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의 체스, 컬링(curling) ‘빗자루로 왜 저렇게 열심히 문지르는 거지?’

기사입력 2017-06-05 08:56 기사수정 2017-06-05 08:56

[미리 보는 평창동계올림픽] ❷컬링

평창동계올림픽대회가 여덟 달 남짓한 시간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이애슬론, 컬링,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트 등 총 15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종목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종목도 있다. 하계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비인기 종목도 많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좀 더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경기 종목들을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강원도청 소속 남자 컬링 대표팀(김수혁, 박종덕, 유민현, 남윤오, 김태관)(대한컬링경기연맹 제공)
▲강원도청 소속 남자 컬링 대표팀(김수혁, 박종덕, 유민현, 남윤오, 김태관)(대한컬링경기연맹 제공)

컬링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 팀이 예상 밖의 선전을 하면서 많은 주목을 끌었다. 특히 “헐! 헐~ 얍!”, “조금만 더요!! 네 언니~ 좋아요~”, “괜찮아요~” 라고 외치는 특유의 기합소리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스톤을 가운데로 옮기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투구 순서를 고민하고 상대 스톤을 밀어내는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매번 투구를 할 때마다 끊임없이 전략을 생각해내야 하는 컬링은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린다.


네 명이 함께 일심동체

엄청난 두뇌싸움이 벌어지는 컬링은 리드(Lead), 세컨드(Second), 서드(Third), 스킵(Skip) 총 네 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룬다. 각 선수에게 두 개의 스톤이 주어지며 연이은 순서로 상대 선수와 번갈아 투구한다. 양 팀 총 16개의 스톤이 모두 투구되면 한 엔드가 끝나게 되고 각 엔드가 끝날 때마다 점수를 계산한다. 총 10엔드로 진행되는 컬링은 팀당 73분이 주어지며 경기시간은 약 2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만약 73분을 초과할 경우 패하게 된다. 한 팀에서의 역할은 총 3개로 나눌 수 있다. 스톤을 투구하는 투구자, 얼음 바닥을 문지르는 스위퍼, 주장으로서 작전과 스톤의 방향, 속도를 지시하는 스킵이다.

▲컬링의 팀 구성
▲컬링의 팀 구성


컬링의 묘미는 마법의 빗질

선수들이 투구를 하면 빗자루같이 생긴 막대기로 열심히 얼음 바닥을 문지르는 선수들이 있다. ‘빗자루로 왜 저렇게 열심히 문지르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컬링에서 이러한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스위핑’이라고 하는 이 행동은 브룸으로 얼음 바닥을 문질러 스톤이 빠르게 원하는 위치로 가도록 도와준다. 얼음을 닦아줄 경우 닦지 않았을 때보다 스톤을 약 3~5cm 더 나아가게 할 수 있고 컬의 각도를 펴주어 장애가 되는 스톤을 우회하여 목적지까지 보낼 수 있다. 이러한 스위핑은 스톤이 나아가는 길의 먼지와 불순물 등을 제거하고 얼음 표면을 잠시 녹여 스톤이 진행하는 데 마찰을 줄여준다.

▲컬링 장비 소개
▲컬링 장비 소개


상대 팀보다 중심에 가깝게

그렇다면 득점은 어떻게 할까? 컬링 경기장은 시트(Sheet)로 불리며 총길이는 45.72m이다. 반대쪽에 과녁같이 생긴 부분을 하우스라고 하는데 이 하우스 안에 스톤이 들어가면 득점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조건 들어갔다고 해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중심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 스톤만 득점할 수 있다.

▲득점 계산 방법
▲득점 계산 방법


‘金 시스터스’의 활약을 기대하며

한국 컬링은 1994년 대한컬링경기연맹 창설 이후 2001년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여자 팀 우승, 2007년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8위를 기록했다. 단기간에, 출전하는 대회마다 높은 성과를 보여 평창동계올림픽을 더욱 기대하도록 만드는 경기 종목 중 하나다. 지난 5월에 열린 컬링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선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 팀이 송현고를 꺾으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김 시스터스’라고 불린다. 주장 김은정을 필두로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그리고 코치까지 모두 김씨이기 때문이다. 5년째 의성컬링센터 옆 아파트에서 함께 살며 동거동락하고 있는 이들은 이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심지어 의성여중과 의성여고 동창생인 여자 대표 팀은 학창 시절부터 친했던 친구이자 언니, 동생 사이다.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 팀이 2년째 국가대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온 덕분이 아닐까! 다가오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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