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수리부엉이 눈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과거에는 크게 놀라거나 할 때만 그런 표정이 나왔었다.
삼성동 SM 타운에 갔을 때 ‘소녀시대’ 같은 걸그룹의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관객들을 똑바로 봐야하고 사진에 잘 나오려니 눈을 동그랗게 떠야 사진에 예쁘게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이 어릴 때부터 연예인들을 우상으로 삼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수 있다. 요즘 셀카 등 자신의 모습을 사진 찍을 일이 많으니 사진 찍을 때 보면 일부러 눈을 크게 뜨는 사람이 많다.
사실 우리 어릴 때는 눈을 크게 뜨면 윗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다소곳이 약간 아래를 보는 시선이어야 무난했다. 순종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당당해 보인다.
아이 콘택트라고 사람이 눈과 눈이 마주 봤을 때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거나 자신이 없을 때 눈을 똑바로 보는 것을 회피한다. 아직도 눈을 똑바로 마주 보라고 하면 수줍어한다. 라틴댄스를 출 때는 아이 콘택트가 필수이다. 그래야 파트너와의 교감과 파트너의 리드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틴댄스 서수들은 대부분 눈을 똑바로 뜨고 대한다.
우리나라 배우로는 남자로는 조재현, 여자는 한혜진 등이 대표적으로 눈을 크게 뜬 배우들이다. 조재현의 경우는 연기는 잘 하는데 어딘지 부담스럽다. 한혜진의 경우는 여자라서 그런지 얼굴 윤곽이 선명해 보인다.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눈이 마주치면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또는 전철 안에서라도 남들과 시선이 마주치면 얼른 피하는 것이 요령이다. 안 그랬다가는 “왜 쳐다보느냐?”며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시니어들이 한창 젊을 때 유행하던 포크 송으로 ‘눈이 큰 아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내 마음에 슬픔어린 추억 있었지, 청바지를 즐겨 입던 눈이 큰 아이”로 시작되는 가사인데 은은한 슬픔의 추억을 노래한 곡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애창되었던 ‘긴 머리 소녀’와 함께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를 표현해서 더 사랑 받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