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현실의 차이 어떻게 다른가?

기사입력 2018-07-26 14:33 기사수정 2018-07-26 14:33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천호공원 전경(신용재 동년기자)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천호공원 전경(신용재 동년기자)

천국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수많은 종교인은 그렇다고 말한다. 혼수상태에서 죽음의 직전까지 경험한 사람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일부 종교인들은 천국이 바로 현실 세계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전 국민이 일심 단결하여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룰 때,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아침마다 새마을 노래를 틀어 놓고 한마음 한뜻으로 생활할 때,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살고 있던 아파트의 전세 기간이 만료되어 이사했다. 일하는 사무실이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형편에 맞는 집을 찾다 보니 천호동에 있는 작은 동의 아파트로 옮기게 되었다. 천호공원이 바로 옆에 있어 아침 운동이나 산책을 하기에 딱 좋아 보였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괜찮은 집이라고 생각했건만,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많았다. 주변 환경이 좋아 집을 대충 보고 계약을 한 것이 문제였다. 거실 도배부터 방충망설치, 전문 청소업체까지 필요한 상황이었다. 나무로 된 마루의 바닥도 지저분한 곳이 많아 모노륨으로 덮으려 했으나 집주인이 반대했다. 모노륨을 사용하면 나무 바닥은 영영 못쓴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사경비가 이렇게 많이 드는지 처음 알았다. 부동산 소개비, 포장 이사비용, 새로 이사한 곳의 환경 정리비, 에어컨 설치비 등 줄잡아 약 5백만 원이나 되는 거금이 소리 없이 지출되었다. 한 참 경제활동을 할 때는 큰돈이 아니지만, 나이 들어 소득이 줄 때는 적은 돈이 아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다 있나 싶다. 집에서 사용하던 인터넷과 TV 전화를 이전하는데도 설치비를 5만 원씩이나 받다니. 더욱 놀란 것은 에어컨을 이전 설치하는 경비도 40만 원이나 든다는 것이다.


천국에서는 돈 없이 살 수 있다더니 천국 같은 현세의 삶 속에서 살기 위한 비용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가 어려우면 천국도 가기 힘든 시대인 것 같다. 베이비 붐 이전 세대들은 피와 땀을 흘려 우리나라 경제를 세계 10대 무역 대국으로 올려놓았다. 지금 상인들이 느끼는 경제는 IMF 때 경험했던 것보다 더 안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이 천국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제일 먼저 경제를 살려야 할 것 같다. 현실 세계에서는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코 천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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