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협찬사 중에는 댄스 음악 CD 전문업체가 있다. 댄스 관련 비디오와 책도 판다. 내가 낸 댄스 책도 팔고 있다. 이 업체가 없으면 개인이 댄스 관련 CD DVD 책 등을 구하려면 해외 직구를 하거나 여러 군데 돌아다녀야 힘들게 살 수 있다. DVD는 한글 자막까지 넣어서 파니까 이해도가 높다. 그러므로 이런 업체는 댄스인들이 기꺼이 사주며 살려야 하는 것이다.
요즘 댄스 강습을 시작하면서 음악 CD가 필요했다. 스탠더드 음악 CD는 있을 만큼 있는데 가르치는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 자이브 차차차 등 라틴댄스를 가르쳐야 했다. 라틴 음악 CD도 여러 장 있지만 자이브만 있는 CD가 필요했다. 자이브도 빠른 템포가 있고 좀 덜 빠른 템포도 있어 BPM 위주로 CD를 골라야 했다. 그래서 새로 CD를 사게 된 것이다.
그 협찬사가 세팅을 완료하면 내가 첫 손님이 된다. 마수걸이인 셈이다. 하루의 장사에서 또는 장사를 시작하여 맨 처음으로 물건을 파는 일이다. 마수걸이가 그날의 운과 직결된다고 한다. 그래서 마수걸이를 하려다 말면 하루 종일 손님들도 살듯 말듯 하다가 안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기분 좋게 사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래서 2장을 골랐다. 1장에 1만8천원이니 3만6천원을 줘야 하는데 2만원만 내란다. 거기에 1만5천원짜리 CD 3장을 더 얹어준다. 4만 5천원이니 8만1천원 대신 2만원만 받은 것이다. 물론 특별한 관계이니까 그렇게 호의를 베푼 것이다. 오랜 세월 대회 때마다 만나고 협찬사 소개 때 같은 테이블에 앉다 보니 가까워졌다. 내가 낸 댄스 책도 지속적으로 팔아 준다. 지나갈 일이 있어 근처에 가면 같이 막걸리도 마시며 댄스 계 얘기도 나눈다. 값을 깎는 경우도 있단다. 마수걸이로 그렇게 하면 하루 장사를 망친단다. 아예 안 사는 게 낫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수걸이는 무조건 사주는 게 예의이다.
필자에게는 2만원에 5장을 줬으니 그렇게 해서 뭐가 남느냐고 했더니 원판 한 장 사다가 복사해서 쓰는 사람들도 많아서 전망이 어둡다고 했다. 엄연히 불법이다. 그것도 지도층에 있거나 잘 아는 사람들이라 고발 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는 사람일수록 원판을 사서 쓰는 것을 당연 시 해야 하는데 아직도 불법 복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댄스 학원에 가 보면 원판 CD를 사용하는 학원도 있지만 불법 복제한 CD를 사용하는 학원도 있다. 음질은 얼핏 구분이 안 가지만, 어떤 종류의 CD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강사의 수준이 다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