신흥국 금융위기 불안감이 맞물려 대부분 펀드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지만 금 펀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덕을 톡톡히 봤다.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신흥국 금융위기가 전 세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금 펀드의 수익률 고공행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해 3월 말에는 8.09%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약보합 상태를 보이고 있다.
금 펀드 수익률의 등락은 금 가격의 오르내림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말 온스당 1,204.94달러였던 금 현물 가격은 1월 말(1,243.19달러)을 거쳐 2월 말에 1,325.79달러까지 급등했다.
3월 말에 1,283.64달러로 하락한 금 현물 가격은 현재 1300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금 펀드의 수익률은 앞으로도 금 가격의 향방에 좌우될 전망이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 가격은 1300달러 수준에 지지력을 시험받고 있다"며 "러시아나 터키 등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가 줄어들면서 전 저점인 1200달러 초반까지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