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와 나 - PART2] 손주바보, 그들이 사랑하는 법

기사입력 2015-05-14 14:18 기사수정 2015-05-14 14:18

아들·딸 아니고 손주라서 해준다

손주에 대한 사랑은 표현하지 않아도 조부모 얼굴에 다 드러나기 마련이다. 맛있는 것을 해주는 것도 모자라 선물공세를 하기도 하고, 우악스럽게 볼을 부벼보기도 한다. 여기 또 다른 방식으로 손주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록 유산형

손주와의 추억이나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 놓는 사람도 있다. 손주를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첫걸음마를 뗐을 때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런 것들을 후에 손주들이 봤을 때 할머니·할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할까? 손주와 조부모의 관계에서 육아일기는 뜻 깊은 역사 기록물임에 틀림없다.

(사진=하루헌)
(사진제공=하루헌)
(사진제공=하루헌)

이계진 前 아나운서·前 국회의원

이계진은 첫 손자 규성이와 둘째 손자 지한이와의 일상 이야기를 <똥꼬 할아버지와 장미꽃 손자>(하루헌)라는 책에 담았다. 병원에서 처음 손자를 만난 것부터 숨바꼭질을 했던 에피소드, 그리고 사진을 보고 손주들을 그리워하는 내용까지 그때마다 느꼈던 감회를 육아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두 손자가 나중에 할아버지가 쓴 책과 사진들을 본다면 할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초혜 시인

한국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현대문학상에 빛나는 김초혜 시인의 손주 사랑도 유별나다. 김씨는 365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첫 손자를 위해 편지를 썼다. 이 내용을 담은 <행복이:할머니가 손자에게>(시공미디어)라는 책에서는 손자 재면이에 대한 김씨의 잔잔하지만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조정래 작가

김초혜 시인의 남편인 소설가 조정래씨도 손자와 그 친구세대를 위해 위인전을 펴냈다. <큰 작가 조정래의 인물 이야기>(문학동네)는 조씨가 직접 인물을 선정하고 쓴 시리즈물이다.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큰 자취를 남긴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식증여형

손자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주식을 직접 증여하는 방법을 택한 사람들이 있다. ‘그래, 돈이 최고야’라는 뜻보다 어렸을 때부터 투자가 뭔지 체험하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먹이를 직접 주는 것보다 먹이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렇게 손주를 위한 장기 금융투자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지난 2월 4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취임 간담회 겸 신년회에서 화제가 된 것은 그의 특별한 손주 사랑법이었다. 그는 손주의 100일 기념 선물로 600만원어치 주식을 선물했다. 현재 저평가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장할 만한 우량기업 3개사를 골라 200만원씩 손주의 이름으로 투자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이것으로 차후 대학 등록금도 챙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태어난 지 100일 만에 600만원을 갖게 된 셈이지만 할아버지의 애정은 그 10배, 100배다.

◇무장 해제형

자고로 손주는 인꽃이다. 아무리 봐도 싫증나지 않는 최고로 아름다운 인꽃 말이다. 그런 꽃 앞에서는 어떤 사람이라도 무장해제될 수밖에 없다. 마음이 열리면 행동이 바뀐다. 주로 이런 무장해제형은 카리스마 넘치는 할아버지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사진=MBC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

임권택 영화감독

메가폰을 잡으면 호랑이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임권택. 그의 카리스마도 손주 앞에서는 와르르 무너질 때가 많다. 요즘 아이들 대세 애니메이션인 ‘로보카 폴리’의 캐릭터 이름까지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 자식 앞에서는 한 번도 애교를 부려 본 적도 없는 그가 손자와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이렇게 무뚝뚝한 할아버지도 무장해제시키는 것이 손자의 힘이다.

(사진=SBS '썸씽' 방송화면 캡처)

박근형 배우

배우 박근형은 아들과 있을 때와 손자와 있을 때의 행동이 180도 다르다. 아들과 있을 때는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손자와 있을 때는 ‘룰루’라는 애칭을 부를 정도로 사르르 녹는다. 최근 한 방송에서 아들 윤상훈(예명)은 박근형이 손주한테 너무 전화를 자주해 손주가 받자마자 “왜요?”라고 대답한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캡처)

윤일봉 배우·前 영화진흥공사장

사위인 배우 엄태웅과 딸 윤혜진의 혼전 임신 사실을 알고 엄태웅에게 괘씸하다며 버럭 화를 내던 윤씨. 그때 손녀 지온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사위 앞에서는 위엄있는 장인어른이지만, 손녀가 눈을 맞추고 웃음 지을 때 머리가 개운해지고, 편해지고, 행복해진다는 그는 영락없는 무장해제형 할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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