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하나로 책 쓰기 도전

기사입력 2018-12-17 12:09 기사수정 2018-12-17 12:09

[휙휙 척척 스마트폰 똑똑하게 쓰는 법 PART4-2] 스마트폰 글 쓰기 고수

“내가 살아온 인생을 글로 쓰면 소설책 몇 권은 된다.” 예전 어르신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씀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글을 쓴다는 것은 전문 작가 외에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편리한 글쓰기를 할 수 있다. 특히 독수리 타법에 난시와 노안까지 겹쳐 눈이 나쁜 시니어에게는 스마트폰이 구세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스마트폰 앱으로 글쓰기에 필요한 텍스트 자료를 추출하고 있는 가재산 동년기자. 그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왕초보 책과 글쓰기 도전’, ‘일의 방식과 혁명’ 등의 책을 펴냈다.
▲스마트폰 앱으로 글쓰기에 필요한 텍스트 자료를 추출하고 있는 가재산 동년기자. 그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왕초보 책과 글쓰기 도전’, ‘일의 방식과 혁명’ 등의 책을 펴냈다.


스마트폰이 글을 쓰는 데 어떻게 유용하다는 걸까? 나이 들수록 눈은 침침해지고 타이핑 속도도 점점 떨어진다. 기억력도 자꾸 흐릿해진다. 또 메모를 해놓지 않으면 중요한 일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이런 이유들로 시니어가 글쓰기에 도전했다가 포기하거나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나이에 관계없이 최신 스마트폰을 많이 쓴다. 아들딸들이 사줘서 100만 원이 넘는 비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시니어도 꽤 있다. 그러나 그 비싼 스마트폰으로 전화통화나 카카오톡 정도만 하고 있다. 100만 원짜리를 겨우 3만 원짜리 전화기로 쓰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으로 자료 수집, 타이핑 걱정도 끝!

몇 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으로 글을 쓴다면 별난 사람 취급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납득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폰의 기술적 도약은 크게 음성 인식 기술, 이미지 인식 기술, 그리고 문자를 읽어주는 기술 등 3가지를 토대로 이뤄져왔다. 더불어 클라우드 기술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스마트폰으로 즉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 환경을 가능하게 해줬다.

책을 출판하려면 글을 써야 하고 글을 쓰려면 여러 가지 자료 수집을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자료를 스마트폰이 대신 찾아준다. 필요한 자료를 찾아 달라 지시하면 바로 검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자료만 복사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글을 쓸 때 시니어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자판을 치는 일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음성 인식 기능이 있어 손쉽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또 녹음을 했을 때 일일이 딕테이션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녹음과 동시에 바로 문서로 작성되는 애플리케이션이 생긴 덕분이다. 내 경우 이러한 기술을 활용했더니 글쓰기 관련 작업들이 3분의 1 정도로 단축되었다. 이제 번역이나 교정 등 책 출판 과정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작업을 다양한 무료 앱을 통해 대체할 수 있게 됐다. 기회비용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글쓰기 노하우

① 말로 해서 글쓰기 : 구글 문서 & 토크프리

이제는 말로도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구글 문서’를 이용하면 음성을 문자로 변환해주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용 중인 메일(gmail) 계정으로 구글 문서를 연 뒤,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말을 하면 자동으로 음성이 문자로 변환된다. 간혹 잘못 인식되는 내용도 있어 교정 작업이 필요하지만, 글자를 하나하나 타이핑해서 글을 쓸 때보다 편리하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작성한 구글 문서를 복사해 ‘토크프리’ 앱으로 옮겨 읽어주는 내용을 들어보며 수정할 부분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② 사진으로 글감 정리 : 오피스렌즈 & MS 원드라이브

‘오피스렌즈’는 신문, 잡지, 도서 등 각종 인쇄물이나 문자로 된 간판, 현수막 등 설치물을 사진으로 찍어 그 안의 내용을 문자화하는 앱이다. 즉, 이미지 속 문자를 인식하는 기술인데, 전환된 텍스트를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으로 변환해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문자 변환을 원하는 이미지를 찍으면 저장 버튼이 나온다. 글을 쓸 때는 대부분 MS워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워드와 원드라이브를 선택해 저장하는 것이 좋다. 사진을 원드라이브에도 저장해놓으면 실수로 워드 파일이 삭제되어도 다시 찾아 문서화할 수 있다.


③ 번역, 교정까지 무료로 : 구글번역기 & 미러링

책 쓰기 자료로 외국어 번역물이 필요할 경우는 ‘구글번역기’를 이용하면 된다. 긴 문장의 번역에도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유 기능이 있어 ‘토크프리’ 앱 등으로도 전송이 가능하다. 오피스렌즈처럼 사진을 찍어 문자화한 뒤, 이를 다시 원하는 언어로 번역할 수도 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리한 원고는 책으로 나오기 전 최종 교정 작업을 거쳐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작성한 문서를 확인하려면 화면이 작아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때 TV나 PC 모니터로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미러링(mirroring)’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스마트 TV는 스마트 뷰(smart view) 기능을 사용하고, 일반 TV는 기기 뒷면 HDMI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시니어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만 돌이켜봐도 책을 쓸 수 있는 자료가 무궁무진하다. 피터 드러커는 생전에 40여 권의 저서를 세상에 남겼는데 명저 대부분을 일흔이 넘어서 썼다. 책과 글쓰기는 해고도 없는 평생 직업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시니어는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꿈으로만 품고 있던 책 쓰기. 지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스마트폰으로 도전장을 내밀어보시라.

독수리타법에 난시와 노안으로 눈이 나빴던 나에게 구세주와 같았다.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한 덕분에 예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책 집필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핸드폰 하나로 책과 글쓰기 도전’이라는 책을 냈고, 관련 강좌를 통해 널리 전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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